2013.01.12 14:26
대선의 패배에 대한 책임을 묻는 과정에서 깨시민이라는 소리가 참 많이 들리더군요.
참 신기하고 어처구니가 없기도 하고
과거 역사에서 전쟁에서 승리하고 나면 승리자는 자신들이 승리한 이유를 우리의 문명이 우월해서, 하늘의 뜻이기 때문에 위대한 사명에 복무하기 위해서 라고 포장을 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패자들은 결국 그들의 승리가 총칼에 의한 것이라는걸 잊지 않는 법이죠
대선에서의 패배 별거 아닙니다. 진보의 깨시민들이 유치하고 어리석고 자만한 태도를 보였고 보수는 성숙하고 점잖은 자세를 가졌기 때문에 보수가 승리한게 아니라. 결국은 득표의 숫자에서 갈린 것이죠. 그들이 깨시민을 비판하는 논리의 뒤에 있는 생각이라면, 자신들은 깨시민들이 하는 것처럼 "정치의 팬덤화, 이미지 정치" 등을 하지 않는 성숙한 지성인의 태도라는 건데요. 하지만 대선의 결과에서 보여지듯이 선거는 저소득/저학력 국민들의 계급배반 투표에 의한 거였어요. 결국은 더 많은 국민들을 설득하는데 실패한 것 뿐이라구요. 선거의 타겟이 304-대가 아니라 50-70대로 이동했다는 것, 50대 이상 국민들이 진보진영에 대해 갖는 불안감, 거리감, 거부감 등이 이유가 되야겠죠.
대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진보와 보수 모두 상대방을 매도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자신들이야말로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고 상대방은 미욱하고 아둔한 사람들이라고 공격했죠. 진보에서도 그랬고 보수쪽에서는 "깨어 있는 시민"이란 표현을 드물게 사용했을 뿐 실상 내용은 똑같았습니다. 상대방은 철없고, 환상을 쫓고 현실을 모르는 사람들이고 자신들이야말로 성숙한 지성을 가진 근면하고 성실한 대한민국의 뿌리다 뭐 이런 태도였어요. 물론 제대로 된 지성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상대를 존중하고 점잖게 대화를 하였겠지만 사람이란게 늘 언제나 감정에 휩쓸리기 쉽고 선을 넘는 발언을 쉽게 하기 마련이죠. 양쪽 모두 똑같았습니다.
깨시민이라는 논리가 꼭같습니다. 대선에서 패배한 다음에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면서 잘못을 깨시민이라는 용어로 비난하는데. 사실은 정치를 팬덤화하고 정책이 아닌 이미지로 판단하고 자신만이 제대로 된 지성을 갖고 있다는 우월감에 찬 태도는 진보와 보수 모두 마찬가지였거든요. 대선 전에 진보와 보수 모두 마찬가지였어요 진보와 보수를 떠나 21세기 대한민국의 정치 지형이 꼭 이랬어요. 대선의 책임을 어떻게 여기에서 찾을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이 깨시민이라는 용어가 자꾸 들리는게 저에게는 너무 불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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