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하게 아끼는 이안 감독의 신작이라 냉큼 보긴 했는데 말이죠;;;

1.
백인이 동양인이 나오는 영화를 찍으면 배우들이 그냥 인형인 경우가 많아요.

혹은 아역이 나오는 영화 역시 배우가 그저 인형인 경우가 많죠.


이안은 물론 중국계이고

심지어 다른 영화들에서 다른 인종에게서 인형이 아닌 '사람'을 뽑아 냈지만 

여기서 파이는 그냥 인형이예요. 


고래가 바다 위를 떠오르고 호랑이가 달려드는 미장센의 한 부분일 뿐이고.

그냥 애니메이션의 셀 그림과도 같은 존재일 뿐이더군요.

구명 보트로 유랑하게된 순간부터 CG로 도배한 화면의 유일한 인간인데 

그냥 인형으로 보여요. 


중국계라고 같은 동양인인 인도 소년에게서 인형이상의 연기를 뽑아 내지는 못하더이다.


파이, 파이의 형제, 엄마, 아빠 모두 통채로 배우들이 다 인형이고,

유일하게 생동감있게 배우로서 연기하는 이는 제라르 파르디유뿐

역으로 생각하면  도대체 왜 제라르만큼의 연기를 다른 인도인은 하고 있지 못한가 말이죠!!!

동양인이 정작 오리엔탈리즘에 빠져 허우적되는 모습이 참 불편하더군요.



2.
고래, 날치, 형광 해파리 등등의 과잉 CG 역시 그저 물량공세라 

(잘 찍은 편이긴 하나) 덤덤했어요.

그러니까 스타일이 없어요.

이런 장면들도 감독마다 스필버그든, 카메론이든 자기 스타일이 있는데

여기서 전혀 이안의 냄새가 안나요.

마치 이런씬 전문 콘티 짜주는 헐리웃 팀에서 준 대로 찍은 느낌.

두 시간 고작 공룡이 고작 11분 나오거나, 상어는 지느러미말고는 잘 나오지도 않아도 

긴장감과 스펙타클을 뽑아내는 스필버그가 얼마나 대단한가 다시 한 번 생각.

  
망망대해의 달랑 보트 하나라는 설정이 참 힘든 공간 연출이긴 하겠지만

딱히 보트라는 공간을 잘 분할해 묘사했다는 느낌도 없고.

히치콕의 (로프였나?) 그런 클래식한 영화만큼 공간감도 없고.


3.
이안은 스펙타클을 넣어야한다는 함정과 

지금까지 너무나 잘해 왔던 배우들의 연기 연출에서 실패해

이 영화는 허덕이더라구요

탕웨이만큼의 연기를 기대하진 않아도

ET나 AI의 아역 만큼의 연기라도 나왔으면 이 정도로 심드렁하진 않았을 텐데요. 


마지막 몇 분 동안 파이가 어떤 이야기를 믿겠냐고 

동화버젼이 아닌 이야기를 말할 때가 이 영화의 핵심이라 한다면

그 순간이 아무런 힘도 받지 못하고

그래 그러시던가 하고 심드렁해지더라구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7371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905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5859
126378 개그콘서트의 옛날 코너들 new Sonny 2024.06.04 26
126377 여성 미혼율 4년대졸 > 전문대졸 > 고졸…“상승혼 지향이 원인” new 왜냐하면 2024.06.04 54
126376 음바페,"꿈이 이루어졌다" new daviddain 2024.06.04 19
126375 민희진 법원 결정문을 보고 [5] new catgotmy 2024.06.04 111
126374 [넷플릭스바낭] 고대 프랜차이즈 부활의 붐은 오는가! '고질라 마이너스 원' 잡담입니다 [10] new 로이배티 2024.06.04 136
126373 뉴진스와 "민"심 [8] update Sonny 2024.06.03 285
126372 고질라 마이너스 원 재밌네요 (스포) [2] heiki 2024.06.03 125
126371 듀나 데뷔 30주년 기념 포럼 "시간을 거슬러 온 듀나" - 7/21(일) 개최 [4] update heiki 2024.06.03 208
126370 여성영화거나 공포영화인 오멘 리부트 감상과 후속편 예상...(웹툰 아포크리파 스포) 여은성 2024.06.03 91
126369 에피소드 #92 [3] update Lunagazer 2024.06.03 40
126368 프레임드 #815 [4] Lunagazer 2024.06.03 51
126367 조나단 글레이저의 대표작 - 라디오 헤드 카르마 폴리스 MV 상수 2024.06.03 98
126366 추억의 마니 (2014) [2] update catgotmy 2024.06.03 107
126365 먹태깡, 하이 Hej 요구르트 catgotmy 2024.06.03 91
126364 황해 블루레이를 구입했습니다. [1] update ND 2024.06.03 106
126363 [디즈니플러스바낭] 적그리스도의 성공적 부활, '오멘: 저주의 시작' 잡담입니다 [12] update 로이배티 2024.06.02 336
126362 프레임드 #814 [4] Lunagazer 2024.06.02 52
126361 2024 서울 퀴어퍼레이드 후기 [9] Sonny 2024.06.02 368
126360 존 오브 인터레스트를 보고(스포있음) 상수 2024.06.02 241
126359 민희진 방탄소년단 저스틴 비버 catgotmy 2024.06.02 21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