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편의 기록영화로 전설적인 시네아스트가 된 이란 여성이 있습니다. 이름은 포르그 파로흐자드(Forugh Farrokhzad). 그는 1935년 이란 테헤란의 군인가정의 셋째 딸로 태어났습니다. 열여섯 살 되던 해에 먼 친척뻘 남자와 결혼을 하고 아들을 낳았습니다. 하지만 보수적인 이란 사회에서 살아가기에 그는 너무나 자유로운 영혼을 가졌고 피는 뜨거웠습니다. 히잡을 벗고 퍼머를 했으며 짧은 치마를 입고 다녔습니다. 보수적인 그의 남편은 그것을 용납할 수 없었죠. 파로흐자드는 곧 이혼을 당했고 아들의 양육권도 빼았겼습니다. 그 충격으로 정신병원에 입원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시점부터 그는 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는 그의 시에서 제목을 따오고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죠. 그만큼 그는 이란 현대시문학에서 큰 족적을 남깁니다. 그리고 유럽 여행길에서 에브러힘 골레스턴 감독과의 운명적인 만남이 이뤄지고 골레스턴 감독의 영향으로 만들어진 20분 조금 넘는 러닝타임의 기록영화 'The house is black'이 탄생하게 됩니다. 이란 북부에 있는 나환자 수용촌에 직접 파로흐자드가 카메라를 들고 찍은 이 영화는 당시로는 엄청난 파격이었다고 합니다. 나병이 신이 내린 천형이라는개념이 여전하던 시절, 그는 카메라 속에 그들의 삶을 생생하게 담습니다.  그들도 바깥 세상의 사람들과 다름없이 축제를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도 낳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신의 이름을 찬양합니다. 그는 결코 나환자들을 온정이나 긍휼의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습니다. 그들이 우리와 다름이 없음을 보이기 위해서죠. 영화 서두에 나오는 자막이 이 작품의 주제이기도 합니다.  '추함을 지워버리고 희생자를 구원하기 위하고자 하는 것이 이 필름의 동기이며 제작자의 희망이기도 하다' 파로흐자드는 이 작품을 남긴 후 32살의 젊은 나이에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리고 이 한편의 영화로 전설에 오르게 되죠.

이 작품은 10년전만 하더라도 상당히 보기 어려운 필름이었습니다. 불법복제한 CD가 간간이 돌아다니긴 했지만 그나마도 일반인들은 구하기가 어려웠죠. 그런데 얼마 전 유투브를 검색해 보니까 이 작품이 올라와 있더군요. 듀게 여러분들과 공유를 하고 싶더군요. 페미니스트이자 시인이며 시네아스트였던 포르그 파로흐자드의 유일한 작품을 한번 감상해 보세요. 이 작품은 영어 자막이 들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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