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님의 위시 리스트

2013.01.19 00:01

고래밥 조회 수:2298

나른한 금요일 오후..

팀장님과 함께 '시장조사'를 빌미로 회사 근처의 e마트에 가게 되었어요.

 

오전부터 한가해 보이던 팀장님에 비해 전 월요일에 있을 보고자료 작성으로 눈코뜰새 없이 바빴는데요..

오후 3시쯤, 마트에 살 게 있다며 법인카드를 빌려 달라더니.. xxx에 있는 매장을 갈 껀데 -회사에서 차로 10분정도의 거리예요-

고래밥도 살 거 있으면 같이 가든지..  라며 말씀을 흐리시는데, 모르는 척 할 수가 있어야죠 :-)

마침 저도 주말에 집에서 일을 해야겠다 ㅠ.ㅠ 는 쪽으로 마음을 굳히고 있던 터라, 에라 모르겠다~ 따라 나서게 되었어요.

 

아무튼, 그래서 띠동갑에 가까운 부장급의 아저씨와 함께 땡땡이, '시장조사'를 가게 되었는데요,

단순히 '업종'에 해당하는 카테고리만 본다면 10분도 안 걸렸을테지만

엄청난 매장의 규모에 감탄하는 절 위해 몸소 즐겨 찾으시는 코너를 돌며 같이 구경을 했어요.

 

거의 한시간 반을 둘이서 아이쇼핑을 하며 구경을 했는데, 이거 갖고 싶다/마셔보고 싶다(?) 하는 모습을 보니깐

참.. 남자는 나이가 드나, 안 드나, 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평소 어렵게 느껴지던 팀장님이 참 귀여워 보였어요.

- 아마 회사에 돌아가 다른 팀원들에게 이런 말을 한다면 미쳤냐고 할지도 모르지만요... ㅎㅎ

 

아무튼,, 오늘 팀장님 밝힌 Wish List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싱글몰트

네... 매장에 들어서자말자 제일 먼저 간 곳에는 술이 있었습니다 ;;; 술이라면 뭐든지 사양하지 않는 저희 팀장님 이시거든요.

몇 년을 주기로 마시는 장르(?)를 바꾼다는데, 요즘 제일 좋아하시는 술은 싱글몰트예요.

글렌피딕, 맥켈란.. 팀장님 땜에 알게된 브랜드들인데... 이것들 말고도 종류가 엄청 다양하더라구요.

제가 작성한 자료를 검토하실 때처럼, 아주 천천히.. 유심히 싱글몰트 장식장을 살펴 보시더니 하는 말에 빵 터졌어요.

'고래밥아, 내가 안 먹어 본 술이 이렇게 많다. 이거 언제 다 마셔보냐...'

하하.. 제 친구가 백화점 지하 식품코너에서 어떤 머핀을 먹을지 고민하다 입맛을 다시며 저런 비슷한 말을 했었죠.

 

2. 대형 톱 & 보쉬 전기드릴

아파트에 사시면서 왜 공구에 관심이 많은지 참으로  이해할 수 없지만, 공구 참~ 좋아한다면서 들어간 공구 코너에서 대뜸 '대형 톱'을 집어 드셨어요.

'이정도는 되야지... 이거 진짜 좋다. 우리집 꺼보다 1.5배는 커! 이래야 자르는 맛이 나지.' .... 어이 없어하며 제가 되물었죠.

뭘 자르시는데요 -_-;;;;;? 나무를 자른답니다!!!!! 그것도 (1년에 2번정도 가는) 캠핑장에서........ 헐,

그리고 그 옆에선 보쉬 전기드릴을 눈을 반짝이며 구경하셨어요. 집에 있는 건 유선(?)인데 무선이 갖고 싶다고....

아니 왜?????? 라는 물음표가 한 100개정도 머릿속에 떠올랐지만, 너무 좋아하셔서 이번엔 별 다른 말은 하지 않았어요.

대신, 돌아오는 생일 때 선물로 사드리겠다고 말씀드렸더니 즐거워 하셨어요.

 

3. 1인용 텐트

아웃도어 코너도 구경했어요. 아웃도어가 대세인지 엄청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낚시 하는 사람들을 위한 1인용 텐트가 좋아보인다며 막 안에 들어가서 누워 보려고까지 하셨어요!

낚시도 낚시지만, 여러명이 어울려 고기도 잡고 회에 술도 같이 드시는걸 좋아하시면서 1인용 텐트라니요...

그리고 1인용 텐트란 한 사람이 겨우 누울 사이즈라

제 눈에는 마치 돔형의 '시신안치소' 같아 보였지만 차마 입밖으로 꺼내진 못했어요 ;;;;

 

그 밖에도 자동차 용품 코너에서 '전구'와 '와이퍼'도 한~참을 보고

가전제품 코너에서는 'DSLR'과 '핸드폰용 스피커', '노트북' 구경도  했어요.

 

그리고 시장조사의 결과물로는 

신상 비타민워터 st. 들과 해외파 에너지 음료들을 종류대로 잔뜩 사서 회사로 돌아왔습니다.

팀장님은 유일하게 '감잎차'를 구입하셨구요 (읭?)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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