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장르문학 중에 로맨스소설 작가이고, 종이책은 15권 이북은 대충; 17권 정도를 냈습니다. 왜 이북 숫자를 대충 따지냐면 이북업체마다 낸 권수가 달라서요. 여기는 이걸 내고, 저기는 이걸 안 내고, 대신 다른 걸 몇 개 더 내고~ <- 이런 식으로 좀 애매한 부분이 있어서.

 

이 이야기를 밝히는 이유는, 책과 이북을 이만큼 냈고, 이렇게 저렇게 굴러다니고, 여러가지를 보고 들은 사람 입장이라는 걸 강조(?)하기 위해서에요. 원래 업계 내부 이야기는 온라인 상에서 하지 않아요. 내부 // 외부가 기준이 다르고 & 굳이 말하는 건 사실 귀찮고 불편하고 & 온라인상에서 떠들어봤자 좋은 게 없으니까. 어떤 작가가 A라는 말을 했다면, 어느새 (B도 아니고) D라는 말을 했다더라, 라는 소문이 나기 마련이니까요. 출판계는 좁거든요. 하지만 이 이야기는 하고 싶네요. (근데 나중에 글 지울지도;;;)

 

 

이북쪽에 뛰어들면서, 저도 궁극적으로는 개인(이북)출판으로 가지 않을까 했어요. (밑으로는 그냥 개인 출판이라고 쓸게요) 근데 이북 업체 여러 곳과 직접 계약맺고 진행해본 입장에서는, 그건 아니다, 라는 결론이 나와요.

 

이북에서, 좀더 정확하게 포인트를 잡아서 말하자면 이북의 판매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바로 노출이에요. 일단 노출도가 높아야 더 팔려요.

 

노출은 여러 가지로 실현되는데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신간으로 올라오거나(이건 기본), 이벤트에 올라오거나, 판매순위가 높게 올라오거나, 그런 걸 말해요. 한마디로 독자들 눈에 더 잘 보이는 거죠.

 

그렇게 노출이 되기 위해서는, 개인출판은 그다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물론 신간으로 노출은 될 거에요. 그건 기본이니까. 하지만 신간이다! 사자! 그거 이외에는 어려워요. 그리고 신간이라고 다 사는 건 아니잖아요. 신간중에서 어떤 형태로든 관심이 가는 걸 사는 거죠. 그 관심이 생기는 건, 독자의 취향이 가장  큰 이유지만 이것도 또다른 노출도에 따라 다르죠. 작가의 유명세라든가, 종이책으로 한번쯤 어디선가에서 본 거라 끌린다거나. (장르문학쪽은 종이책에 비해 이북 가격이 많이 싸요. 종이책은 9천원, 이북은 3천~4천원 정도. 그래서 독자들이 가격이 높은 일반서적보다 더 쉽게 구매하죠)

 

그런 노출을 생성하는 건, 기성 작가라면 특히 인기 작가라면 사실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에요. 하지만 유통(이북업체나 출판사, 서점)의 힘이 더 보태져야 판매도가 더 높아요. (물론 초특급 인기작가는 다르지만^^;) 보통은 노출이 필요한 거거든요, 앱이나 툴이 생겨서 개인 출판을 지금보다 더 본격적으로 한다고 해도, 아마 대부분은 사장될 거에요. 

 

제 생각은 사실 전반적인 마케팅도 포함하는 것이긴 해요. 제가 포괄적으로 너무 노출을 넓게 보고 있긴 해요. 하지만 유통의 힘을 보고 있고, 현재도 보고 있거든요. (단적으로, 티스토어를 보세요) 개인출판은 살아남지 못할 거고, 살아남더라도 그 개인출판을 하는 앱이나 업체의 힘이 필요할 거라는 건 생각해요. 퍼플이나 유페이퍼를 봐도, 사실 전자책을 만들 수는 있어도 판매가 되려면 유통이 필요한 거니까요. 그리고 그렇게 개인 출판된 작품에 대해서는 업체를 통해 출간된 것보다는 실망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해요. <- 이건 경험담입니다; 여행기를 유페이퍼 걸 사봤더니... ㅠㅠ;;;

 

더군다나 개인 출판 자체도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어려울 거에요. 저같은 경우 이북을 낼 때는 용량, 목차, 작가 소개, 작품 소개, 내용 발췌, 검색 키워드 등등을 거의 다 제가 적절하게 뽑아서 업체에 줘요. (모든 작가들이 다 그런 건 아니에요.) 그런데 개인 출판을 하는 사람들은 출판 자체를 잘 모르는 사람일 가능성이 커요. 그런 사람들은 일생에 책을 몇 번 안 낼 거고요. 그런데 그걸 독자들의 눈길에 맞춰서 뽑아낸다는 건, 사실 상당한 스트레스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출판계를 잘 알고, 개인 출판을 잘 하는 예외의 사람들도 물론 있겠지만요^^;

 

몇몇 분들은 프리랜서 편집자를 이야기하셨는데, 전 이부분도 회의적이거든요. 로설은 장르 특성상 이북쪽에서는 프리랜서 편집자가 필요없으니까요. 일반서적쪽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제 취미가 여행기 읽기인데, 크레마 터치로 보는 여행기는 편집이 이래서 필요한 거구나, 라고 깨닫고 있거든요. 하지만 편집자가 해줄 수 있는 건 내용의 질이지, 노출 그러니까 겉으로 보이는 마케팅과는 큰 상관이 없다고 생각해요. 물론 편집이 잘 되서 책 괜찮다고 소문나면 더 잘 팔릴 수도 있죠. 하지만 그게 출판사나 이북업체, 서점 등등에서 밀어주는 이북이 아니라 개인출판으로 된 거라면, 푸시 효과를 받는 건 어려울 거라고 생각해요.

 

 

한줄 요약 = 개인출판의 미래는 그닥... 그러나 이 의견은 로설계 한정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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