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여자친구에게 명품백을 사주기 위해 장기를 판 어떤 남자의 얘기가 떠돌았죠. 이 얘기가 퍼지자 그 작성자(여자)가 남성연대 따위에 사용될까봐 걱정된다고 추가로 적어놓은 것도 봤어요. 그러니 피해의식으로 뭉친 남자가 창작한 건 아닌 것 같네요. 듀게에도 여자친구의 빚을 갚느라 착취당하는 수준으로 일하던 어떤 의사의 글이 올라왔었던 기억이 나네요. 여자친구 본인은 정작 돈 벌 노력을 안 하길래 제가 보기엔 좀 아닌 것 같아 안타까웠죠. 어떤 분들은 사랑 끝까지 해보라고 응원하시기도 했습니다만. 물론 역도 많습니다. 한쪽의 문제가 아니에요. "남자친구 빚"으로 검색해보면 충분한 사례가 나오니 굳이 예시를 들진 않겠습니다.


제 궁금증은 많습니다. 애인에게 지나치게 금전적으로 도와주는 사람의 문제인가? 아무리 도와준다고 해도 모든 사람이 그걸 무리하게 받아내진 않는다. 그러니까 받는 사람의 문제도 만만찮은 게 아닌가? 연인 사이에서는 경제적 불공정 거래가 익스큐스 되는가? 등등이요.


하지만 모든 이런 궁금증을 뒤로 하고 가장 궁금한 것은 '사랑이 세상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 입니다. 예를 들면 '사랑과 전쟁'에 나오는 불륜 또한 사랑 아닙니까? 몇 년 전 개봉했던 영화 '고백'에서 나오는 많은 인물들은 애인이든 자식이든간에 사랑 때문에 올바른 판단을 못하고 있지 않았나요?


'Love Actually'에서는 'All you need is love'라는 음악이 흘러나오지만 과연 총리와 비서가 연애하고 있으면 국민들이 좋아합니까? 똑같이 미혼인 공주님과 청와대비서의 연애스토리가 신문기사에 나오면 그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까요? 낭만적인 영화와는 달리 물의를 빚는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외국에선 좋아하나요?)


물론 '스카우트'라던가 '강철대오:구국의 철가방'같은 걸 보면 사랑 때문에 정치에 관심없는 평범한 사람이 좋은 일(?)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류의 작품은 창작임이 확실한 코미디일 뿐이죠. 오히려 현실 속에서는 앞에서 말한 작품들의 인물들의 행동이 흔합니다. 그러니까 '사랑'을 통해 희생적으로 선한 일을 하기도 합니다만 그게 '명품백'을 위한 희생이 되는 것과 메커니즘이 크게 다르지 않단 겁니다. 비뚤어진 사랑의 경우의 수많은 치정사건들은 뉴스에서 끊이질 않아요.


애인으로 미친 상대를 만났을 가능성도 있어요. 그러나 어쩌면 사랑해서 미친 거 아닐까요? 상대를 잘못 만나는 문제가 아니라 사랑을 했다는 게 모든 문제의 시작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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