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막 쓴 부산 먹부림 여행 후기

2013.01.21 20:30

basia 조회 수:3494

 

 

주말에 친구들하고 부산 여행 다녀왔는데요

다녀오신 분들과의 경험 공유나

앞으로 부산 여행 가실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차원으루다가 간단한 후기를 써보려고요

 

 저는 몇 년 전에 두어 번 부산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저를 데리고 다녀주셨던 분들이 부산분들이셔서 그냥 쫓아다니기만 했죠)

같이 가는 친구들이 부산이 처음이라고 해서 '너희가 계획 짜면 나는 따라다닐게'했는데

애들이 계획 따위 짜지 않더군요... -_-

애들이 가고 싶은 곳으로 다니자니 가고 싶은 곳들이 너무 중구난방이고,

처음 가니까 다 가보고 싶고, 다 먹고 싶고 하는 식이라서

최대한 맞추려고 이동하다보니 몸이 너무나 힘들었네요 ㅠㅠ

저는 원래 러프하게 계획은 짜되, 쉬엄쉬엄 다니고,

다 못 보면 다음에 보던가, 다음에 못봐도 괜찮음 하는 식이라서요

여튼 먹부림 위주로(사진은 없지만) 후기 써봅니다

 

 

1. 부산 버스, 진짜 아저씨들이 액셀을 쉴 새 없이 밟으시더군요

저희가 모두 관절이 안좋;;아서 지하철은 될 수 있으면 피하려고 버스를 많이 이용했는데요

한 시간 씩을 버스를 타고 돌아다니니까 손잡이 잡고 있는 팔이 떨어져나가려고 하고 멀미도 심해져서

막판엔 택시를 타고 다녔어요

 

중간중간에 관광객처럼 보이는 젊은 운전자한테 지역 분들이 (자기가 잘못해놓고) 운전 똑바로 하라고 소리질러서

관광객분이 머쓱해하는 광경도 보고, 분명 파란 불인데 아무렇지 않게 속도 줄이지도 않고 씽씽 다니는 차들도 많이 봤어요

부산에서 운전하기 엄청 힘들다고 말만 들었는데 정말 그렇더라고요

 

2. 저희 이모들도 다 부산 분들이신데, 모이면 사투리나 억양, 성격들 때문에 꼭 싸우시는 것 같아보여요

그래서인지 여행 하다가 만난 아주머니들 중에 우악스러운(?)분들이 좀 많은 편이어서 좀 무서웠어요;

아마도 말투 때문에 더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더라고요

 

반대로 아저씨들은, 특히 택시 기사 아저씨들은 희안하게도 전부 조용조용히 존대말 꼬박꼬박 해주시고, 친절하시고,

 여기가 맛있고, 저기가 좋고 하는 식으로 열심히 설명해주셔서 좋았고요

 

 

3. 남포동 국제시장은 굉장히 별로였어요

항구라서 세계 각지의 특산물 같은 걸 구경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그냥 서울 남대문 시장보다 더 재미 없더라고요 가격도 싸지 않고요

 

남포동에서 가장 최악은 아리랑 골목? 이라는 곳이었는데 여긴 정말 절대 비추입니다

친구들이 검색을 잘못;하는 바람에 여기가 그 유명한 '비빔당면'을 파는 곳이라면서 여기서 먹자 했는데

목욕탕 의자같은 데에 앉아야 하고요, 이런 곳 음식이 다 그렇다지만 젓가락 설거지는 구정물같은 데에 그냥 휘휘 저어서 하더군요

순대를 강매하는 아줌마도 있었고, 3명이 2인분 시키면 욕을욕을 듣고,

빨리 먹고 돈 내고 나가라고 소리지르는 아줌마들한테 주눅들어가면서 맛도 없는 음식을 먹어야 해요

남포동이 대부분 명동같은 느낌이라 활기찬 분위기였는데

이 골목은 아주 음침해요, 관광객들도 전부 '오, 신기한 음식이야, 재미있고 맛있다'는 분위기가 아니라

'이게 뭐지? 좀 무서워, 음식도 맛 없다'하고 남기는 분위기더군요

 

여튼 그래서 저는 그 아줌마들 때문에 짜증나서 안 먹었습니다

친구들은 '원래 이런 게 여행의 맛'이라며 쭈그리고 앉아서 뭔가를 먹긴 하던데 저는 그 옆에서 표정 구기면서 앉아있었고요

정말 친구들한테 화낼뻔 했습니다

 

좀 더 사람들이 많은 시장 안으로 들어가니까 비로소 가게다운 가게들이 나오던데

tv에 나온 곳이라며 뭔가를 붙여놓은 곳들 중 아무데나 들어가서 비빔당면이나 유부를 시켰는데 맛이 괜찮더군요

아주머니들도 친절했고요

어묵 맛난 곳을 추천해달랬더니 그 근처 모 가게를 추천해주시길래 거기서 어묵을 샀어요

집에 와서 끓여먹었는데, 시중에서 파는 거랑 다르게 정말 쫀득하니 아주 맛있었습니다

 

 

4. 부산 역 근처에 문출x 된장국 집 맛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허기져서 밥을 먹고 돌아다니자, 하고 검색했는데 사실 저는 부산에서 먹은 것들 중에 가장 맛있었습니다

된장에 야채를 잔뜩 넣고 비벼서 먹으니까 멀미가 싹 가라앉았어요!

주인 아주머니가 첫 날의 관광 일정을 대충 짜주셨습니다 :-) 친절하셨어요

 

 

5. 해운대에서는 시장 입구쪽에 형x 돼지국밥집 괜찮았어요

저는 원래 순대국 같은 것도 잘 못먹는데 친구들이 여기까지 왔는데 먹자 해서 열심히 검색해서 갔는데요

할머니/할아버지/따님들이 운영하시는 것 같았는데 굉장히 친절하시고, 깔끔하고 맛도 좋더군요 별로 느끼하지도 않았고요

할머님이 손가락이 다쳐서 붕대를 매고 계셨는데도 열심히 토렴을 하시는 게 정말 장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돼지국밥 같은 거 잘 못 먹는 저도 한 그릇 비웠습니다

할머니/할아버지는 잘 먹었다고 인사드리고 나오니까 표정이 환해지시더군요

 

 

 

그나저나 해운대는 정말, 사람과 갈매기가 해변에 가득해서 충격;을 받았고요

웨스틴조선 쪽(동백섬)쪽까지 걸으니 그 쪽은 그나마 바닷가같은 느낌이었어요

 

 

6. 태종대를 가려고 버스를 탔는데, 종점에서 내리니 뭔가 수상한 청년들이 우르르 와서 어쩌구저쩌구 유람선을 타야하고 해서

정신없이 끌려가서 유람선을 타고 태종대 등대 쪽에 내려서 올라가려고 했는데요

저희를 보시더니 거기 서 계시던 현지인 아저씨 한 분이 '아가씨들, 속았어요, 거꾸로 온 거예요

원래 태종대 위쪽까지 열차 타고 가서 여기까지 계단을 내려와서 유람선 타야하는 코스거든'하더라고요

뭔가 사기를 당한 기분이었지만 -_- 저희 일행이 전부 무릎이 안 좋았던지라, 차라리 계단을 올라가는 코스가 더 나았기 때문에 좋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역시 관광객들은 호갱님;;

 

 

7. 회는 자갈치에서 먹고, 광안리에서는 야경 구경하려고 2층에 있는 파x라는 술집에 갔는데

택시 아저씨는 회는 원래 광안리에서 먹는 거라고 하셨... 아, 그런 거 몰랐어요

자갈치에서 어떤 예쁜 주인 아주머니께 스르르 이끌려 산 회 4만원어치를 세 명이 배부르게 먹었으니 만족하기로 했습니다

 

 

8. 택시 기사 아저씨가 소개해준 온천장 쪽 자갈x 꼼장어 볶음집은 아주 더럽고 가격대비 불만족스러웠습니다

다음엔 안 갈 것 같아요

아저씨 말씀으로는, 동래 파전 맛나다고 하시던데 드셔보신 분들 어떠셨나요?

그냥 서울 경희대 앞 파전과 비슷한 느낌인가요?

 

 

 9.  

아, 부산에서는 어떤 음식점을 가던지 깍두기들이 전부 다 짜더군요

하나같이 아주 짰어요 김치는 안 짜던데ㅠㅠ 신기했어요 왜 그럴까요?

 

 

 힘들어서 얼굴과 입술에 수포랑 뭐가 잔뜩 났어요

하아. 다음엔 이런 '관광'하는 여행은 안 하고 싶어요

나이가 들어서인가, 그냥 책 두어 권 들고, 좋은 스파 펜션 잡아서 굴러다니면서 책이나 보고 와인이나 잔뜩 마시고 스파나 하고 근처 산책이나 하는 여행이 좋아요

 

다 쓰고 나니 완전 먹부림 후기네요

후기 끝입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7314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853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5814
59912 드뷔시 《야상곡》과 홀스트 《행성》, 밤과 우주의 음악 [4] 김원철 2013.01.21 1022
59911 케이팝 스타 잡담 [11] 키드 2013.01.21 2968
59910 일본 온라인 쇼핑몰 중에 음반, 영화, 도서 등등 해외 구매 가능한 사이트 소개해주세요. [8] chobo 2013.01.21 1306
59909 강민경 면도기 CF를 한번 찾아봤습니다. [13] 달빛처럼 2013.01.21 5809
59908 디카프리오 연기활동 중단 선언했네요. [5] 자본주의의돼지 2013.01.21 4785
59907 yg 새 걸그룹 두번째 멤버 김제니 [2] 자본주의의돼지 2013.01.21 3571
59906 이동흡 청문회... 버티기에 돌입했나봅니다. [6] Bluewine 2013.01.21 2484
59905 [LOHO] 난 그냥 네가 지겨워졌으면 좋겠어 [2] 무민 2013.01.21 1562
59904 멍박이 택시법 거부하겠다는데요. [15] 허만 2013.01.21 3921
59903 라이프 오브 파이 감상 [6] 영화처럼 2013.01.21 3031
59902 허허허...이런 사기에 당하다니... [4] kct100 2013.01.21 3851
59901 뜬금없는 질문 두 가지! <올드보이>의 결말(초강력 스포)과 가스밸브 [12] Baisers Volés 2013.01.21 3053
59900 [듀나인] 강남 음악 좋은 바 추천해 주셔요 [1] 각개격파 2013.01.21 1123
59899 아이스하키 골키퍼 복장 대단하군요 [3] 가끔영화 2013.01.21 2566
59898 연도별 최고의 여름 블록버스터 (주관적) [4] 아몬드 2013.01.21 1608
» 그냥 막 쓴 부산 먹부림 여행 후기 [11] basia 2013.01.21 3494
59896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간다는 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29] 루이루이 2013.01.21 3496
59895 강민경이 화제길래, 질레트 모델 시절의 유인나 [1] 유로스 2013.01.21 4829
59894 여가 시간에 뭐 하세요? [6] 런래빗런 2013.01.21 1676
59893 이선수 이름 알면 진정한 야구팬 [6] 가끔영화 2013.01.21 2009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