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

2013.01.24 00:47

바람따라 조회 수:3751

이 영화는 반전(?)이 있는,어찌 보면 잔혹한 성인영화이고(포스터에서 느껴지는 감동실화 이런게 아닙니다.),

그 영상미가 3D 영화에 최적화되어 있으며

철학적인 내용도 상당히 많이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영화 감상을 매우 강하게 추천하며, 난 영화 볼일 정말 없어ㅠ 싶으신 분들만 밑의 글을 읽어주세요.

 

 

 

 

 

 

 

 

 

 

 

 

 

 

 

 

1.영화는 전형적인 액자 구성으로, 중년의  인도인 남성과  젊은 백인 남성이 식사준비를 하는 모습에서 시작됩니다.

얘기를 들어 보면, 백인 남성은 데뷔작 이후 별다른 히트를 내지 못해 고민하는 소설가로, 글거리를 고민하다가

우연히 만난 남성(이 남성은 주인공 파이의 소년 시절,수영을 가르쳐준 수영선생입니다.) 에게서

재미난 소재를 알고 싶으면 이 인도인 남성을 찾아가서 이야기를 들어보라고 하여 찾아온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2.이 인도인 남성이 주인공으로 이름은 파이입니다. 파이가 식사를 하면서 백인 남성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파이의 원래 이름은 좀 긴데, ??? 피신 파텔 입니다.(pisin 쯤 되나봅니다.)

이 이름은 아까의 수영선생이 파이의 아버지에게 얘기하곤 했던 프랑스의 어떤 멋진 수영장 이름인데, 아버지가 이름을 그것으로 지어 버립니다.

피신 파텔은 영어에서의 피싱(오줌싸기) 과 발음이 비슷하여 친구들은 그걸 갖고 피신 파텔을 놀리고,

이를 벗어날 궁리를 하던 피신 파텔은 자기 이름의 앞글자인 pi를 따서 자신을 파이라고 불러달라 하지만 친구들이 아 네 할리가 만무하죠.

그래서 결국 피신 파텔은 3.141592..로 시작되는 파이의 뒷자리를 백자 가까이 암기하여 쓰는 놀라운 퍼포먼스를 친구들과 선생님에게 선보이고

그 놀라운 행동은 성공적인 결과를 낳아 결국 친구들로부터 파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게 됩니다.

 

3.파이는 소아마비로 다리가 불편하지만 합리적이고 훌륭한 사업가인 아버지와,

상위 신분이었지만 미천한 신분의 파이 아버지와 결혼하여 가족에게 절연당한 사려깊고 배려심 많은 어머니,

그리고 별 개성이 보이지 않는 형(-_-;) 과 함께 삽니다.

아버지는 가족의 터전인 인도 xx지방이 독립되어 외세가 물러가자, 이를 기념하면서 뭔가 돈될 사업이 없을까 궁리하다 동물원 사업을 시작합니다.

 

유년의 파이는 합리적이지만 종교적인 내용에도 쉽게 심취하는 성격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인도 사람들 대다수가 그러하듯 자연스럽게 힌두교를 믿습니다만

어느날 형과 함께 놀러간 곳에서 가톨릭 수도원을 발견합니다.

장난기 많은 형이 파이를 보고, 저 수도원 안에 들어가서 성수를 몰래 마시고 오면 2루피를 준다고 꼬드기고

파이는 그리 하다 성당의 신부에게 들키지만,

신부는 웃으며 You must be thirsty 라고 농을 건네고, 목마른 자여 나에게 오라 하듯  파이에게 가톨릭의 교리에 대해서 이야기해주고 친절히 대해줍니다.

그래서 파이는 힌두신자이면서 예수를 믿는 가톨릭신자가 되고, 또 얼마 지나지 않아 이슬람의 예배의식을 보면서 이슬람에도 입문하게 됩니다.

 

4.합리적 성격의 아버지는 그런 파이가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는 듯,

종교를 믿지 말고 합리를 믿어야 한다, 세가지 모두 믿는 것은 결국 아무 것도 믿는 것이 아니다. 종교를 가질 거라면 하나만 가져라 등의 이야기를 하지만

파이는 자신의 생각을 쉽게 바꾸지 않습니다.

 

5.어느 날, 동물원에 새로운 동물이 들어옵니다. 동물원의 상징이자 심볼이 될만한 놈, 바로 호랑이입니다.

이 호랑이의 이름은 리처드 파커입니다. 왜 호랑이가 이런 사람스러운 이름을 가지고 있는가 하면

원래 이 호랑이의 본명은 thirsty 이고, 이 놈의 주인 이름이 Richard Parker 인데, 이 녀석을 구매하면서 서류를 작성하다 주인과 호랑이의 이름이 잘못 기재되어

리차드 파커가 된 것입니다.

아무튼 새로운 동물,그것도 호랑이가 들어와서 가슴 설렌 파이는, 아버지와 사육사 몰래 고깃덩이를 들고 가서

위험 천만하게도 손을 불쑥 내밀어 호랑이에게 먹이려고 하지만, 형의 고자질로 아버지와 사육사에게 들켜 엄하게 꾸지람을 받습니다.

호랑이는 이성이 없어서 넌 팔을 잃을 뻔 했다고 아버지는 호되게 혼을 내지만,

파이는 호랑이의 눈 속에서 영혼(이성) 을 보았다고 반문합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네가 본 영혼이란 눈동자에 비친 너 자신일 뿐이라며 파이의 이야기를 부정합니다.

그리고 엄격한 가르침을 주어야 한다며 파이의 눈 앞에서 살아있는 노새(?) 비슷한 걸 호랑이 앞에 던져주고

호랑이가 잽싸게 이를 잡아 뜯어먹는 것을 눈으로 보게 만듭니다.

 

6. 동물원 사업이 정부의 지원금 정책 폐지로 위기에 처하게 되자

아버지는 과감히 캐나다로의 이민을 결정합니다. 새 나라에서의 생활비는 동물원의 동물들을 팔아서 충당하기로 합니다.

파이의 가족은 일본 국적의 캐나다 화물선 객실칸에 몸을 싣고,  화물칸에는 북미로 팔려갈 동물들도 실려 있습니다.

 

7.이 화물선의 주방장은 무례하고 험상궃은 백인으로,식사 때 소시지와 고깃국물이 들어있는 밥을 배식합니다.

채식주의자인 파이와 파이의 어머니는, 소시지와 고깃국물을 빼 줄것을 요청하지만, 주방장은 무례한 태도로 이를 거부하고 파이와 가족을 모욕합니다.

분노한 파이 아버지가 주방장에게 달려들어 한바탕 싸움이 이뤄질 뻔 하고,

분노로 식사를 잘 하지 못하는 파이 일가에게, 인상 좋은 동양인 선원 하나가 와서

자기는 불교 신자지만 이 배의 고깃국물을 고기가 아닌,양념의 일종으로 생각하면서 잘 먹는다며, 유쾌하게 넘어 가시라고 파이의 가족들을 위로합니다.

 

8.그날 밤, 배는 마리아나 해구 언저리를 지나고 있었습니다.

잠을 자던 파이는 바깥의 요란한 파도 소리에 잠을 깨고, 바깥에 폭풍이 닥쳤음을 압니다.

인생 편하게 살던 파이는 겁도 없이 밖에 나가 폭풍을 구경하며 즐거워합니다만 , 곧 배에서 비상등이 켜지고 긴급한 알람이 울리고, 폭발음이 나자

큰일이 난 것을 짐작하고 가족들을 깨우러 객실칸으로 내려갑니다.

 

객실칸의 문을 열자 이미 객실칸에도 침수가 되어 있었고, 놀란 얼룩말이 객실칸을 뛰쳐 나가며 파이를 놀래킵니다.

가족들을 찾지 못한 채 물에 쓸려 밖으로 나온 파이는,  구명보트를 내리는 화물선 직원들에게 떠밀려 구명보트에 탑승하게 됩니다.

가족들을 찾아야 한다며 울부짖는 파이, 선원들은 자신들이 찾아보겠다며 파이를 안심시키려 하지만 갑자기 아까의 얼룩말이 구명보트로 몸을 던지면서

서서히 풀어야 하던 구명보트 끈이 급작스럽게 풀리고 파이는 얼룩말과 함께 혼자 구명보트 안으로 떨어집니다.

 

9.구명보트에 홀로 떨어진 파이는 가족들과 생존자들을 찾으려고 애쓰지만 결국 배는 침몰합니다.

생존자는 바나나 그물 덩어리를 뗏목 삼아 파이에게 다가온 '오렌지 쥬스'라는 이름의 오랑우탄과, 헤엄을 쳐서 구명보트로 들어온 리차드 파커,

그리고 아까 구명보트에 뛰어내렸던 얼룩말  뿐입니다.

 

10.폭풍이 지나간 아침, 이제서야 정신을 차린 파이는 오랑우탄에게 '새끼는 어디갔니?'라고 묻지만 오랑우탄은 슬픈 표정을 짓습니다.

막막한 파이 앞에 갑자기 하이에나가 나타납니다. 보트 밑에 숨어있었던 것입니다. (보트는 일반적인 3인 구명보트 이런 것관 달리 꽤 큼직하고 속이 깊습니다.)

얼룩말과 오랑우탄과는 달리, 하이에나는 육식동물이기에 파이는 잔뜩 겁을 먹고 경계합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아니나 다를까, 하이에나는 다리에 상처를 입은 얼룩말을 물어뜯으며 배고픔을 해결하려 하고

파이는 노를 이용해 이를 막아보려 하지만 중과부적입니다.

결국 얼룩말을 해친 하이에나는 파이도 해치려고 시도하고,

이를 보던 오랑우탄이 하이에나의 두개골을 강타합니다만,

결국 오랑우탄 역시 하이에나에게 목덜미를 물려 절명합니다.

 

분노한 파이가 칼을 뽑아 하이에나에게 달려들려던 찰나, 배 밑에 숨어 있었던 걸까요?

보트에 헤엄쳐 들어오긴 했으나 그 전까지 전혀 보이지 않던 리차드 파커가 나타나 하이에나를 물어 죽입니다.

더 큰 적의 출현에 기겁한 파이는,

구명보트 옆에 (구명보트에 탑재되어 있던 음식물 박스와 노,그물 등을 얼기설기 엮어 ) 간이 뗏목을 만들어 연결시키고 그곳에서 생활합니다. 

얼룩말,하이에나,오랑우탄의 시체가 있는 동안에는 괜찮겠지만 그 이후는 살기 힘들 것이라고 판단하는 파이는 계획을 세웁니다.

 

11.배 안은 생각보다 깊어서 꽤 많은 양의 비상식량(비스켓)과 물, 서바이벌 노트, 구명 조끼, 칼 등등이 있습니다.

파이는 이들을 이용하여 생존하고, 빗물도 받고, 바닷물도 증발시켜 식수로 삼고, 그물로 큼직한 물고기도 잡아 리처드 파커에게 던져 줍니다.

하늘이 도우심인지, 천적에게서 도망치는 날치떼를 만나 수백마리의 날치가 날다가 구명보트 안으로 다이빙하기도 하고,

꽤 큰 다랑어 한마리가 날치를 잡아먹으려다 구명보트 안으로 헤딩하기도 합니다.

파이는 이것들을 이용하여 끼니를 해결하고, 또한 리처드 파커를 훈련시키려 합니다.

동물원 생활을 하면서 보고 듣고 배웠던 맹수 훈련법을, 파이는 공포에 떨면서 리처드 파커에게 가르치기 시작합니다.

말을 잘들어야 물을 준다거나, 고함치면서 뾰족하게 깎은 노로 리처드 파커를 위협한다거나 ,호루라기를 분다거나 하는 식으로요.

리처드 파커는 어느정도 말을 알아듣는 것도 같지만 결국 파이를 잡아먹으려다가 물에 빠지고,

파이는 뗏목을 비롯해 리처드 파커가 다시 배로 돌아올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봉쇄하지만

힘겹게 뱃전에 매달려 있는 리처드 파커를 보고 결국 마음이 약해져 다시 리처드 파커를 배 안에 들여주고

자신은 구명보트 안의 모든 세간살이와 비상식량을 모아 간이 뗏목으로 도망갑니다.

그 이후, 리처드 파커는 파이를 식사의 대상으로 삼기보단, 공존의 대상이자 주인(?)으로 삼으려는 태도를 보입니다.

 

12.하지만 기껏 모아놓은 세간살이와 비상식량이

갑작스럽게 찾아온 대형 고래의 몸부림(-_-) 에 배와 뗏목이 뒤집히면서 다 흩어집니다.

파이가 생존할 수 있는 물병, 빗물을 받을 수 있는 통, 증류할 수 있는 비닐봉투, 칼, 그물 이런것들이 전부 사라집니다.

절망한 파이는 죽음을 각오하고 구명보트 안으로 들어가서 마찬가지로 빈사지경에 이른 리처드 파커를 쓰다듬어줍니다.

그리고 신을 찾으며 잠이 듭니다.

 

13.눈을 뜬 파이는 자기가 어떤 섬의 해안에 상륙했음을 압니다.

뭔지 자세히 묘사는 안되어 있지만 섬에 놓여진 풀떼기를 대충 먹어치우고 기운을 찾는 파이,

리처드 파커를 찾아보지만 리처드 파커는 이미 섬으로 진입했는지 배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기운을 차린 파이가 섬 안으로 들어가자, 그곳은 정말 정말 정말 많은 미어캣(땅이 보이지 않고 미어캣으로만 땅이 가득 차있는) 이 살고 있었습니다.

경계하지 않는 미어캣을 신나게 잡숫는 리처드 파커의 모습도 보입니다.

맑은 물이 담겨 있는 연못도 보입니다.

신이 난 파이는 물떼기도 뜯어먹고 연못물도 마시고 수영도 하면서 간만에 평화로운 한 때를 보내고,

섬의 나무에 얼기설기 해먹을 쳐서 밤을 준비합니다.리처드 파커는 이제 거의 친구가 되어 호루라기를 불면 오기도 하고, 말도 잘듣습니다.

 

14.그런데 밤이 되자, 리처드 파커는 섬을 떠나 배로 향하고,

미어캣들은 무엇에 쫓기듯 수백 수천마리가 나무 위로 이동합니다.

그런데 공포의 대상이 보이지 않기에 파이는 의문스러워 합니다.

그러다 아까 자신이 수영하고 쪽쪽 빨아마셨던 연못물을 보게 되는데

달에 비친 그 연못물에 물고기들이 갑자기 둥둥 뜨면서 뼈만 남아 앙상해지는 것을 목격합니다.

그리고 나무 옆에 달린 열매를 까보는데,  아주 여러 겹으로 싸여 있는 열매를 다 까보니

그 안에는 사람의 이빨이 담겨 있습니다. 식충식물(?)이랄까요.

 

15.혼비백산한 파이는 다음 날 일어나자 마자 섬을 떠날 준비를 합니다.

이 섬은 낮에는 평화롭지만, 밤에는 물이 산성으로 변하고, 식물이 사람을 잡아먹는 공포의 식인섬이었던 것이죠.

파이가 먹던 풀때기, 리처드 파커를 위한(-_-) 미어캣 수백마리, 나무를 이용해서 만든 도구 등등을 준비한 파이는

공포에 질려 섬을 떠납니다.

 

16.화면이 변하면서, 죽어가는 파이와 말라비틀어진 리처드 파커가 남미의 해안에 도달합니다.

파이는 온 힘을 다해 상륙하지만 말 그대로 걸어갈 힘도 없습니다.

리처드 파커는 상륙하여 눈앞에 보이는 남미의 밀림을 물끄러미 쳐다봅니다.

파이는 지쳐 기절하고, 눈을 떴을 때는 남미의 어부(?)들이 파이를 발견하고 병원으로 싣고 가는 중이었습니다.

리처드 파커는 보이지 않습니다.

파이는 오열하며 리처드 파커를 찾지만 소리조차 내지 못하기에 울면서 파커를 찾을 뿐입니다.

 

17.화면이 변하면서 다시 중년이 된 파이와 백인 소설가의 화면으로 돌아옵니다.

백인 소설가는 반신반의하는 듯 하면서도 이 흥미로운 이야기를 소설로 풀어 쓸 생각에 기쁜 듯 합니다. 

이게 진실이냐고 묻는 소설가. 사람들이 이야기를 믿지 않았다고 말하는 파이.

 

18.다시 화면이 파이의 청년 시절로 돌아갑니다.

병원에 누워 있는 파이, 주변에 두 명의 동양인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보고 그걸 믿으라는 겁니까?'

 

얘기하는 동양인.

 

이게 진실인데 뭘 어떻게 더 말해야 하느냐고 대답하는 파이.

 

'우리는  그 배의 침몰 원인과 당신의 생존을, 회사와 사람들에게 납득시켜야 합니다.

호랑이와의 동거와 교감, 식인 섬, 그런 이야기는 아무도 믿지 않아요.' 라고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는 동양인.

 

얘기로 보건대 그들은 보험 회사, 혹은 선박 회사의 재해 관련 대리인,혹은 담당자로 보입니다.

그런 그들을 바라보다 파이는 '그럼 사람들을 납득시킬 만한 이야기라면 지어내기라도 할까요?'라고 질문합니다.

고개를 끄덕이는 동양인.

 

19.파이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사실 그 구명보트에 탄건 나와 (앞서 배에서 파이 가족을 위로해주었던 )동양인 선원과 우리 어머니와, (파이 가족을 모욕했던 )주방장 넷이었다.

동양인 선원은 구명보트에 타다 다리를 다쳐 상처가 썩어들어가기 시작했다.

주방장은 살기 위해서는 썩어가는 다리를 절단해야 한다고 말했고, 결국 다리를 절단했다.

절단한 다리는 물고기를 잡기 위한 미끼로 사용됐다.

어머니는 이를 격렬히 비난했지만 주방장은 막무가내였다.

결국 다리를 미끼로 물고기를 낚시해서 연명했지만, 동양인 선원은 결국 죽었고

죽은 시체는 또다시 물고기 낚시의 미끼로 사용됐다.

어머니와 주방장은 또다시 이 문제로 격렬히 다퉜고, 어머니는 주방장에게 난도질당해 죽었다.

나는 분노에 차 주방장에게 대들었고, 주방장 역시 죄책감을 느꼈는지 크게 저항하지 않았다.

나는 주방장을 죽여 (그 고기를 먹었거나, 그 고기로 낚시를 해서 먹었거나) 생존하여 이 자리에 있다.

 

이 이야기를 하며 파이는 눈물을 흘리며 울부짖습니다. 그런 파이를 쳐다보는 동양인들.

 

20.소설가는 어떤 것이 진실이냐고 묻습니다.

파이는 대답합니다.

'어떤 이야기가 진실이건, 나는 가족을 잃고 혼자 살아남았으며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믿음의 문제이죠.무엇을 믿든 당신이 믿는 것이 진실입니다.' 의 뉘앙스를 가진 대삽니다. 정확히 기억을 잘 못하겠습니다.

 

21.파이는 곧 가족이 올 거라고 말합니다.

'그럼 당신의 이야기는 해피엔딩이군요.' 라고 미소짓는 소설가.

파이 역시 미소로 화답하며 가족을 맞으러 현관으로 나갑니다.

 

파이가 자리를 비운 사이, 소설가는 영화 초반에 파이가 건네 준 자료집(?) 을 뒤적입니다.

그곳에는 파이가 생존해서 살아남았다는 신문기사 스크랩, 병원 진단서 등등, 파이가 경험한 것들을 증명해 줄 수 있는 서류들이 들어 있습니다.

서류집 말미에 동양인들이 쓴 보고서를 봅니다.

 

'~~~~~~~ 파이 씨의 놀라운 점은, 최장기 생존자 어쩌구...xxx거기다가 호랑이와 함께 살아남은 신비롭고 감동적이고 어쩌구.xxxx'

 

'그들도 나와 같은 결론을 내렸구나' 라는 표정을 지으며

소설가가 미소짓습니다. 그리고 엔드.

 

 

 

 

 

 

 

 

 

 

영화는 열린 결말처럼 제시되어 있지만,

실제 파이가 경험한 생존기는 후자에 가깝다는 것이 영화 중간중간에 숨겨진 은유를 생각하면 99.9999%입니다.

 

얼룩말은 상처입은 동양인 선원,

하이에나는 주방장

오랑우탄은 어머니

호랑이는 파이 자신의 은유입니다.

 

1.얼룩말은 화물칸에 있지만, 배가 침몰할 당시 얼룩말은 객실칸에서 뛰쳐나옵니다.얼룩말이 진짜 동물이 아니라 객실칸에서 나온 사람이라는 얘깁니다.

2.오랑우탄이 중간에 말을 알아듣습니다. 새끼는 어디갔니 라고 묻는건 형의 생존을 묻는 것이었겠죠.

3.하이에나가 날뛰며 얼룩말과 오랑우탄을 물어죽이기 전까지 좁은 배에서 리처드 파커의 모습이 나오지 않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결국 리처드 파커-호랑이-는 주방장이 어머니를 죽이자 드러난 파이의 본성이 되겠죠.

4.이를 증명하는 은유는 또 있습니다. 수도원에 갔을 때, 신부가 파이를 보고 You must be thirsty.라고 얘기를 합니다.

리처드 파커라고 불렸던 호랑이의 본명은 thirsty. 즉 파이가 thirsty, 호랑이가 되니다.

5.리처드 파커라는 이름은 더들리와 스티븐스 재판에서 따온 것입니다.

 

 

더들리와 스티븐스 재판

19세기 영국에서 실제 벌어진 재판에 관한 이야기로 사건은 이렇다. 당시 발행된 한 신문은 사건의 이면을 자세히 소개했고 ‘미뇨넷 호 생존자의 이야기보다 더 슬픈 해난사고는 없었다’ 고 했다. 배는 희망봉에서 약 2000km 떨어진 남대서양에서 발견되었다.

배에 탄 건 4명이었는데 더들리는 선장이었고 스티븐스는 1등 항해사, 브룩스는 선원이었다. 4번째 승무원은 배의 잡무를 보던 17세 소년 리처드 파커였다. 파커는 고아라서 가족이 없었고, 배를 타고 장기간 바다에 나온 건 처음이었다. 사건의 정황에는 이견이 없었다. 파도가 배를 강타했고 미뇨넷 호는 침몰했다. 승무원 4명은 구명보트로 탈출했다. 식량은 마실 물도 없이 순무 통조림 두 개 뿐이었다.

처음 사흘간은 아무 것도 먹지 않았다. 넷째 날에는 순무 통조림 하나를 따서 먹었다. 그 다음 이튿날엔 거북 한 마리를 잡았다. 남은 순무 통조림 하나와 거북을 먹으며 승무원들은 며칠을 버텼다. 그 다음 8일간은 아무 것도 먹지 못했다. 파커는 몸이 쇠약해졌다. 19일째, 선장인 더들리는 제비뽑기를 하자고 제안한다. 제비뽑기를 해서 다른 사람들을 위해 죽어줄 사람을 정하자는 것이었다. 브룩스는 반대했다. 제비뽑기는 무산된다. 이튿날에도 구조해줄 배가 보이지 않자 더들리는 브룩스에게 고개를 돌리라고 말한 뒤, 스티븐스에게 파커를 죽여야겠다고 몸짓으로 말한다. 더들리는 기도를 올리고 소년에게 때가 됐다고 말한 다음 주머니칼로 소년의 경정맥을 찔러 죽였다. 양심 때문에 그 섬뜩한 하사품을 받지 않으려던 브룩스도 태도를 바꾸었고 나흘간 세 남자는 파커의 피와 살을 먹었다. 그리고 선원들은 구조된다.

 

 

이로 미루어 보건대, 소년의 재기넘치고 살떨리는,또한 애틋한 호랑이와의 교감은 거짓이고,

실제로는 살인과 인육식이 자행된 처절한 분투가 진실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파이가 계속 말하듯,

결국 그건 당신이 무엇을 믿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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