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1.24 18:19
6개월 정도 연애를 했어요. 그쪽에서 먼저 관심과 애정을 보여왔고 저는 그 애정에 넘어갔죠.
이 사람은 애정결핍이 좀 심했어요. 남녀 역할이 뒤바뀐것처럼, 연락이 안되면 안달하고
(전 약간 무신경한 편이거든요. 연락도 적당히 하는게 좋고요) 옆에 있어도 끊임없이 애정을 갈구한달까요.
하지만 둘 다 일의 특성상 혼자작업해야하고 전 혼자만의 시간이 많이 필요하거든요.
그러다 보면 제 딴에 속상한 일이 생기고 그럼 술을 마시고, 평소 못다한 말을 마구 쏟아내요. 그게 또 전 이해가 안가고요.
말도 독설에 가깝게 합니다. 평소에 온순한 사람인데.. 내뱉는 독설들에 마음이 많이 상하더라고요.
그래서 결국은 제가 더이상 못참고 헤어지자고 했어요.
그사람은 "자신의 그런 안좋은 점에 대해 고치려고 한다, 고치고 있다. 지금이 자신에게 가장 어려운 시기이니 조금 기다려주면 안되겠냐"는 말을 하면서 열흘만 생각해보고 다시 연락을 달라고 하더군요. 저도 마음이 약한 편이라 냉정해지지 않으면 계속 지지부진 할 거란걸 알기때문에 조금 단호하게 마음이 변할것 같지 않다. 기대하지 말아달라 했어요.
그런데 며칠 전 갑자기 된장찌개를 끓이는데 문득 그립더라고요. 행복했던 시간들이 생각도 나고요.
어제가 그 열흘이 되던 날이었고 그 사람은 어김없이 자신의 마음을 담은 노래를 메시지로 보내옵니다.
사실, 사람이 본질적으로는 변할 수 없다는 것을 이제는 알지요. 그냥 그 사람의 그러함을 인정하고 보듬을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일 뿐이라는 걸요.
그러니까, 다시 시작한다고 해도 이전보다 나아지리라는 희망은 없어요.
하지만 목에 걸린 가시처럼 계속 걸리네요.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고 그렇습니다.
어떤 사람도 저랑 딱 맞는 사람은 없겠죠. 저나 그 사람이나 혼자 해야하는 일을 하다보니 그게 상황을 악화시킵니다.
혼자 있으니 더 외롭고 치대고 싶고 그런걸 저도 잘 알지만 어떤땐 내가 베이비 시터가 된 듯한 기분일때가 많았거든요.
어떡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어떤 답이라도 주는 게 맞을 듯 한데 잘 모르겠어요. 저도 이런 우유부단한 제 성격이 싫어요.
나이가 들었나봅니다. 딱히 말할 데도 없고 해서 듀게를 찾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