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1.25 13:28
1.
모든 것은 그녀로부터 시작되었어요
제가 그녀를 가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로 계속해서 어딘가로 깊이깊이
빨려들어가는 듯한 우울감이 찾아왔고
살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위로해줄 방법을 모색하지 않으면 안되었던 거죠
그래서 듀게에 자주 글을 남겼어요
제 글을 읽어주시는 몇몇 분들이 계셔서 그걸로 위로도 받았고
늦가을에는 잠시 여행도 다녀왔어요
늦가을의 일본여행은 좀 위로가 되더군요
그 여행을 통해 만난 친구 하나도 좋았고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가장 친한 친구 중 하나인 선배님께서 부른 파티에 참석해
멋진 친구들을 많이 알게 되었지요
그래서 여행을 다녀온 후에는 이 친구들과 자주 파티도 하고 조촐하게 집에 모여
이야기도 나누고 하면서 위로가 되는 시간을 많이 보냈어요
그리고 듀게에서 쪽지를 주신 어떤 여자분을 만나기도 했지요
정말 근사한 분이셨어요
참 이상한게 제가 사랑했던 그분 때문에 아팠던 계절이 지나고 겨울이 오자
저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다고 고백하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 좀 겨울에 먹히는 스타일인가... 죄송... -_-;;;
지난 몇 년간 가장 좋은 친구였던 한 선배님과 그 선배님의 친구분들이 그랬어요
그래서 지금은 그 두분을 보지 못하고 있어요
그리고 가을에 알게된 함께 파티를 하는 여자분 몇 분에게도 그런 고백을 받아서
그냥 빙구미소를 지으며 모르는 척하고 흘려보냈죠
일본여행에서는 몇 번의 우연이 계속되어 친하게 된 여자분이 있는데
곧 한국에 들어올 그분께서도 저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말씀하시더군요
당시에는 그런 일들이 자꾸 반복되니까 좀 분분하고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얼마 지나니까 그냥 다 재밌는 추억이다 싶더라고요
누군가의 마음을 거절하는 것 그로 인해 친구를 잃게되는 것
그것도 그나름대로 불편하고 쓸쓸한 일이었지만 그래도 역시 내 마음이 거절당하는 것이 주는
쓸쓸함에는 비길 수 없더군요
일본여행을 다녀온 뒤 얼마 전까지는 정신없이 바빴어요
지난 한해는 정말 후회없이 열심히 일을 했던 것 같아요 그에 따른 성과도
만족할만큼 얻었고요
사람들 사이에서 지내는 일은 언제나 힘들지만
그래도 마냥 혼자만은 살 수 없는 거니까
힘들게 얻은 좋은 친구들 곁에서 좋은 사람으로 오래오래 잘 지내고 싶네요
그래도 가끔씩은 좋은 인간관계 그게 다 뭔가 싶기도 할 때도 있지만요
2.
한동안 모두가 다 나를 미워한다는 느낌을 받으며 살아왔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저를 사랑해주고 있다는 것을 알아요
그리고 가끔 저를 미워하는 사람이 있어도 거기에 너무 연연할 필요가 없음을 절실하게 깨닫고 있지요
내가 모든 사람을 다 좋아하지 않듯
모든 사람들이 다 저를 좋아할 수 없는 거니까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건
그야말로 어리석은 감정낭비라는 걸 깨닫고 있어요
제가 사람을 대하는 일을 하는지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에게 호감가지게 하는 법을 좀 터득했고
요즘에 사람들을 만나면 격정적이었던 이십대 때와는 달리 대부분의 사람이 실제로 저에게 호감을 갖는 편인 것 같은데
오직 그 한 사람의 마음만큼은 제가 어떻게 할 수가 없네요
모두가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좋으니 그 한 사람만큼은 저를 사랑해주었으면 좋겠어요
3.
벌써 1월도 다 지나갔네요
모두들 새해 복은 많이들 받고 계신가요?
저는 작년부터 올 일월까지 나름 열심히 했던 일 중 하나가
오늘로써 마무리되요
오늘 이 이일이 끝나고 나면 본격적으로 남미와 뉴욕여행에 대한 계획을 세울텐데
사실 여행에 대한 스케쥴은 거의 다 정리됐고
숙박문제나 현지교통편 문제만 조금 정리하면 준비도 다 마무리 될 듯해요
근데 늘 무턱대고 현지에 가서 방을 구하고 교통편을 잡는 스타일인 저에게
이게 참 귀찮고 힘드네요
그래도 첫 도착지인 리우는 카니발 기간이고
남미에서만 여섯번 정도 비행기를 타고 이동해야하는 일정이라
이번 여행만큼은 무턱대고 갈 수가 없네요
가기 전에 마무리해야 될 일도 많고
이번 여행을 제가 하는 일과 연관시켜 좀 의미있는 여행으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하니 스트레스를 좀 받았는데,
그냥 여행과 일에 너무 크게 욕심 부리지 않고 연이 되는만큼 행하자는 생각을 하니
더 이상의 스트레스는 발생하지 않더군요
먼저 지구 반대편에 있는 브라질로 갈 거예요
우리가 삼바축제라 부르는 리우 카니발이 벌어지고 있을 리우와
예술가들의 마을 빠라찌 그리고 이과수 폭포를 보고
아르헨티나로 넘어갈 생각이에요
아르헨티나에서는 정열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와
빙하를 볼 수 있는 엘 깔라파테 그리고 세상의 끝 우수아이아에 다녀올 생각입니다
그 여정이 끝나면 뉴욕에 일주일 정도 머물며 잠시 보스턴과 워싱톤도 다녀올 계획입니다
그리곤 마지막으로 샌프란시코에 들러 삼일 정도 보내고 삼월초에 귀국할 예정이지요
이제 출국하는 날이 이주도 채 남지 않았네요
사실 지금 이 순간까지도 떠나야하나 말아야하나를 가지고 고민하고 있어요
그냥 이월 한달은 한국에서 편하게 쉬면서
삼월부터 시작할 일을 잘 준비하면서 보낼까 싶은 생각이
많이 드는 것도 사실이에요
지난 일년간은 어울리지 않게 열심히 사느라 좀 지치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내년 이월에는 제가 이렇게 긴 여행을 갈 수 있을 거라는 보장도 없고
지금이 여행을 떠나기에 딱 적기니 한국에서의 일은 그냥 눈 딱 감고 다 미뤄두고
다녀올까 싶기도 하네요
간밤에는 새벽까지 열심히 뿌듯하게 일을 한 뒤
누우려고 잠을 청했다가 아침까지 잠이 오질 않고
계속 여행을 갈 것인지 말 것인지에 대한 고민만 커지곤 했는데
여행에 대한 생각을 하다보니
언젠가 여행을 가면 편지를 보내겠다고 했던 그녀가 생각이 나더군요
그래서 몇 개월만에 카톡을 보냈습니다
답문이 오더군요
그 답문을 보자 다시 그 사람이 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런데 역시 보지 않는 것이 좋겠지요
그리고 여행은 역시 좀 귀찮긴해도 -_-;;;
떠나는 것이 좋겠지요 여러가지로 고민이 많지만
모든 것들은 다 그 나름의 긍정성을 지니고 있으니
어떻게든 흘러가리라 봅니다
얼마 못자고 일어난 뒤 문득 글이 쓰고 싶어서 여기 글을 남깁니다
그냥 좀 떠들고 싶었나봐요 제 글에 불편한 부분이 있었다면 죄송해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들 즐거운 오후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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