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 듀게인의 한 마디

2013.02.01 14:51

intrad2 조회 수:3699

듀게가 생성될 당시부터 (즉, 회원제가 아니었던 시절부터)  들락거렸던 사람입니다.

 

초기 듀게의 매력은 (때로는 "스노비즘" 등으로 비판받을 정도로) 냉철하고 지식 지향적인 분위기였다고 봅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듀게의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지적에는 동의합니다.

 

예를 들어, 이용자들 간의 사적인 교류가 더 늘었고 강화되었으며,

게시물의 내용은 덜 진지해지면서 더 소프트해졌고,

과거에 비하여 이용자들 전체의 정치 사회적 견해의 스펙트럼이 협소화되었고,

그 결과 (좋고 싫음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제3자를 설득할 수 있을 정도의 논거를 갖고 갑론을박 하는) "논쟁" 자체가 줄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현재보다는 과거의 듀게에 더 매력을 느끼는 것은 사실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게시판의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별다른 노력을 하진 않고 있습니다.

그렇게 노력한다고 해서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 같지도 않고.

현재의 듀게에서도 나름대로 얻어 갈 것은 있으며,

듀게질 뿐 아니라 다른 활동에 쓰이는 저의 시간도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저와는 달리, 초기 듀게의 미덕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러한 지향을 갖고 뭔가 노력을 하고자 한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것은

스스로 그러한 취지에 적합한 글을 올리거나,

그런 글에 적극적으로 댓글을 달아 주는 등 뭔가 "생산적"인 것이어야 유의미하다고 봅니다.

 

그게 아니라,

어떤 경향에 대하여 자제를 호소한다든지, 경계한다든지, 개탄하는 등

무언가를 억제하는 (즉, 좋은 것을 encouraging하는 것이 아니라 나쁜 것을 discouraging하는) 방식으로는

게시판의 흐름에 무언가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시도가 성공한다 해도, 그냥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 자체가 줄어들 뿐일 텐데,

게시판이라는 것의 성질상, 무언가가 "없는" 것만으로는 별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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