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되든 책이 되든 제목이 주는 뉘앙스 떄문에 쉽게 손이 안가는 작품들이 있습니다.

오!한강의 경우 뭔가 과잉된 이미지나 스토리가 연상되어 계속 손을 대지 않았었구요.

 

4권밖에 되지 않는 분량이라 용감하게 도전을 해봤습니다.

아, 이번에도 역시나 '명불허전'이라는 느낌이더군요.

 

탄탄한 스토리와 인간 심리에 대한 탁월한 묘사가 정말 일품이었습니다.

과감하게 현대사를 그려내는 대담성도 인상적이었구요. 물론 '영혼의 투톱' 김세영씨의 힘의 크겠죠.

 

 

최근에 느낀 허영만씨와 윤태호씨의 공통점은 '컴플렉스를 긍정적으로 잘 극복한 케이스'라는 지점이라고 생각해요.

'오! 한강'에서 나오는 주인공의 묘사나 '타짜'  벨제붑의 노래 에피소드를 떠올려보면 컴플렉스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을

정말 풍요롭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야후나 미생의 주인공 묘사에서도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허영만씨와 윤태호씨는 둘 다 고졸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죠. 그리고 만화가라는 일종의 천대받는 직업이란 공통점도 있구요.

보통, 사람들은 타인의 시선에 의해 작동하는 컴플렉스에서 평생 벗어나지 못한채 살아간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걸 극복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 멋있구요. 이걸 이성관에 대입해보면 섹시함의 코드가 될 수도 있겠죠.

 

예전에 '퀴즈가 좋다'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죠. 인상적이었던 참가자분이 있습니다.

직업은 원양어선 선장님이었고 학력은 고졸이었던것으로 기억합니다. 외양상으로도 '선장 필'이 아주 충만했었구요.

사람 좋은 웃음을 연신보여주던 선장님은 놀랄만한 기세로 최종 10단계까지 진출을 했었습니다.

분야를 가리지 않는 박식함은 정말 놀랍고 경쾌했습니다. 한 사람이 걸어온 경험의 힘을 느낀 순간이기도 했구요.

10단계 문제의 난이도는 항상 대단했기에 많은 참가자들이 9단계 통과후 10단계를 포기하곤 했습니다. (9단계까지의 상금도 제법 거액이었죠)

10단계에 도전하겠냐는 임성훈씨의 질문에 대한 선장님은 대답은 정말 유쾌하고 멋있었습니다.

 

"인생 뭐 있습니까. 못먹어도 Go죠"

 

결국 10단계 문제를 풀지못하고 탈락하셨지만 나쁘지 않은 엔딩이었습니다. 슬램덩크도 우승하지 못했기에 더 명작이듯이.

(저도 출연신청 3번만에 참가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참가 이유 이런거 길게 쓴다고 되는게 아니더군요. 한 줄로 승부했었습니다,)

 

조금은 다른 종류겠지만 박찬욱 감독에 대한 에피소드도 기억이 나네요.

특강에 참여한적이 있는데 질의응답 시간이었습니다. 한 참가자분이 "왜 박감독님은 폭력이나 고통에 대한 묘사를 자주 다루시나요?"

라고 질문을 하자 '대학 시절 백골단을 보고 느낀 폭력에 대한 공포의 트라우마가 이런식으로 표현되는 것 같다"라는 식의 대답을 했었습니다.

이것도 일종의 컴플렉스(트라우마)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풀어낸 케이스 같더군요.

 

이야기를 만드는 창작자에게 있어서 컴플렉스를 직시하고 긍정적으로 풀어내는 과정은 매우 중요한 코스와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취향에 따라서 싫어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이러한 작업이 유려하게 이루어진 작품들은 사람들에게 (최소한 저에게 있어선) 큰 감동을 주더군요.

당연하겠죠, 우리 모두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부분들을 가지고 살아가니깐.

 

제가 지금 당장 느끼는 중인 컴플렉스는 '난 왜 이렇게 술을 못 마시나'하는 것입니다.

330ml 맥주 한 병 마셨는데 헤롱헤롱하네요 ㅋ

 

따뜻한 밤들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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