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역시 외국생활하는 중이라 우리나라 분위기를 몰라서 그래, 하는 얘기를 들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식당 직원분이나 다른 서비스업 종사자들, 특히 여성에게 친족관계 호칭을 쓰는 게 참 이상하게 들립니다. 좋은 뜻으로, 친근감의 표현으로 쓴다는 건 알지만요. 더구나 제가 쓸 일은 없을 것 같고요. 제가 서울 살 때, 대학 다닐 때까지 거슬러올라가도 식당 가면 이모님 이모님 하던 동기 남자애들이 있었어요. 근데 게시판 글을 읽다보니 이게 상당히 보편화된 모양입니다. 예컨대 저는, 여기 케이타운의 미용실에 가서 상대방을 부르는 게 아니라 제3자로서 지칭할 땐 "__선생님" 이런 호칭을 스스럼없이 씁니다. 근데 "이모님"은 달라요. 왜 불편한가 생각해보니 (발화자가 짐작하는) 상대방 여성의 결혼 여부, 나이 등등으로 호칭이 미묘하게 달리지는 것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애초에, 남성들에 대해선 이렇게 세분화되어 있지도 않잖아요.


미국도 지역에 따라 분위기가 다르겠지만 제가 뉴욕생활 하면서  ma'am은 거의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sir는 식당이든 가게든 길거리의 모르는 사람이든 쓰긴 씁니다. 자주 들어본 적은 없어요.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 넵, 알겠슴다! 하는 식의 반 농담으로 yes, sir는 쓰고요. 식당이나 상점에서는 호칭을 별로 안 쓰는 것 같아요. 그러고보니까 우리나라랑 하나 다른 게, 식당에서 시선을 끌 땐 주로 손을 들거나 눈을 마주치거나 하니까 굳이 소리를 내어 누구를 부를 필요가 없겠군요.


제가 생각하기에 제일 애매한 건 자주 보고 인사하고 지나가는 관계입니다. 지금 생각나는 케이스가 두 개인데요. 한 분은 아파트 건물의 리셉션 직원, 다른 한 분은 회사 건물의 리셉션 직원입니다. 두 분 다 만날 때 반갑게 인사를 나눠요. 저는 인사만 하고, 앞의 분은 저를 Ms. [제 성], 뒤의 분은 young lady (-_-;;;)라고 부르십니다. 둘다 저보다 꽤 나이가 있으신 남성. 회사 건물 직원분들중 주말에 근무하는 분들은, 근황을 이야기하면서 통성명도 해서 이름도 아는 경우가 있는데 평일 근무하는 분한텐 이름을 물어볼 기회가 없었어요. 새삼스럽게 물어보기도 너무 늦었단 느낌이 들고요. 또 역으로, 두 분 다 제 이름을 알려드리고 앞으로 이렇게 불러달라고 하고 싶지만 왜그런지 부끄럽고, 자의식 과잉인 것 같고... 그래서 저는 그냥 웃고 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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