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둘째를 데려왔을 때 저는 이 아이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너무나 겁이 많고 사람도 그닥 좋아하지 않았거든요

내심 무릎고양이이길 바랬는데 전혀 아니었던 거지요

2년이 지났지만 둘째는 여전히 겁이 많고 호기심만 많을 뿐 사람을 따르지도 않습니다

성격도 이기적이라고 해야할지..

형은 동생을 핧아주는데 이녀석은 단 한번도 형을 핥아주지 않아요

그냥 형이 앉아있으면 그 앞에 앉아 머리를 들이대고 핥아주길 기다릴 뿐이지요

머리도 좋지 않아서 자기 이름외에는 잘 못 알아 듣습니다

첫째는 똘똘하고 용감하고 인내심도 많은데 전혀 그러지 못한 둘째를 보면

첫째가 비교가 되어서 처음엔 정말 잘못 데려왔나 했었어요 정붙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제가 바랬던 둘째는 이런 아이가 아니었어요

무뚝뚝한 첫째랑 다르게 발랄하고 사람도 좋아하고 이쁜 짓을 많이 했으면 했습니다

그런데 참...

정이라는 게 무서워서 어느새 밖에 나가면 가장 생각 많이 나는 둘째녀석이 되었습니다

겁이 많아서 항상 이유없이 울면서 집안을 돌아다니는 녀석인데

그런 약한 모습이 안스러워서 그런지 늘 걱정되고 보고 싶고 그렇게 되더라구요

녀석이 만일 사람이어서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났다면

저는 녀석을 좋아하지 못했을거에요

이기적이고 겁 많고 곁을 주지도 않고 머리까지 나쁜 사람을 포용할 만큼 너그러운 사람은 아니거든요

오직 고양이라서 가능한 거 같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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