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소니 밍겔라가 감독한 <리플리>를 봤어요

원작소설은 읽은 적이 없어요. 알랭 들롱이 나온 <태양은 가득히>도요.


이탈리아의 풍광도 무척 아름답고, 촬영과 편집이 재미있었어요.

연출과 음악이 고전적인 느낌을 풍기는 게 아름다웠어요.


리플리가 약간 싸이코패스같은 캐릭터라고 하던데, 이 영화에서는 전혀 아니더라구요.

열등감과 비뚤어진 성 정체성으로 괴로워하는 인물인데, 저는 이해할 수 있었어요.


동경과 시기, 질투와 좌절 같은 감정을 그려내는 맷 데이먼의 연기도 좋다고 느꼈습니다.

주위에서 살인들이 막 일어나는데도 모두 이해할만 했고 약간 동정도 가고 슬프기도 하고 그랬어요.

시간나면 원작소설을 읽으면서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 봐야겠어요.


무엇보다 저한테는 거짓말이 들킬 듯 말 듯한 장면들이 엄청난 서스펜스로 다가왔어요.

정말 가슴 쫄깃쫄깃하기로는 지금껏 본 영화 탑3에 들어갈 정도로..


생각해보면 <캐치 미 이프 유 캔>도 거짓말 이야기인데, 그 영화를 보면서는 이렇게 조마조마하지 않았어요

차이점이라면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어느정도 유쾌한 모험극이라서 어떻게는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은?

또 들키더라도 큰 곤경에 처하지 않을 것 같은.. 처하더라도 본인이 크게 좌절하지 않을 듯한 그런 느낌을 받았는데

<리플리>의 경우는 거짓말이 들키면 그에게 너무나 큰 좌절이고 망신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인 것 같아요.

<리플리>의 리플리는 너무 위태로운 인물처럼 보였거든요.


<리플리> 뿐만 아니라 다른 영화이든 드라마이든

거짓말을 했다가 들켜서 망신을 당하는 장면을 보면 채널을 돌리거나 고개를 돌리곤 합니다.

저런 장면을 보는 것이 너무너무! 민망해요. 들킬까봐 조마조마 하구요.

저 같은 분들이 안 계신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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