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쯤 전이었나, 티비에서 방영해줬던 그 케케묵은 애니메이션을 뒤늦게 정주행 하기 시작했어요.

찾아보니까 제가 본 건 96년~97년도에 방영 할 때였고, 제작한 지는 35년이나 됐네요. 그야말로 고전 작품이네요. 

 

할머니 댁 갔다오는 길에 양산을 지나가는데, 저희 엄마께서는 도시철도 증산역이 보일 때마다 항상 은하철도 999 얘길 하십니다.

증산역 디자인이 좀 캡슐? 비슷하게 생긴 게 약간 SF적인 느낌을 주기도 하거든요.

이번 설에도 또 어김없이 그 얘기가 나왔고, 이야기가 흘러흘러 근데 그 만화 결말이 어떻게 됐지? 라고 물으시는데

메텔이 기계인간이었단 거 말고는 기억 나는 게 없는 겁니다. 아니 걔는 도대체 왜 철이를 데리고 다녔더라? 이런 얼빠진 상태인 거죠.

 

애시당초 본방사수하고 비디오에 녹화해 가면서 아등바등 열심히 본 작품도 아니었으니 어쩔 수 없는 건데

지금 생각해도 꽤 철학적이고 사회비판적인 내용이 많았던 걸로 기억이 나서 "엄마 우리 이거 처음부터 한번 볼래?"

이러고 은하철도 999 정주행에 엄마를 끌어들였습니다.(티비는 엄마의 베프라서 큰 화면으로 보려면 엄마가 꼭 참여해야 함) 

엄마도 본래 애니메이션을 곧잘 보는 분이셔서 몇년 전엔 빨간머리 앤 디비디 산 걸 같이 보면서

매튜 아저씨 죽는 부분에선 둘이서 같이 질질 짜기도 했고 여튼 이번 은하철도 999 정주행도 재밌을 것 같아요. 

 

어제는 1, 2화를 봤고 앞으로 별일 없으면 매일매일 하루에 두편씩 은하철도 999를 보기로 했습니다.

총 113화니까 대략 2달 정도 걸리겠네요.

지금은 어둠의 경로로 구해서 보고 있는데, 디비디 전편이 4만원도 안하길래 이걸 지를까 말까 고민 중이에요.

또 이런 걸 사모아서 어디 놔두려고! 라며 자제하는 중입니다만 어찌 될지 모르겠습니다.  

 

*수정: 전편 4만원도 안 하는 건 국내 더빙판이고, 무삭제판(조금씩 자른 걸 모으면 8시간 분량이라는군요)은 5만원 조금 못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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