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의 (세계최고의) 개념 개발사인 CDProjekt에서 제작한 명작 성인/판타지 RPG 게임인 '위쳐2'(witcher2)가 공식 한글화 되었습니다.


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머로서 항상 안타까운 점은, 국내에서 제작된 온라인 게임을 제외하면 해외에서 만들어진 게임들이 한글화되는 일은 거의 전무하다는 점입니다.

최근 출시되는 많은 게임들은, 제작과 동시적으로, 혹은 사후적으로, 언어 사용인구도 많고, 어느 정도 패키지 게임 수요를 이끌어가고 있는 국가들을 위해서 

대게 영어를 베이스로, 중국어, 일어, 포르투갈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까지는 주요하게 '현지화'가 이루어집니다만,

이미 국내 패키지 게임 시장과 개발 모두가 사장되다시피한, 그리고 현재에도 불법복제 문제가 심각한 한국의 경우는, 거진 외국 개발사가 현지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국가/언어 중 하나입니다.

게다가, 운좋게 국내에 정식 출시되는 경우가 있다고 해도, 이미 저조한 판매량을 어느정도 리스크로 감안하고 있는 국내 유통사들 역시, 딱히 '한글화'를 위한 비용을 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고로,

패키지 게임이라고 부르는, 대게의 PC용 상업용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은 한글로 된 게임을 찾기가 상당히 어렵지요.


그래서 그에 대안 대안적 움직임으로 최근 많아진 것이, 유저 한글화입니다. 게임의 유저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게임을 한글화하는 것이지요.

국내에 정식으로 유통되지 않는 영화나 만화책을 번역하는 것과 비슷한 행위라고 보시면 됩니다.

다만 게임의 경우 게임의 로케일 파일이나, 런쳐 등을 만져야하고, 가끔씩은 크랙이나 타국의 언어패치를 건드리는 등의 소프트웨어적 조작과,

적은 분량이라면 다행이지만, 길게는 100여시간의 플레이타임에 수반하는 수만, 수십만 줄의 대사와 문장을 번역해야하기 때문에...

그다지 쉬운 일은 아니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글화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여야하고, 길게는 수 개월의 번역/제작기간과 더불어, 사후적으로 계속 버그 및 개선 패치와 감수를 해야하는 일이 필요하기에..

많은 경우 중도에 포기되거나, 불화로 깨어지거나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 (자발적임에도 불구하고) 게이머들의 원성을 사기도 하구요..


그래서 성공적으로 한글화된 경우를 보면, 게이머들 입장에서는 굉장히 의미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엄청 고맙기도 하고, 감동적이기도 하지요.

다만, 한글화가 되었다고 해도, 결론적으로 이미 저작권이 있는 특정 게임의 파일을 변조해서 무단으로 복제/배포한 것이기에, 수익 활동도 안되고,

제작사나 유통사에게 적발될 시에는 법적 분쟁이나, 힘들게 만든 한글화를 폐기해야하는 위험에도 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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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언급한 위쳐2의 공식 한글화 사실이 기쁜 이유는, 1년 전 즈음에 완료되었던 위쳐2라는 게임에 대한 한글화를,

폴란드의 위쳐2 제작사인 CDprojekt가 이번에 공식적으로 인정하였으며, 해당 패치를 정식적으로 배포하여, 스팀과 같은 다양한 게임 판매 플랫폼에서 위쳐2를 구매할 시,

자동으로, 정식으로 (국적, 위치가 한국으로 등록되어 있다면) 한글로 된 위쳐2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물론 따지고 보면, 해외의 유저들이 비공식적으로 만들어준 콘텐츠를 무료로 수용해서, 뿌리는 것이 무엇이 대단하냐! 라는 말도 나올 수 있지만,

사실 이런 전례가 굉장히 드물었거든요. 대다수의 해외 제작사,유통사들은 '당신들이 뭘 했던 관심없고, 일단 우리 게임을 변조하고, 패치를 배포했으니 용납 못하겠다!' 라는 반응을 보이거나,

운이 좋을 경우 그저 '방관' 정도에 그쳤습니다. 다만 제작사 주도로 게임에 대한 정식 패치가 이루어져서, 기존 한글패치를 적용할 경우 오류가 생겨도 딱히 방법이 없었지요.


다만, 세계적으로 개념있는, 유저들에게 호의적인 개발사로 명성 높았던 CDprojekt의 경우, 이번 패치를 적극적으로 수용해주어서 (좀 기간이 걸리긴 했지만),

자발적으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한글화를 했던 유저들의 이름이 정식적으로 게임의 크레딧에 올라가는 감동적인 일이 성사된 것입니다.

또한 어쩌면, 위쳐1에 대한 유저 '일어화'를 통해 위쳐2에서는 출시 당시부터 제작사에서 공식적으로 일본 현지화를 해준 결실을 얻은 적이 있기에,

위쳐2의 후속작인 위쳐3가 후에 출시될 경우, 한글화나, 혹은 직접적인 현지화까지는 못미쳐도 유저 한글화를 위한 기술적/법적 지원은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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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게임 산업이나 국내 시장을 바라보다보면, 희망보다는 실망이 더 많아 슬플 때가 있습니다.

한국의 대외 위상이니 한류니 뭐니 해도, 따지고 보면, 대부분의 문화 시장에서 외국산 콘텐츠가 바라보는 한국어나, 한국이라는 시장은 관심 밖일 때가 많기 때문이지요.

특히 그나마 정식적으로 번역과 현지화, 마케팅이 이루어지는 출판, 음악, 영화 등과는 달리,

게임 시장은 그야말로 '전멸'한 상황입니다. 

아무도 한국을 신경쓰지 않고, 한국 정부도 딱히 관심 두지 않으며, 관련 기업들은 이미 사라지거나 철수한지 오래입니다.

그나마 한국에 남아있는 외국 퍼블리셔인 EA도 최근에는 사실상 골라서만 한글화를 시도하고, 그 외의 게임의 경우는 공식 한글화 자체가 기적인 상황입니다.


그러니, 유저 스스로가 영어를 잘하는 것이 아니라면, 게임의 스토리를 이해하는 것을 포기하거나, 언제 이루어질지 모르는 유저 한글화를 기다려야 하는 것이..

지금의 한국 PC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의 현실이라고 하면 현실입니다. 


...


다만 최근에 위쳐2 사례를 통해 유저 한글화가 외국 개발사에게 정식으로 인정받는 사례도 등장했고,

한필드와 같은 전문적인 한글화 팀의 등장..(언젠가의 영화 한글릴 그룹이었던 WAF와 비슷하다고 보면 될까요..)

또한 스팀과 같은 플랫폼을 통해 어느정도 국내 PC게임시장에서도 불법복제가 아닌 정식적인 수요가 조금씩 살아난다는 점을 볼 때,

아직 불씨는 완전히 꺼지지 않았구나- 하고 작은 희망을 가져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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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게임바낭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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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쳐3의 공개된 스크린 샷입니다.

개념개발사의 게임인만큼, 이번에도 좋게좋게 상업적으로 잘 성공했으면 하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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