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릴 때부터 늘 뭔가 오싹하던 순간이 있었어요.

엄마는 어떻게 안거지?

엄마는 내가 텔레비젼 밑 돼지저금통 속에서 5백원 짜리만 꺼낸 간걸 어떻게 알았지?

학원 간다고 뻥치고 오락실에서 죽 친걸 어떻게 안거지 대체??

 

어른이 되서도 하나도 달라진게 없네요.

저희 엄마는 어떻게 아셨을까요?

제가 남편하고 싸웠단걸 하하

 

엄마가 그러십니다. 결혼해서 몇년동안 성격 맞추는게 결혼생활 중 제일 힘들다고요.

이제 3년 넘었는데, 아직도 안맞춰 진건가!? 갑자기 허무해 집니다.

여러분 연애,결혼 퀘스트 완료 했다고 게임 끝난거 아니네요!

아직 먼 느낌입니다.

그래도 옛말이 정말 맞다고 엄마말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기긴 생깁니다.

 

대부분의 인간관계가 그렇듯, 결혼해서 배우자에게도 뭔가 맘에 드는 부분이 있고 더럽게 싫은 부분이 있기 마련이지요.

근데 엄마 말씀이 니가 어떻게 해서든 고치려고 노력해도 안되는 건 안되는 거라고, 고치려고 들지말고 그냥 받아들이고 거기에 니 마음가짐을 맞추는 게 오히려 같이 잘 사는 길이랍니다.

이게 참...말이 쉽지 마음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워요.

왜??

왜 좀 바뀌면 안되나?? 라는 마음이 고개를 들기 시작하면 이미 거기서 부터 글러먹은 거잖아요.

관대해지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징징대면 그래도 엄마는 그래요. 그것도 니 복이다......아핡!!! 이런 비수가 있나?

제가 선택한 사람이거든요. 그런거 알고 결혼한것도 저...누가 결혼하라고 등떠민 사람 하나도 없더라구요.

어휴 미치겠습니다. 이번에도 엄마 말이 맞거든요.

 

여러분도 왠만하면 엄마말씀 들으세요 ㅎㅎㅎㅎㅎ아이고..

 

 

 

2.

 

오늘은 오랜만에 딸램 사진을 좀 올려봐야 겠다 마음을 먹어서 바낭을 좀 합니다.

20개월이라고 사진 올린게 마지막이던데, 그 동안 참 많이 컸습니다.

설이 좀 지났긴 하지만 그래도 애정이 깊은 듀게 이모, 삼촌들에게 세배도 안하고 넘어가긴 너무 야박한거 같아서..ㅎㅎ

 

 

 

 

28개월차 인사드립니다 (_ _)

전과는 많이 달라진게 이제 완연히 '계집아이' 티가 납니다.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했는데 설에 한복을 입히래서

자다 일어나 붕뜬 머리로 돌쟁이때 사준 한복을 차려 입었습니다.

 

 

 

 

설이 되서 한껏 치장하고 이모할무니에게 세배도 하러 갔고요.

 

 

 

 

왜 우냐면...;; 이전 사진에 보니까 옆에 남자아이가 이마에 뽀뽀를 해줬드라구요.

그..근데 왜 울어. 그게 기분이 나빴을까요?

아무튼 대단한 표정입니다. 저도 모르게 빵 터졌어요...미안..

 

 

 

 

듀게 이모 삼촌분들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jpg

표정이 구린 것 같지만 그건 아마 기분 탓일 거에요.......

 

 

3.

 

이제 아이를 두고 일하러 나가야 될 날이 멀지 않았네요.

듀게분들 조언 덕분에 저는 B사에 취직하였습니다. 꾸벅꾸벅.

그런데 오늘 또 어린이집에 저녁반까지 맡기겠다고 상담하러 갔는데 왜 그렇게 울컥하던지...

저 왔다고 집에 같이 가자고 천진하게 상담실로 쳐들오는 아이 얼굴을 보는 순간 눈물이 날 것 같아서 괜실히 크게 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아이는 씩씩하게 잘 지내던데, 왜 제가 분리불안이 온 걸까요?

2년동안 제 손, 남편 손 말고는 단 하루도 남한테 맡겨 본 적이 없는 애인지라...ㅠㅠ

아기들은 3살 전후면 분리불안 극복 한다던데, 영화속 사라 제시카 파커 말대로 (영화 I don't know how she does it) 어른에겐 분리불안 극복의 시기란 없는 모양입니다.

저 없는 곳에서 먹고 자고 손씻고 양치한다고 생각하면 애잔해서 미칠 것 같습니다.

앞으로 몇달간 이러고 결국 극복 되겠지요? ㅠㅠ

듀게의 워킹맘 여러분들 저에게 용기를!!! 흑흑...

 

 

4.

 

C모님이 화제인데, 제 글에도 콜로세움을 자주 세웠던 분이시라 저도 좀 각별한 분이에요.

그냥...한 말씀 드리자면 누구도 걍 길거리에서 눈맞아 갑자기 연애 시작하지 않아요.

다 뒷구녕으로 님 모르게 노력합니다 ㅎㅎㅎ

 

저만해도 남편을 본 순간부터 어떻게 하면 저 인간에게 나란 존재를 각인시킬까 고민하다가...공용 컴퓨터를 해킹(?)하여 마침내 그의 Wow 아이디와 서버를 알아내서 '/귓속말'을 시전하여 관계를 시작했는 걸요...

저의 노력에 화답하기 위해 남편은 제가 키우던 사냥꾼의 궁극의 에픽을 얻어주겠다는 일념 하나로 밤마다 여명의 설원에서 용들을 수십, 수백마리를 죽였다고요...그놈의 힘줄이 뭐라고! (아시는 분들은 아시죠?)

 

이렇게 오고가는 노력속에 싹트는게 애정이고 그로인해 연애의 꽃이 피는 것입니다.

그 무엇도 그냥(?) 얻어지는 것은 없어요.

누가 얼음을 깨고 뛰어들 것인지, 결국 그렇게 한 사람만이 연애 할 수 있는 거 같아요.

물론 앞뒤 안보고 자기 자신을 던지고 싶은 상대를 먼저 발견해야 되겠지요.

이런 마음 자체가 매직 아니것습니까???? 핡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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