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겨울, 바람이 분다> 4회 본방송을 포기하면서까지 어젯밤에 보고 왔어요.

영화는 지난주 목요일에 개봉했는데, 내내 바빠서 어제 마지막 상영회차를 관람할 수 밖에 없었거든요.

저희 동네 CGV에서는 개봉 첫날부터 극장의 가장 작은 관에서 교차상영(하루에 3번)에다가 썩 좋지 않은 시간대에 배치되어 있어 선택의 폭이 너무 좁았어요.

어쩌면 상영을 했다는 데 의의를 둬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이 영화에 관심이 생긴 건 듀게에 올라온 게시글이 시초였고 이후 스포가 포함되지 않은 후기글을 읽으면서 기대감은 한층 올라갔죠.

'지루하다, 기대했던 것보다 별로다.'라는 평도 간간이 보였으나 그 평들을 뛰어넘을 만큼 제 기대가 너무 컸어요. 개봉일만 하루하루 손꼽아 기다렸거든요.

한 줄 관람평은 '보고 또 보고 싶다, 어서 DVD가 출시되어 소장하고 싶구나!' 정도.

 

속사포같은 대사는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저는 마음에 들었어요.
영화나 소설에서 주인공이 따박따박 따지는 장면을 꽤 좋아하거든요.

티파니가 팻에게 대신 전해준 편지(from.니키)를 실제로 쓴 사람이 티파니라는 건 곧바로 알아챌 수 있을만큼, 스토리가 단순하고 진부하기도 하지만

주인공은 물론이고 주변인물마저 완벽히 살아있는 캐릭터와 감독의 연출 덕분에 뻔한 이야기인데도 지루하지 않았어요.

등장인물의 감정선은 우리나라와 별다를 거 없구나 싶었고요.

 

티파니의 새침한 듯 당당한 표정과 팻의 우물쭈물 망설이며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귀여워서 눈을 못 떼고 푹 빠져서 봤어요.

19금 영화에 자주 나오는 그 흔한 배드씬 한 컷 없었지만, 그래서 더 좋았고 이 정도면 엔딩도 깔끔하네요.

브래들리 쿠퍼는 시커먼 거적때기(그의 아버지 표현으로는 쓰레기봉투)를 걸치고 나오는데도 멋있더군요.

그런데 브래들리 쿠퍼랑 휴잭맨이랑 이미지가 비슷한 거 같지 않아요? 수염 때문인가; 제 눈에는 두 사람의 이목구비는 분명히 다른데 비슷하게 느껴져요.

저랑 너댓살 차이가 날 줄로만 알았는데 프로필 찾아보고 75년생이라서 놀랐고,

필모그래피 살펴보니 <A-특공대>에도 출연했다는데 그 영화 재밌게 봤음에도 무슨 역으로 나온 건지 전혀 떠오르지 않아서 당황스러웠어요.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에서는 조금 느끼했었는데, 이번 캐릭터는 훨씬 산뜻해요. 짧은 머리도 잘 어울리고요.

제니퍼 로렌스는 누구든 반하지 않을 수가 없겠어요. 마음을 있는 그대로 내보이며 다가가면서 할말은 다 하고야마는 캐릭터의 매력은 물론이고 몸매가 참 예뻐요.

가느다란 허리가 어찌나 부럽던지요! 덕분에 다이어트 해야겠다는 생각을 내내 했어요.

그런데 자막에서 '조용해요'라는 문구가 몇 번 나올 때마다 의아하더라고요.
상대에게 조용히 좀 하라고 말하는 상황인데 자막은 '조용해요.'라고 표기되어 있었거든요.
'조용해요'는 지금 현재 상황이 조용하다는 것을 서술하는 거고 조용히 해 달라고 하는 부탁하려면 '조용히 해요'가 되어야 하지 않나요?
한 번 정도면 오타로 넘기겠지만 기억으로는 두 번 이상 그렇게 표기된 거 같아요. 별거 아니지만 괜히 신경이 쓰였달까요.

 

아무튼 반반으로 평이 갈리는 와중에 저는 지루함을 느낄 새도 없이 장면장면 무척이나 재밌게 봐서 오늘 또 보러 가려고 했더니 벌써 막을 내렸군요.
현재 상영중인 극장은 열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고 제가 사는 지역에서는 상영하는 곳이 한 군데도 없어서 이제 다시는 볼 수가 없어 아쉬워요. ㅜㅠ
어서 DVD가 출시되길 바라며, 그동안 원작을 읽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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