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상암cgv에서 신세계를 보고 왔습니다.

어쩌다 보니 상암구장은 처음 가봤는데 주변 녹화사업이 잘 되어 있더라구요 

그 주변에 살면 산책할 공원도 있고 해서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영화는 그럭저럭 재미있었습니다. 영화를 본 직후 듀게를 비롯한 몇몇 켜뮤니티를 돌아다니며 반응들을 살펴보았는데,

저 역시도 비슷한 감상이었더군요.


1. 제목이 참 구립니다.

신세계라니, 암만 열심히 생각해봐도 유통계의 대기업 신세계 백화점 말고는 잘 생각이 안나더군요. 제목을 좀 더 세련되게 뽑을 수 없었을까 참 아쉬운 부분입니다. 

이 영화가 3부작이라니 다음 영화에는 부디 신세계라는 제목을 쓰지 않기를 바랍니다.


2. 무간도가 민망할 정도로 떠오릅니다.

해당 장르가 이런 이야기를 만들 수밖에 없다지만 사실 이건 뭐 무간도 이야기를 대놓고 쓰니 제가 다 민망할 정도였습니다. 

무간도의 한국적 변용이라고 말한다지만, 사실 한국사회에서 경찰이 조폭에 잡입할 필요도 못느끼고, 필요하더라도 그런 위험을 무릅쓰기 싫겠죠

사실 이런 느와르 영화에서 현실성 문제를 제기한다는게 의미없긴 하지만 그래도 영화 신세계를 무간도의 한국적 변용이라고 이야기한다면 전 실패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차라리 한국은 경찰이 내부 스파이 역할을 하며 정보를 팔아넘기는 것이 훨씬 익숙하죠. 그게 자연스럽고요. 

큰 사찰에서 조폭 장례식을 치룬다는 설정도 해당 장르에선 매우 익숙한 장면이지요.

우리나라 조폭들 장례식은 아산병원, 세브란스 병원에서 치루더라구요;; 


3. 송지효를 왜 죽게 내버려 두었을까.

최민식이 송지효가 죽게 왜 내버려두었나에 대한 설명이 많이 안되었던 것 같습니다. 

둘의 관계가 매우 깊은 스승과 제자 관계였다는 암시가 있었는데 그렇게 쉽게 포기하는 최민식과, 자기를 포기할 것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어보이는 송지효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습니다. 

둘의 관계가 편집되었거나 다음 시리즈에서 이어나갈 것 같지만 큰 기대는 안되는군요.


4. 엘리베이터씬

엘리베이터씬을 좀 더 스타일리쉬하게 찍었다면 정말 괜찮은 씬 하나 나왔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촬영구도도 그렇고 아쉬웠습니다. 그 좁은 공간에서 피튀기는 잔인한 칼부림을 

좀 더 잘 표현했다면 좋았을텐데 말이죠.


5. 연기자들

황정민의 연기는 정말 좋았습니다. 욕을 참 맛깔나게 하더군요. 학교 다니다보면 욕을 찰지게 잘 하는 친구들이 꼭 하나씩 있기 마련인데, 황정민의 연기도 현실감 있게 참 좋았습니다.

최민식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형사 연기를 잘 펼쳐 주었습니다. 최민식 특유의 불타오르는 연기가 아니라 한 템포 늦추고 한 옥타브 낮춘 연기도 일품이었습니다. 

박성웅의 연기도 좋았습니다. 세력다툼에서 밀려나 한을 품은 비열한 3인자의 모습을 잘 보여주었어요. 면회실에서 황정민을 응시하는 매운 눈매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이정재의 연기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뭔가 자신의 억울함을 표현하는 장면에서 그다지 별로 안억울해하는거 같아서 아쉬웠습니다. 최민식에게 또다시 이용당하는 자신의 상황이 매우

억울할만한대도 별로 그 울분이 터져나오지 않았습니다. 이정재에게도 최민식과 같은 폭발하는 에너지를 기대하는게 좀 무리였으려나요. 최소한 냉기가 서린 서늘함을 보여줬으면 좋았겠는데 말이죠. 

대부시리즈의 마이클 콜리오네 이미지를 매우 많이차용한 것 같아 보이던데, 알파치노가 냉혹한 보스 연기를 잘 보여준것에 비하면 이정재의 연기는 그에 미치지 못해 좀 아쉬웠습니다. 


6. 총평

신세계 전체적으로 아쉬움은 많이 남는 작품이었지만 그래도 시간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고 즐겁게 볼 수 있었던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관객수 최종 스코어는 잘 모르겠어요. 저번 영화 베를린 감상기를 썼을 땐 제가 500만정도 볼 거라고 썼는데 오늘 기사를 보니 베를린 이번주에 700만 넘을 거라고 하더군요;;

그냥 무턱대고 찍어보면 신세계 400만정도 동원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674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249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4865
57600 (바낭) 글 쓸때 홑따옴표 많이 쓰시나요? [10] 나는클리셰다 2013.02.26 2065
57599 이경규의 꽤 괜찮은 주례사 - 서로 소 닭 보듯이 살아라 [4] soboo 2013.02.26 4973
57598 잡생각) 사람을 기관명 + 장 으로 부르는 규칙 [2] DH 2013.02.26 1567
57597 김구라의 썰전 2회 주제는... [5] 자본주의의돼지 2013.02.26 3521
57596 투르게네프 - 첫사랑 [5] catgotmy 2013.02.26 1662
57595 제니퍼 로렌스 상 준 사람 [8] 가끔영화 2013.02.26 3257
57594 [개님 바낭] 봄이 오기 전의 개님 [10] fysas 2013.02.26 2347
57593 [13] 에아렌딜 2013.02.26 2205
57592 힐링캠프 [6] 화려한해리포터™ 2013.02.26 3227
57591 이거 사실인가요? -라이프 오브 파이- [19] 지명 2013.02.26 7662
57590 (초스압) 그녀들의 화보 [11] 자본주의의돼지 2013.02.26 5658
» [영화]신세계를 보고(스포유) [1] 과학혁명의구조 2013.02.26 2158
57588 분노의 바낭 [2] 12345678 2013.02.26 1422
57587 인터파크 티키회원있으시면 쪽지 plz^^~ bytheway 2013.02.26 1258
57586 이분이 돌아가셨든가 하는 배우 [1] 가끔영화 2013.02.26 1734
57585 공공장소에서의 모유수유 [20] 스위트블랙 2013.02.26 5284
57584 트랜스포머 더 무비(1986)[애니] [17] catgotmy 2013.02.26 1716
57583 [바낭] 틴탑 신곡 '긴 생머리 그녀' 뮤직비디오 [6] 로이배티 2013.02.26 2210
57582 다이어트-48일째 [12] 은빛비 2013.02.26 1085
57581 게임매거진과 GM코믹스 [16] 자본주의의돼지 2013.02.26 240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