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박찬욱 영화를 싫어하거나 의심?하는 사람들은 두 종류로 나뉜다고 생각합니다. 전자는 그냥 킬링타임용이나 아무튼 캐쥬얼한 영화만 좋아하는 경우. 뭐 이건 구지 더 말할 필요

 도 없구요 후자는 너무 그림에만 치중하고 알맹이가 빈 거 아니냐고 보는 사람들이죠. 이 사람들은 대체로 박찬욱의 정점은 복수는 나의것이고 올드보이까지는 봐줄만한데 그담부턴 계속  내리막이라는 거의 공통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더라구요.... 저는 후자의 의견을 상당히 존중합니다만. (수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것은 분명히 이유가 있거덩요) 애초에 저는 영화  를 보는 제1의 기준이 그림...그림..그림............그리고 그림과 소리. 이거거덩요..... 그래서 저에게는 스탠리큐브릭과 브라이언 드 팔마와 애드리안 라인이 동급의 명감독입니다..ㅋㅋㅋ

 

 그리고 스토커. 첫 장면부터 완전히 뻑이 갔습니다. 보면서 허걱소리가 나왔어요. 첫 장면부터 아니 첫 그림부터 임팩트가 똬앆! 인디아가 보안관을 찌르고 난후 도로위를 걷는 모습. 그리고 펄럭이는 치마를 아래에서 잡은 그림. 이걸 시작으로 해서....보는 내내 낮은 탄성으로 우와 씨x  존x 쩐다..죽인다....아름답다.... 얼마나 많은 감탄을 했는지 모르겠어요. 별 사건도 없는

몇몇 시퀀스에선 진짜 오금이 저리게 몰입하게 되고... 박쥐때도 느꼈는데 카메라의 뱀같은 움직임이 아주 질질질 싸게 만듭니다. 샤워씬,피아노배틀?씬,침대위에 정렬한 신발장면,알수없는 인디아의 침대위 체조동작과 나중에 그 피가 어디서 왔는지 알게되는 어린 찰리의 체조동작은 보는순간에 몸이 얼어붙는거 같았어요. 


 가장 중요한건 다 제쳐두고 캐스팅이 너무 좋았어요. 미아....어쩌구스키양..... 진짜 죽여주더군요. 저는 첨 보자마자 크리스탈이 생각났는데 목소리도 비슷한거 같더군요. 입술위의 점도 그렇고 너무너무너무너무나 매혹적입니다. 그리고 옷들이 다 너무 이쁩니다. 특히 신발!!!!!! 정말 이쁩니다. 정영음에 10년전에 박찬욱감독이 나와서 배우에게 첫번째는 무조건 용모다....라는 이야기를 했던게 기억나는데...역시 피사체로서의 배우. 박감독의 철학에 딱 맞는 캐스팅이 아니었나 싶어요. 딱 맞는 캐스팅이면...캐릭터에 딱 맞는 외모와 분위기의 배우라면...구지

연기가 어쩌고 할 필요가 있나요.... 


 수많은 영화의 이미지들이 떠올라요. 일단 망아지처럼 정원을 뛰어다니는 미아의 모습은 왠지 행잉록의 소풍이 떠오르고.... 장례식장에서 불청객처럼 등장하는 찰리는 로버트알트만 플레이어가 생각나고..... 드팔마적인 느낌은 도처에 깔려있고....아 그리고 블루벨벳의 느낌도 많이 나더군요.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인상적인건 이렇게 저렴한 이야기를 이렇게 비싼 포장지에 뻔뻔스럽게 담아내는 호연지기! 그런 어처구니가 주는 통쾌함이랄까.... 기괴함이랄까.... 점잔빼고 고풍스럽고 우아하며 어두운 스릴러인척 하다가 갈수록 말도안되는 이야기로 가더니 

점점 이야기의 진실에 접근할수록 드러나는 어처구니없는 설정. 각본이 나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저는 반대로 가능성이 많은 각본이지 않나 싶어요. 아마 박찬욱감독도 요놈잡았다!

이런생각 아니었을까 싶구요... 물론 후진 감독이 했으면 정말 저렴한 영화가 나올수도 있었겠죠.


 보고나서 드는 엉뚱한 망상.... 이제 각성한 인디아 스토커는 뉴욕으로 가겠죠? 이제 곧 연필살인마로 뉴욕은 공포에 떨겠죠? 제이슨이 뉴욕으로 온 것처럼. 스토커2 스토커뉴욕가다!두둥!

 감독은 존 카펜터 밀고싶습니다. 아니면 스토커 비기닝.... 스토커 가문의 살인본능의 기원을 찾아가는 이야기..... 


 연필들고있는 인디아 스토커 피규어 나와도 될 거 같아요. 박감독에겐 미안하지만 인디아 스토커는 한 편의 영화로 사라지기엔 너무나 아까운 캐릭터입니다. 하앍하앍.....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763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618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6269
115468 서울대, 他大출신 대학원생 금지 커뮤니티 논란 [21] 잉여라도됐으면 2014.06.20 4316
115467 (아시아나 항공 사고 기사펌) 미국 한 언론이... "한국 문화가 사고 원인".. [13] 2013.07.11 4316
115466 드렉퀸 놀이를 전라도 차별하고 연결지어 풀어내는 논리는 또 어떻게 해야 하나... [54] Warlord 2013.06.11 4316
115465 [시선집중] 모두가 윤창중으로 웅성할때 GM 회장이 박근혜한테... [2] 가라 2013.05.10 4316
115464 파울로 코엘료와 함께하는 영어교실 [11] 생선까스 2013.02.12 4316
115463 결혼 비용에 관한 몇가지 의문 [69] 知泉 2012.08.07 4316
115462 나꼼수, 딴지 총수 김어준의 중학교때 교지 기고詩 [10] 무비스타 2011.11.09 4316
115461 진중권 형님 돌아오세요~~(헉 돌아왔다 왔어!) [23] Hollow 2011.10.17 4316
115460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희롱 [29] amenic 2011.04.20 4316
115459 소셜 네트워크 보고 왜 싸이월드는 페이스북만큼 크지 못했냐... [31] 자두맛사탕 2011.03.25 4316
115458 전기장판 그렇게 전기요금을 많이 잡아먹지 않네요. [9] 스위트블랙 2010.12.23 4316
115457 [듀나인] 원폭 맞은 이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는 왜 도시폐쇄를 하지 않은 걸까요? [8] 카라코람 2010.09.15 4316
115456 블로그를 양도해 달라는 쪽지를 받았는데 이게 뭔지 모르겠어요. [10] amenic 2014.08.11 4315
115455 명량 봤는데 디워이후 이런 영화는 처음이네요. [7] 루아™ 2014.08.05 4315
115454 배우 주원의 이중성 [3] 메피스토 2013.10.12 4315
» 스토커 투떰즈업!!!!!!(나는 어쩔수 없는 박빠인가바.....스포많음) [8] 디나 2013.03.02 4315
115452 안철수는 진보의 이명박입니다. [14] buendia 2012.04.16 4315
115451 키스 후에 잘했냐고 물어보면 뭐라고 답하나요/ 올해 주목할 ... [32] loving_rabbit 2010.12.04 4315
115450 혼자 여행을 계획하니 숙소때문에 머리가 터질 것 같습니다. [18] 토토랑 2010.08.05 4315
115449 주공 아파트 2층 엘리터이터 작동 안하는 경우도 있나요? [7] May 2010.06.14 431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