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커' 재밌어요 (스포도 있어요)

2013.03.03 21:23

Angie 조회 수:2424



이미 많이 이야기되었듯이 대사가 좀 매끄럽지 못한 감은 좀 있더라구요.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이야기에 미친 기운이 흐르기 시작하니 눈을 떼지 못했어요.

8,90년대 일본 애니메이션 중에 이런 분위기가 많았던 것 같아요. 좀 위악적이고 불편하지만 강렬한 이미지의 힘으로 시선을 묶어두는..

인디아가 꼭 격투 미소녀 애니메이션의 주인공 같더라구요. 연필도 휘두르고 총도 쏘고 필요하면 가위도..그런 면에서 훌륭한 오락영화이기도 합니다.


저도 청소년기에 연상의 어른 남성에게 매혹되면서도 동시에 혐오감 내지는 죄책감을 느낀 일이 있어서 그런지

찰리 삼촌과 인디아 사이에 묘한 긴장이 흐르는 장면이 나오면 저도 숨이 막히고 얼굴이 찌푸려졌어요. 불쾌하진 않았고 그냥 재밌는 영화적 체험 중 하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비슷한 경험이 있는 (이런 경험 없는 여성분들은 별로 없겠지만) 여성 관객들이라면 마지막에 인디아가 삼촌의 머리를 날려버릴 때 속이 후련하겠어요.


이야기 자체는 알맹이가 없다손 치더라도 때깔 고운 장면들이 끊임없이 눈을 간지럽히는 체험을 한 것만으로도 재밌다고 할만한 영화였습니다.

제 글도 별 알맹이가 없군요^^; 아무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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