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3.22 10:13
빚 지운다고 해서 나쁜 의미는 아니고요.
그냥 말버릇일 수도, 진심일 수도, 허세일 수도 있지만.. 가끔 누군가에게 인사나 문의를 했을 때 답을 하면서 "내가 도와줄 거 있으면 연락해라."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사실 제가 문의했던 사안 자체는 그 분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받아야 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일이었습니다만. 여하간 평소 매우 소심하게 생활하는 저로서는 꽤 자신있게 저렇게 나한테 부탁할 거 있으면 언제든지 하라고 말할 수 있는 패기는 부럽더군요. 실제 부탁했을 때는 못들어줄 수도 있겠지만요.
여튼 말이라도 저렇게 해주면 기분은 좋고 뭐 부탁 한 것도 없는데 빚진 것같은 기분이 들긴 하더군요. 괜찮은데? 했지만 여전히 소심하고 부탁하라고 했다가 못들어주면 두 배로 미안해질까봐 걱정되서 저런 말은 앞으로도 못할 것 같아요.
p.s. 전에 정말 오랜만에, 그 분 입장에서는 매우 뜻밖으로, 어떤 분께 연락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나름 잘 나간다는 분이었어요. 제가 누군지 인식시키는데 시간이 좀 걸렸고 --;; 그냥 안부 인사나 하고 끊었는데, 제 신원을 확인하자마자 "무슨 일 있어?" 부터 물으시고(이건 사실 자연스럽죠. 연락 없던 놈이 연락했으니), 안부만 묻고 끊는데 마지막엔 알아서 "뭐 부탁할 거 있으면 전화하고" 하는걸 봐서는 잘 나가는 위치에 올라가면 뭔가 부탁을 정말 많이 받긴 하나봅니다.
실제로 도움을 주는 과정에서 내가 도움을 얻는 경우도 많아요.
일종의 중개상이죠. 이런 아이템되는 업체 아시면 도와주세요. 라고 부탁을 받으면..
그런 아이템되는 업체에. 내가 생색내는 것 비슷하게 되는 경우도 있거든요.
뭐. 이게 내 돈 빌려주는 일이 아니라. 일관계라는게. 이러면서. 결과적으로 좋아지니까.
부탁을 받는게. 꼭 나쁜 일은 아니예요. 좀 비상식적인 부탁이 아니면요. (ex, 보험. 다단계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