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3.24 20:03
지저분하고 어지러운 방에 대한 짧은 스틸 컷들로 영화가 시작합니다. 빈 술병을 진열한 듯한 식탁과 바닥부터 쌓아올려진 여러 개의 책 탑, 그리고 이것 저것으로 더러운 바닥 사이의 침대가 그 침대 위에 팬티차림을 한 남자를 표명합니다. 시계가 울리자 남자는 거치적거리다 일어나 작고 먼지가 낀 커피포트에 물을 끓입니다. 그리고 여자, 일어나서 고양이에게 물을 주고 밥을 줍니다. 방은 깨끗하고 잘 정돈되어 있습니다. 여자는 어딘가로 나서는데 계단을 오르며 처음으로 돈을 줍고, 정거장에 가자 마자 버스가 바로 와 버스 의자에 앉아 뭔가 하루가 잘 된다며 신바람이 납니다. 남자는 커피와 다 떨어져 바닥을 들어낸 우유, 그리고 술을 섞어 괴식을 합니다. 그리고, 남자와 여자 둘 다 그 날이 자신의 애인들과 헤어진 날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후는 연애를 하다 깨졌을 때 흔히 나타나는 감상적인 행동들이 나열됩니다. 컴퓨터에 저장된 애인의 사진을 지울까 말까 바라본다던가, 남자/여자친구의 전화번호를 바라보며 전화를 걸까 말까 고민한다거나, 달콤한 케익을 사서 맥주와 함께 마시다 감정이 복받쳐 크게 울진 못하고 통곡이 나오려는 자기 입에다가 케익을 밀어넣는다거나, 거의 반 팬티 차림으로 바깥에서 술을 잔뜩 사온다던가 하는 씬들이 번갈아 나오다가 화면이 양쪽으로 갈려서 동시에 나오기 시작합니다. 서로 번갈아 보여줄 때 화면으로 다 설명이 되어 굳이 필요 없었을 그들의 심경에 대한 나레이션이 나옵니다. 그렇게 고통이 지나갑니다.
양 편으로 갈린 화면이 지속되는데, 이제 둘다 마음을 추스리고 제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합니다. 남자는 덥수룩한 머리를 자르고 면도를 하고 집을 조금씩 정리를 하며, 여자는 사왔던 케익 위에 촛불 하나를 꽂고 무언가를 축하합니다. 그리고 남자와 여자 둘 다 새벽녘의 산을 오르는 것이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보여지는데, 카메라의 구도와 장소가 같아서 여자와 남자가 가까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남자가 약숫물을 마시고 나머지를 옆으로 버렸다가 여자가 그 물을 맞고 거기에 대해 남자가 사과합니다. 그 후 남자가 여자를 부르자 화면은 하나로 합해집니다. 남자와 여자는 약수터 이후 카페 같은 곳에서 음료를 마시며 서로 교감을 나눕니다. (저는 남자와 여자가 서로 헤어진 사이인지 알았기 때문에 이 장면에서 놀랐습니다. 남자의 전여친 사진도 나왔는데 신경쓰지 않았나 봅니다)
그 다음, 몇몇 사람들에게 헤어진 다음에 어땠는지, 그리고 어떻게 극복했는지 물어본 인터뷰에 대해 나오고, 헤어지고 가장 하지 말아야 할 일에 대해서도 물어봅니다. 약 10명에서 14명 정도 되는 사람들의 인터뷰가 번갈아 나온 후 이야기는 남자와 여자가 전애인과 헤어졌던 장면을 교차로 보여줍니다. 그리고 다시 화면은 이중으로 갈리어 남자와 여자의 달라진 일상을 아침부터 따라갑니다. (이는 영화의 가장 처음과 대비됩니다) 아침에 준비해서 집을 나서는데 여자는 처음에 기분 좋았던 하루와 달리 버스를 놓치고 아쉬워합니다. 그러나, 뒤에 남자가 정류장으로 오는 것을 보고 즐거워합니다. 화면이 합해지며, 여자가 남자의 얼굴 한 쪽에 뭔가 묻었다는 걸 보이기 위해 자기 볼 한편을 손가락으로 가르키는데 남자는 잘 알아듣지 못합니다. 그래서 여자는 남자에게 다가가 그 볼을 핱으며 말합니다. '달콤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