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금요일에 파일럿을 틀고 정신 차려보니 새벽 4시까지 보고 있었어요.

에피 4쯤에서 이대로라면 내일 계획에 차질이겠구나 싶어서 어거지로 껐는데 주말내내 바쁘고 월요일이라 여태 에피 5 근처도 못갔는데

오늘 아침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머릿속에서 맴돕니다. 얼른 가서 보고 싶어 죽겠어요.

 

이 드라마가 요새 드라마덕후들 사이에서 소소하게 화제를 일으키고 있는 이유는 대부분 남주인공 핀 때문인 것 같은데

드라마를 보며 남주인공에 대해 빙의한 역사가 별로 없는 저로서도 이 애는 거부할 수 없겠더라구요. 젠장 졌다 졌어.

보는 내내 싸대기라도 몇대 때려주면서 왜 이렇게 귀엽냐고 따지고 싶었어요. 팔자주름까지 사랑스러워요. 허허.

 

근데 이 드라마의 매력 중에 얘가 차지하는 비율이 좀 있을 뿐이지 100퍼센트는 아닌 것이라는 걸 보는 동안 많이 느꼈습니다.

여주인공이 겪는 이야기들, 뚱뚱하고 못생긴 여자아이의 멘붕스러운 청소년기에 생각보다 많이 감정이입이 되는 거에요.

뚱뚱하거나 못생기지 않았어도 청소년기는 혼란스럽기 마련이지요.

외모에 대한 자각이 시작되서 남들과 비교도 많이 하게되고요.

근데 과체중으로 산지 10년이 넘은 저로써는 더더더더더 여주인공과 동일시 되는 기분이었어요. 허나 저는 이미 10대는 아니죠.

그래서 오히려 더 유쾌하게 볼 수 있었달까요. 시종일관 유쾌 할 수는 없었고요.

 

지금 에피 6까지 나온거 같던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겠지만 여주인공의 행로가 많이 궁금하긴 합니다.

보니까 벌써 시즌 2는 확정된 것 같더라구요.

 

이게 재미있는게 얘네들 발음이 정말 영국발음 중에서도 헉스럽게 요상하거든요.

근데 저는 등장인물들 말투가 어색하고 괴상할 수록 더 재밌더라구요.

혼자 따라해보기도 하고 미치게 웃기도 하고요.

근데 원래 영국에서는 16세 되면 술도 마시고 막 담배도 피고 그러나요?

자기들끼리 몰래하는게 아니라는 내용도 중간에 나오거든요?

영국이 원래 저렇게 개방적인가 싶네요.

 

이 드라마에서 더 나아가서 제가 얼마전에 컵케잌어쩌구 하는 블로그를 본적 있는데 영국 어느 지방에 사는 23세의 여성이 운영하는 패션 블로그 였어요.

그 여자아이가 자신을 소개하길 I'm fat 23 years old girl 라고 적었더라고요.

그 애는 자신의 몸매는 전혀 게의치 않고 하고 싶은 머리모양과 옷차림을 매일매일 하고, 그걸 사진으로 찍어서 올리는데

감탄사가 나올 만큼 아기자기하고 예쁘고 마치 정말 잘 만들어진 케잌 한 조각을 보는 기분이 들게 했어요.

그분의 소개글에서 자기 자신을 이야기할 때 사용했던 fat 이라는 형용사가 마치 나는 키가 몇 센치이다, 눈색깔은 무엇이다 라고 말 하는 것 처럼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운, 그저 자기 자신을 묘사하는 여러개의 단어들 중 하나인 것 같은 느낌이어서 매우 좋았어요.  

이 소개글을 읽고 그 동안 저는 저의 체중에 대해서 뭔가 바꿔야 할 것, 고쳐야 할 것으로 더 많이 인식하고 있었다 라는 사실이 머릿속을 스쳤습니다.

그 블로그를 둘러보고 나서는 더 이상 그러고 싶지 않다라는 생각하게 되었어요. 저 말고도 많은 사람이 그렇게 되면 좋을텐데요.

 

아무튼 오늘 집에가서 두 에피 볼 생각에 일이 안될 것 같네요. 아 기대되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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