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어느 골목을 지나는데 한 대여점에서 대여하던 중고 DVD타이틀을 싼 값에 판다고 써 붙였더라구요. 


1장에 4천원. 4장에 만원 - 


혹시나 해서 들어가봤죠. 비디오대여점들이 줄줄이 폐점할 때도 가끔 이렇게 영화들을 샀었는데 이젠 DVD타이틀도 이렇게 파는구나 싶더군요.

들어가보니 밖에 써진 문구는 역시나 낚시성 문구였고 사람들이 좀 찾는 영화들은 타이틀마다 매직으로 5, 8, 이런식으로 가격이 매겨져 있더군요. 

써 있지 않은 것만 4장에 만원. 


딱히 꼭 사야할 영화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천천히 살펴보며 싼 것으로만 골라봤어요. 다 훑어보며 간추려보니 예닐곱 편으로 추려졌는데 그 중에 몇 개 걸러내고,

네 개만 골랐습니다. 


야수와 미녀 - 류승범 신민아 김강우 나오는 영화인데 전에 한 번 재미있게 봤던 기억. 

앤티크 서양골동양과자점 - 이쁜 케이크들이 내 기억에서보다 더 많이 나왔기를.. 

초능력자 - 극장에서 볼 때는 만화 같다는 느낌(나쁜 의미가 아니라)이었는데 어쨌든 다시 한번 봐도 괜찮겠다..싶은. 

그리고 못 본 영화(몰랐던 영화),  

마이 러브 (Carol's Journey) - 베를린영화제 수상작인가본데 왠지 느낌이 라세 할스트롬의 <개같은 내 인생>류 일 것 같아서. 


얼마전에는 또 우연히 

에드워드양의 하나 그리고 둘, 

마틴 스콜세지의 에비에이터.

고무인간의 최후.

범재의 재구성. 등도 구했지만. 이건 네 작품 모두 못 봤던 영화들이었구요. 


사와서 바로 에비에이터를 봤는데..어휴.. 역시 마틴 스콜세지더군요. 그리고 캐서린 햅번이라니!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왠지 이렇게(우연히, 그리고 싼 값에) 살 때는 봤든 안봤든, 유명작이나 화제작 보다는 한번쯤 다시 봐도 좋을 영화나, 안본 영화 중에 소소할 수도 있는 작품을 선택하게 되더군요. 


뭐랄까.. 너무 진지하거나 무거운 영화, 유명작 보다는 그냥 어느 햇살 좋은 주말 오후에 할 일이 없을때 낮잠과 같은 기분으로 볼 수 있는.. 영화랄까.. 위 영화들 중 <야수와 미녀>와 <앤티크>가 그런 종류에 속하는 영화랄까요. 이상하게 <야수와 미녀>를 참 재미있게 봤어요. 딱히 그럴만한 요소가 있었던 것 같지도 않은데 .. 뭐랄까 그냥 적당히 코믹하고, 아기자기하고, 편안한... 


혹시 이렇게 크게 유명하거나 주요작, 주목작은 아니어도 재미있게 보고 아끼게 되는 소품영화들이 있으신가요? 


퍼펙트월드, 허공에의 질주, 샌프란시스코에서의 하룻밤  같은 보석같은 작은 영화들.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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