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바 료타로 소설. 원래 번역본이 있었는데 제가 몰랐던건지... '타올라라 검' 처음 읽을 무렵(2005년쯤?) '이거 재밌을것 같은데 번역되서 들어온게 없네'라고 아쉬워했던 기억이 나는데.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해서 그냥 다 읽고 나온...; 원래는 책 반납할겸 수업 전 시간 때우려고 간거였는데. 신센구미에 흥미가 있으신 분은 엄청 재밌게 읽으시리라고 봐요. 저도 그랬고.

 

타올라라 검이 주인공 한 사람을 중심으로 전개한 본격(?) 장편소설이라면 이쪽은 짤막짤막한 에피소드들 위주. 신센구미 얘기 나올때마다 단골 레퍼토리가 '시대착오적 정치깡패들인데 뭐가 좋다고 난리람?' 운운하는건데, 정작 신센구미를 띄우는데 공헌?한 시바 료타로의 소설에서는 딱히 미화랄만한 느낌은 없어요. 다만 타올라라..의 주인공인 히지카타 도시조의 경우도 그랬듯 아무래도 소설적 재미를 위해 극적인 묘사를 통해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그려내는 감은 있죠. 그거랑 정치적 역사적 미화랑 구분 못하는 사람들이나 할 소리. 단 그렇다고 유치하게 '이러저러한 이유로 신센구미는 시대착오적 얼간이들이었으며 우리는 그들의 바보짓에서 교훈을 얻어야 할것이다 '결코 그들을 미화하거나 찬양하지 말도록 하자'식의 엔하위키스러운; 장광설이나 훈계를 하진 않습니다. 아마 이렇게 못박는게 없으니까 미화한다고 오해하나봐요.

 

몰랐던 사실인데 영화 '고하토'의 원작이 여기에 실린 에피소드였더군요. 영화를 인상깊게 봐서 기억하고 있었거든요. 마츠다 류헤이의 꽃미모에 감탄했던 영환데 지금 검색해보니까 예전같진 않네요..;

 

좀 익살스러운 에피소드도 있지만 태반은 암살, 할복, 숙청, 배신의 결말이에요. 싸우다 칼맞아 죽지 않으면 할복명령을 받거나 동료에게 암살당해서 죽을 수밖에 없는 막장집단이었으니까 당연하겠죠.  타올라라..에서도 그렇지만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잔혹한 상황들의 연속인데 그걸 묘사하는 방식이 좀 뻔뻔스러울 정도로 담담합니다. 그 맛에 보는 거긴 하지만... 비슷하게 신센구미를 다룬 소설인 아사다 지로의 미부기시덴(칼에 지다)은 다들 재밌다고들 하는데 저는 읽는 내내 좀 오그라들더군요. 그쪽은 좀더 격정적이고 극적이죠.

 

막말을 다룬 시바 료타로의 소설로 타올라라 검, 료마가 간다, 그리고 이것 이렇게 세편을 읽었는데, 칼싸움 하는 장면이 참 재미납니다. 무슨 유파의 비전이나 기술을 무협지스럽게 현란하게 묘사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굉장히 박진감이 있어요. 왠지 검술을 좀 알고 쓰는 느낌(물론 저는 검술을 모르지만;) 같은걸 풍겨서 그런건지.

 

이 소설에서는 감찰부가 대활약을 합니다. 사건이 터졌다->히지카타가 감찰부에게 은밀히 조사를 명한다->진상이 밝혀지고 최소한 한 명 이상의 사람이 죽는다-_-; 식의 이야기가 많거든요.

 

좀 다른 얘긴데, 일본 NHK에서 방영했던 '신센구미!'라는 드라마 재미있습니다. 초반부에서 '말도 안되는 신선조 미화 판타지물아냐 이거?'하고 오해하기 딱 쉬운데(저도 초반 몇화 보면서 그랬음;) 의외의 수작이라고 봅니다. 카토리 신고는 입에 주먹 들어가는 것 말고는; 1부터 10까지 하나도 안맞는 미스캐스팅이지만 히지카타 역의 야마모토 코지라는 배우는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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