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3.30 22:53
기다리고 기다렸던 개막전이 끝나고, 어찌 어찌 어거지로 말도 안 되게 이기기는 했습니다만.
작년 시즌 거치고 올 시범경기 거치며 어느정도 마음의 준비는 했지만 참담한 타선을 지켜보자니
1번부터 9번까지 도무지 거를 타자가 없다던 그 시절이 대체 실존하긴 했던건지 그저 꿈결같기만 합니다.
땡겨서 넘겨버리던 10년도의 전준우는 이미 은퇴한 선수인 듯 뒷 발로 땅 파는 모습 외에는 전혀 다른 선수가 서 있고,
조성환 캡틴의 노쇄화는 그저 마음이 아프고, 기대했던 박기혁의 수비는 아직까지는(?) 많이 무디고,
대타로 나와 초구에 사라져버린 김대우는 기대했다 상처만 받을까봐 겁이 나고,
뇌진탕 이후로 한참인데 아직 회복이 안 된듯 보이는, 게다가 4번 타자의 중책까지 맡기에는 너무 버거워 보이는
강민호와 포텐이 터지긴 할런지 여전히 유망주로만 남아있는 황제균에 이미 노망주로 넘어가고있는 김문호,
타격 폼을 대대적으로 수정하기 전에는 희망이 안 보이는 듯한, 그리고 마음의 짐이 너무 커 보이는 박종윤까지.
여전히 제 할 몫 똑부러지게 챙기는 야망의 손아섭과 마지막 타석에서 클라스의 가치를 입증해 준 장성호,
이 둘 외에는 그저 무기력하고 답답했습니다.
아무리 야구가 투수놀음이라지만 점수는 내야 이길 거 아닙니까.
아니, 승패를 떠나서 08부터 10년까지 그 재미있던 '병신같지만 멋있는' 롯데 야구는
이제 살아생전 다시는 못 보게 되는 걸까요.
제 야구 관람인생 중 가장 찬란했던 한 때는 '노 피어'의 추억과 함께 아스라히 먼 곳으로 사라져버리고
이제 2013년, 롯데의 야구는 어디로 향해가는 걸까요.
오늘 경기에서 긍정적이었던 건 김시진감독님이 서두르지 않는 분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보여주신 겁니다.
두번의 만루상황에서 기회를 놓친-말아먹은- 박종윤을 교체하지 않고 끝내기 외야 플라이라도 만들게
기회를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끝내주는 롯데 타선을 두고도 '방망이는 믿을 게 못 된다'던 그 분. 짧게 쳐라, 끊어 쳐라, 밀어 쳐라로 끝내주던 롯데 방망이를
정말로 믿을 게 못 되는 것으로 만들어 주셨던 아아.. 그 분..)
이대호-우리 대호-는 오늘도 3루타 빠진 사이클링 히트를 치고, 한화는 김응룡 감독님의 건강이 걱정되고, 기아는 올 해
정말 큰 일 낼 것 처럼 매섭게 배트를 돌려대고, 두산은 한 경기 만루홈런을 두 번 때려냈으며, 엘지도 넥센도 신나게 야구
하던데 내 사랑 롯데는, 네 개 구장 중 유일하게 매진이 안 된 이유를 여실히 증명해 준, 그래도 이긴 병신이 된 그런 하루였습니다..
2013.03.30 23:02
2013.03.30 23:13
2013.03.30 23:09
2013.03.30 23:18
조대홍갈의 추억은 어언,,, ㅠㅠ
투수 뎁쓰는 사상 최고로 두꺼우니 그거나 믿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