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요한 영화입니다

끝날 듯, 끝날 듯 하면서 마지막 순간을 만들어 가는데 솔직하게 제 취향이라고는 말 못하겠군요

당연히 남자감독일줄 알았는데 (이름이 노덕이라서) 여자감독이었더군요

사실 영화를 보면서 많이 의식을 했어요, 여자감독이 만든 로맨틱코메디는 한국에서(아니 다른나라에서도?) 보기 힘든 영화니까요

김민희가 민차장인가 하는 남자랑 술을 마시며 놀이동산가서 싸운 얘기를 앞에 보여줬고

그 뒤에 이민기랑 김민희가 다시 사귄 후 밥 먹다가 놀이동산 가자라고 말하면서 앞으로의 영화방향에 대해 좀 노골적으로 표명하는데

그 과정이 단순히 너무 길고 지루했다고 말하기는 좀 남성적인 단견 같고

그냥 집요했다고 하는 편이 적절한 표현같아요

일반적인 여성의 취향이라고 말하기는 표본이 너무 적어서 그냥 영화하는 여성의 취향이라고 말하자면

'어떤 현상에 대해 집요하게 파고드는 성향이 있다' 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는 연애 그 중에서도 사회적인 여러가지 함의를 뻰 보다 순수한 형태로 된 남여의 '연애'에 대해서 집요하게 파고듭니다.

두 주인공 이민기와 김민희는 전반적으로 대등한 조건의 인물들이죠 

보통의 로코물처럼 (자본죽의적)신분차이가 있다거나, 한 쪽 인물이 아픔이나 컴플렉스가 있다거나 하는 게 없는 

비슷한 또래-조건(사내커플에 둘다 대리직함)을 가진 인물들입니다. 당연히 의식을 한 구성이겠죠


제목인 연애의 온도라는 말이 여러가지로 적합한 제목인데요

남자들언어구조처럼 이 영화에서 제목의 의미를 풀어서 설명하기는 좀 어렵네요

그냥 여자들언어구조처럼 뭔가 전반적으로 그 제목의 의미를 느끼는 게 맞을 것 같네요


어쩔 수 없이 6년째 연애중이란 영화와 비교되는데요 생각해보니 그 영화도 여자감독이었군요, 게다가 로코물

시간적 구성도 약간의 엇박자가 있지만 비슷하죠, 영화의 시작부터 문제를 안고 시작하는 커플들의 이야기니까요

하지만 두 영화는 결정적으로 사용하는 영화의 언어가 다르죠

심플하고 단선적인 남자언어영화와 델리키트하고 복합적인 여자언어영화

아마도 두 감독의 출발점은 비슷했겠지만 감독을 제외한 다른 만드는 사람들의 생각이 차이가 있겠지요

연애의 온도 자막에 들어간 기획 '한재림'은 그런 면에서 꽤 눈에 띄입니다.


그렇다고 특별히 연애의 온도가 6년째 연애중보다 더 좋고 훌륭한 영화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아요

저는 연애라는 걸 순수하게 바라보는 자체를 사실은 웃기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더 재밌게 봤다고 말할수는 있겠죠, 감독이 풀어가는 방식이 궁금하긴 했으니까요


전반적으로 배우들간의 케미가 좋은 영화입니다.

특히 두 주연배우가 그런데요

예전에 사석에서 이민기라는 배우와 술을 먹을 기회가 있었죠

그 때 별로 친하지도 않은 제가 술김에 넌 무조건 사투리부터 고쳐, 그래야 니 외모에 어울려라고 말 한 적이 있었는데요

그동안 조금씩 사투리가 고쳐지더니 오싹한 연애에서보다는 이 영화에서 많이 좋아졌네요

이민기가 그 일을 기억하지는 못하겠지만 아무튼 저는 이민기가 스크린에 나올때마다 기억할겁니다.

김민희는 참...... 어쩜 그렇게 몸이 아름다우신지, 결혼식장에서 부케받는 장면 나올 때 주변의 여자분 몇몇이 탄성을 지르시던데

이해가 갔습니다. 연기도 뭐....... 그런데 전 사실 순애보때부터 김민희의 연기를 좋아했어요

기본적으로 내츄럴한 스타일이죠, 그래서 드라마보다 영화, 그것도 사실주의적인 터치의 영화가 참 잘 어울리고

본인도 그걸 잘 아는 것 같아요.....


커플들이 이 영화를 보고나서는 서로 영화에 대한 얘기는 안 하셨으면 좋겠구요

동성끼리 영화를 보고나서는 서로 영화에 대한 얘기는 많이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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