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대 지X견이 있다죠.

저희집 하쿠는 그 중 하나인 코카스파니엘입니다.

유기견 중에 코카가 그렇게 많다네요.

어릴땐 작고 귀여운데 순식간에 덩치가 커지고 말썽을 많이 부려서 그런가 봅니다.

우리 하쿠도 유기견이었습니다.

고양이하고만 살아본 저는 강아지랑 사는 걸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요..

어느 날 남친이 유기견 카페에서 이 녀석을 보고선 허구헌날 이 녀석 걱정을 하는 겁니다.

구조됐을 당시 하쿠는 다른 코카에 비해서 덩치가 작고 마르고.. 거기에다가 심장사상충까지 걸려 있었어요.

제가 유기견 입양해서 데꼬 살까.. 라는 말을 몇 번 한 적도 있고 저도 이 녀석이 눈에 밟히고 해서

심장사상충 치료 중인 요놈을 입양하게 되었지요.

하지만 병세가 너무 심각하고 거의 오늘내일 하는 지경인지라.. 보호자 분께서 일단 치료 과정을 보자셨기에 매일매일 제발제발 하는 마음으로 빌다가

치료가 호전될 때쯤 데리고 왔고, 남친이 온갖 몸에 좋은 거 다 조사해서 먹이고 먹여서......

 

 

지금은 완전 똥꼬발랄하고 뚱뚱한 ㅋㅋ 놈이 되었지요.

강아지라는 녀석들은 참 희한합니다.

고양이는 의사 표현이 분명하거든요.

밥 내놔라. 심기 불편하니까 손 치워라. 심심하니까 재밌게 해 달라 등등등

근데 요 녀석은 딱 두 가지 의사표현만 해요. 밥줘. 놀아줘. ㅋㅋㅋㅋ

그게 너무너무 귀엽습니다.

단순하지만 순진하고 너무너무너무 착해요. 진짜 너무 착해요!

눈을 보면 막 나까지 착해지는 느낌적인 느낌이에요!

 

 

지 덩치보다 큰 고양이 집에 꾸역꾸역 들어가선 흘러내려서 자요.

 

 

 

 

 

얼굴에 살이 많아서 그런지 자는 각도에 따라 얼굴리 달라요.
사우나에서  아저씨가 어어 하면서 자는 표정이지요.
집에 과외하는 애들이 오는데 수업하는 중에도 옆에서 코골면서 자요..
고롱고롱도 아니고 드르렁 드르렁 푸후후후...
요놈만 그러는 게 아니라 다른 고양이 두 녀석도 코를 곱니다.
쌍두가 아니라 쓰리두마차지요 -_- 드르렁 푸휴휴 드르렁 고롱고롱
부끄러워서 '아저씨 정신차려봐요 여기서 자면 큰일나셈' 이러면서 깨웁니다.
 

 

 

 

 

 

나름 정신차리고 있을 땐 새침한 표정도 지을 줄 압니다.

물론 밥주까. 라고 했을 때의 표정입니다.

 

ㅋㅋㅋㅋㅋ

 

 

 

심장사상충은 완!쾌! 되었지만 후유증으로 심장이 많이 약해진 아이라

조금만 흥분해도 기침을 합니다.

그래서 산책도 못 시켜요. 몇 번 데리고 나가 봤는데 10분도 안 돼서 지가 피곤해하더라구요.. ㅠㅠ

보통 강아지들은 밖에 나가면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하쿠는 제가 안고 나가도 (10키로!!) 표정이 급 우울해져요.

 

잉 싫어..

 

이런 느낌의 표정.

강아지와 살게 된다면 한강을 끼고 마음껏 달리는 로망이 있었는데.. 로망은 로망으로 간직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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