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적'이라는 말

2013.04.12 11:42

메피스토 조회 수:1404

* 딱히 식은 떡밥에 불을 지피는건 아닙니다.

 

 

* 메피스토는 교사-학생간 벌어지는 일상적인 일;심부름이라던가, 청소라던가 등등의 일들에 '교육적'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에 시큰둥합니다.

그건 마치 정치인들이 진심드립을 치거나 서민드립, 혹은 나라를 위해서...운운하는 것처럼 결국 붙이기 나름인 말이니까요.

 

이 게시판에 계신 현직 교사들을 폄하하고자하는 의도는 아닙니다만,

교직에 종사하는 사람 모두or대다수가 학생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며 어떻게하면 잘 이끌수 있을까라고 고민하는 교육 전문가들...일리가 없죠.

 

대부분의 직업은 돈을 벌기위한 수단입니다.  교사라고해서 다를건 없습니다.

그냥 커트라인 맞춰서 사범대갔고 교원자격증따고 임고봐서 패스한 사람, 어릴적부터 꿈이 교사였던 사람, 하다보니 적성에 안맞아서 교육관련 학과로 옮긴 사람...다양합니다.

사범대 혹은 교육관련 전공을 했던 사람이라고 해서 모두 바르고 건전한 가치관을 가진것도 아니며, 말그대로 쓰레기같은 인간도 많습니다.

그런 다양한 사람들이 학교에가서 아이들을 가르칩니다. 임고패스한 사람이건 사립고 교사건 기간제교사건 말입니다.

 

그런사람들로 모인 학교에서 교사가 학생들에게 하는 일;설령 멀쩡하게 보인다고 해도 그게 모두 학생을 위한 교육철학, 사유의 결과물일까요.

가령, 교사가 심부름을 어떤 학생에게 지시한 것에서 교육적인 의미를 얼만큼 찾을 수 있을까요. 그냥 자기가 하기 귀찮아서 '약자'인 학생에게 지시했을 가능성은 0%입니까?

물론 귀찮음이 모든 교사의 진짜 모습은 아니겠죠. 거기에 정말 교육적인 목적을 부여한 사람도 있을테고, 뭐 다양할겁니다.

 

그렇기에 붙이기 나름이라는 말을 쓴겁니다. 자기가 귀찮아서 자기보다 약자인 학생들에게 지시해놓고, 그걸 교육적이라고 포장할 수 있기때문이죠.

마음깊이 학생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그 사람이 가진 의도가 좋다고 방법까지 올바른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없고요.

제도권 교육 12년동안 겪었지만 잔심부름에 무슨 교육적의미나 철학같은게 있다고 느껴본적 없습니다.

어떤분은 이를 학교라는 유기체 구성원간 상호작용으로 볼 수 있는 일이라고 하셨지만, 글쎄요. 

 

교사가 뭔가를 지시할때 누군가가 이의를 제기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소리는 "선생님이 시키는데 해야지"입니다. 

이게 '평범한 교육'이었죠. 수직적, 일방적, 획일적인 소통 말입니다.

 

높은 사람이 내리는 사적인 지시나 명령을 아무런 이의제기하지 않고 이행하는게 너무도 당연시 되죠. 거기에 저항하는 사람은 불이익을 받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습니다.

그게 한국교육이었고 그걸 통과한 인간들이 군대를 가거나 사회를 나가서 똑같이 행동하고 당연시합니다.

 

맞아요. 아래 어떤 분의 글;윗사람의 사적인, 사소한 부탁을 잘들어주면 직장생활을 하는데 아주 좋을겁니다. 좋은 '처세'겠죠. 저도 애용합니다.

그러나, 학교라는 곳에서 배워야하는 것이 그런 '처세'이고, '요령'이어야 할까요.

 

이런류의 처세들이 회사등의 조직에서 장기적으로 좋은 영향을 발휘하는거 별로 못봤습니다.

처세로 다져진 인간관계;사고치고도 남에게 전가한 덕에 선량한 사람이 피해를 입는 꼴도 봤습니다. 

 

 

* 세상을 살기위한 직접적, 추상적인 가치를 배우는 곳이 학교라고 하지만, 그런 처세나 요령을 학교에서부터 배워야하는건 비극아닐까요. 그게 '교육적'인 걸까요. 

극단적으로 말해 학교라는 곳이 그런 처세나 요령을 가르치는 곳이라면 차라리 학교라는 조직보다 필요한 것만 배우는 학원이 더 나을거라 생각합니다.

 

좋은 선생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어딜가든 좋은 사람은 있습니다.

학교에 좋은 선생님이 있었던건 그게 학교라서가 아니라, 그 사람이 교육자라서가 아니라 그냥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이었기 때문이었죠.

교사라는 집단이 어떤 인간은 쓰레기고 어떤 인간은 아주 좋은 사람;불안정한 인간들로 이루어졌다고 비난하는게 아닙니다.  그건 어떤 직업군이건 마찬가지니까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7084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629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5569
55501 싸이 젠틀맨 떴습니다 (뉴질랜드 때문에...) [31] nixon 2013.04.11 8090
55500 내연모 오늘.. [3] 시민1 2013.04.12 1381
55499 [바낭] 한국에서 제일 가볼만한 곳은 어디일까요? 제주도? [17] 침엽수 2013.04.12 3658
55498 보안관, 무법자, 킬러, 암살자. [4] 남산교장 2013.04.12 1352
55497 아, 이런 실수를. 어떡하죠? [6] chobo 2013.04.12 2946
55496 이중노출의 판빙빙, 곽사연 [6] DJUNA 2013.04.12 6533
55495 감천마을 사진 [1] 텔레만 2013.04.12 1704
55494 잔심부름, 한국인의 식민지 근성~~~~ [29] 앗이런 2013.04.12 4915
55493 나라마다 다양한 손가락 욕 [14] amenic 2013.04.12 18713
55492 [GTA4] 어제 은행을 털었습니다. [7] 가라 2013.04.12 2183
» '교육적'이라는 말 [10] 메피스토 2013.04.12 1404
55490 회사+연예 바낭: 약파는 거 어려워요 [11] loving_rabbit 2013.04.12 3010
55489 [닉변경신고] "오늘은 익명" ---> "떼인돈받아드림" [10] 떼인돈받아드림 2013.04.12 1882
55488 '괴뢰' 란 단어는 괴수, 괴물 이런게 전혀 아니었군요... [11] 2013.04.12 2685
55487 한밤에 이런 영화 예고편을 TV 에서 본다면? (강력한 정신 어택 주의) [3] cadenza 2013.04.12 1915
55486 스타크래프트1, 컴퓨터랑 1:7로 싸우기 해보셨나요? [12] chobo 2013.04.12 2613
55485 영화음악에 대한 글, 그리고 영화에 대한 글 [3] nixon 2013.04.12 1530
55484 국립발레단의 라 바야데르 좋았어요. [3] aires 2013.04.12 1339
55483 저 오늘 생일이에요! [57] 사람 2013.04.12 1566
55482 본격 개소리... [76] 한나라당 2013.04.12 735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