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어머니 얘깁니다.

전업주부 프로페셔널하게 제대로 하는 건 장난 아닙니다.
물론 직장에서 일 안하고 묻어가는 사람이 있듯이, 전업 주부도 남편 아침도 안 챙겨줄 정도로 대충대충 하시는 분이 있을테지만 제대로 하는 분들은 정말 대단하시더군요.
이 정도면 저는 직장인보다 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어머니를 보면 온갖 교육/학원 세미나들 쫒아다니시고 초등학교 때까지 예체능과 영어과목 빼고 모두 직접 가르치셨음. (요즘은 어린이집이나 영어유치원이 활성화되어 있지만, 홈스쿨링이라고 해서 열의를 가지신 분은 직접 가르치는 경우도 많습니다)
-재테크에도 신경을 기울이며 (금리 높은 은행 정보는 항상 꿰고 계시고...부동산 정보는 직접 발로 뛰어서 확인해보심. 직장인들은 부동산 정보에 상세하게 신경쓸 시간이 없죠 / 저희 집 자산이 결정적으로 증가한 원인은 어머니의 정보로 구입한 부동산 덕분이었죠)
-가족을 위한 철저한 식단 관리(유기농 식단 위주에, 조미료 일절 안 쓰심 / 아침마다 녹즙, 과일 등 건강식품 챙기기)
-생활비 관리 (별 거 아닌거 같지만 꼼꼼하게 가계부 쓰고 이런저런 쿠폰 챙겨서 장 볼 때마다 써먹는 것도 꽤 번거로운 일입니다)
-게다가 아이들 학교에서 돌아오면 간식 챙겨주고 이래저래 손이 많이 가죠.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면 베이킹에 가구 리폼에... 옷이며 살림들을 직접 만들고 가꾸는 분들도 계시구요. (이건 흔한 케이스는 아니니 제외해도 될듯)
-빨래도 대강 세탁기 돌리면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셔츠나 고급 옷은 일일이 손빨래해야 합니다.
-낮에 카페에서 전업주부들 만나서 자기들끼리 띵가띵가 노는 것 같지만 의외로 교육/육아 등 고급 정보를 교환하는 장인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의 학교 분위기가 어떤지, 어느 학원 선생들이 잘 가르치고 대학을 잘 보내는지 등등.. 워킹맘들이 왜 불안해하는지 아세요? 이런 정보를 얻을 수가 없기 때문이에요.

이 정도쯤 되면 천하다고 무시할 수준이 절대 아닙니다. 강남/분당 쪽 아주머니들 보면 저렇게 사시는 분들이 상당수에요.
이게 사지만 멀쩡하다고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대충 청소하고 설거지하는 1차원적인 활동만 생각하니 사지만 멀쩡하면 누구나 한다는 드립이 나올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직장에서도 이 정도로 멀티플레이 하는 경우 드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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