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텔은 섹스를 위한 장소가 아닙니다.

섹스는 몇가지 조건만 충족시키면 어디서든 할 수 있습니다. 단둘이 있고, 보는 사람이 없다 같은 것들 말이죠.

단지 모텔은 섹스를 위한 편의조건이 극대화되어 있는 장소일뿐입니다.

 

 

* 모텔의 상징성?

물론 무수히 많은 커플 연인 불륜들이 모텔을 섹스를 하기 위해 이용합니다. 단지 섹스만을 목적으로 가는 사람들도 있죠.

사회적으로도 흔히 남녀가 단둘이 모텔을 간다고 하면 섹스를 하기 위해 가나보다 쯤으로 생각하죠.

그런데 이건 제가 이야기하는 것들과 어떤 상관도 없습니다.

 

모텔의 상징성이 전혀 중요하지 않은것도 이때문입니다. DVD방이나 노래방은 어떤가요? 적당한 차단막이 있는 밀폐된 장소는 매우 훌륭한 섹스장소입니다.

한적한 교외에 주차해놓은 자동차안은 어떻습니까? 마찬가지입니다. 카섹스가 그렇게 짜릿하고 재미있는데 그에 비례해 엄청 불편하다면서요?

혼자사는 자취방은 어떻습니까? 무수히 많은 대학커플들이 자취방에서 섹스를 합니다.

남친(여친)자취방, 혹은 이성이 혼자 사는 자취방에서 자고왔다고하면 오만가지 상상의 나래가 펼쳐지죠. '상징성'이라면 이것도 만만치 않을겁니다.

그럼 누군가 혼자사는 자취방에 혼자 놀러가거나 찾아가는 사람은 이런 상징성이 존재하고 있으니 암묵적으로 섹스에 동의한 것입니까?

혼자사는 자취방에 놀러오라고 초대하는건 섹스하자고 초청하는 암묵적인 의도가 숨어있는건가요?

 

상징성은 어디까지나 최소한 사전적인 호감;감정의 교류를 가진 두사람이 함께한다는 전제아래에서 가능한 개념입니다.

두사람간에 호감이나 사랑, 섹스를 한다는 동의가 전제된 상태에서 모텔에 들어갈때 섹스하는 장소로서 의미가 있는것이죠.

어떤분은 회사상사가 여직원에게 모텔가자고 하면 성희롱이라는 얘기를 하시는데....어휴.

 

이 이야기의 발단은 상징성의 유무, 혹은 상징성 그 자체가 아니라  "거부하면 그만하면 된다"라는 단순한 진리에서 출발합니다.

둘이 술을 마시다가 합의를 했건 모텔에 들어가서 애무와 키스를 하고 있는 상황이건 심지어 삽입된 상태에서 본게임을 하고 있는 상황이건 상관없이요.

어느 한쪽이 거절하면 안하는 것이 당연하다는겁니다. 상징성이나 두사람의 사전작업, 사후처리가 어떻건 그딴게 문제가 아니라는겁니다.

 

각자의 의사표현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이 인간관계의 기본;더군다나 서로에게 호감을 가진 사람들간 지켜야할 기본적인 도리이기때문입니다.

물론 한쪽이 거부해도 한쪽이 하자고 계속 조를수도 있고, 어리광을 피울수도 있죠. 어린애 같겠지만, 어쨌든 그건 둘이 알아서할 문제입니다.

전 그걸 비난하는게 아닙니다. 섹스에 대한 갈망이나 선호, 징징거림같은건 개인편차가 있으며 비난할 거리가 못되니까요. 

 

중요한건, 어떤 상황이건 강제적인 섹스에 당위성을 부여할 수는 없으며 부여해서도 안된다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여기에 반박하지 않는다, 동의한다라고 합니다. 강제적인 섹스에 당위성을 부여할 수 없다는 사실 한가지에 말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건, 자꾸 여기에 뒷말이 붙습니다. "모텔에는 상징성이 있다" "상대가 애매하게 나오면 어떻게 하냐"

 

이 문장들을 보는 생각은 단하나. "그래서 어쩌자는건가요?"입니다. 굳이 이번 논쟁이 아니더라도 유사한 논쟁에 꼭 붙는 뒷말들 입니다.

 

저 문장이나 이의들이 가지는 목적은 무엇입니까.  애매한 상황이면 보다 대화건 소프트한 애무를 통해서 기분을 풀어주건 확실하게 합의하면 되고, 거절하면 안하면 그만입니다. 

이 논쟁은 여기서 완결됩니다. 더 나올 말이 필요없는건 우리가 이성과 합의의 개념에 대해 알고있기때문입니다.

아, 다시한번얘기하는데, 합의를 페이퍼스러운 의미로만 받아들이시는 분들과는 그닥 할말이 없습니다.   

 

어쨌든, 거절하면 안하면 그만이라는 그 단순한 명제에조차 "현실은 그렇지 않다"라는 뒷말이 붙는 이유, 목적은 무엇입니까?

 

모텔에 같이 갔는데 성폭행 당했으면 피해자의 책임도 있다는 이야기입니까? 아니면 모든 사람은 섹스할때 애매함을 즐기므로 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입니까?

물론 아니라고 하시겠죠. 그렇다면, 도대체 이런 이야기들이 오고가는 이유와 목적은 무엇입니까? 그 이야기들이 최종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결론은 무엇인가요?

자꾸 "합의되지 않은 섹스는 해선 안되고 저도 그에 동의합니다"라는 말을 앞에붙이시며 "하지만.."이라는 말을 붙이십니다. 하지만 ....그리고 뭡니까?

 

이런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의 의도가 무엇이건, 이따위 얘기들은 대부분 강간범이나 범죄자들이 자신의 행위를 합리화할때 써먹습니다.

즉, 강제적인 섹스에 당위성을 부여;자신은 상대방의 '애매함'을 섹스를 해도 된다는 신호로 해석했으니 내 죄를 감경해달라~따위의 의도로 써먹죠.

다른말로 다시 풀이하자면 책임전가인 샘입니다. "모텔은 섹스하기 위한곳인데 거기까지 같이 갔다는건 섹스하겠다는거 아닙니까?"식으로 말입니다.

 

자, 그럼 다시. 

"모텔에는 상징성이 있다"라는 문장, 혹은 다른 뒷말들이 갑자기 갑툭튀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누구든 좋으니 답변부탁드립니다.

이 주제와 관련된 글들이 모텔은 상징성이 없음을 증명하기 위한 논쟁이었습니까? 그건 아닌듯 하군요.

 

반복해서 얘기하지만,  이 주제는 합의없는 섹스는 안된다라는 기본적인 주장에서 출발합니다.

모텔의 상징성과도 상관없으며, 애매함과도 상관없습니다. 그건 모두 머리가 모자를 쓰기 위한 용도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이상 각자가 알아서 할 일 이고 논쟁의 거리조차 되지 못하니까요.

 

상대방과 섹스의 상징인 모텔에 갔고 내가 섹스를 위해 접근했는데 상대방이 내가 해석하기 애매한 반응을 보이면?

안하면 그만이고 확실치 않으면 제대로 확인하고 그조차도 마땅치 않다면 안해야 된다는게 제 주장의 요지입니다.  

 

섹스를 기대하고 한껏 들뜨고 기대하는 마음으로 갔는데 거절당해서 마음의 상처를 받았거나

한창 섹스에 집중하고 있는데 상대가 그만하라고해서 그만했고 그것때문에 기분이 더러워졌거나

난 정말이지 섹스가 하고 싶은데 상대방이 자꾸 어중간한 태도를 보여서 더 진행해야 할지 말지 도저히 모르는 상황이거나

등등은 대화로 해결하건 오복조르듯 조르건 본인들이 상대방과 알아서 할 일입니다. 여기에 대한 가치판단은 메피스토가 다루는 영역이 아니니까요.

 

도대체 어떤 목적으로 "모텔의 상징성" "애매함" 같은 이야기가 나오는겁니까?

어떤분이 말씀하시길, 강간범이 그 논리를 이용하면 그 놈을 욕하면 된다고 합니다.

아니아니...그 논리 자체가 강간범들을 위한 논리이고 강간을 합리화하기 위해 써먹히는 논리인데, 강간범만 욕하면 된다뇨?

 

 

* 아무래도 남녀칠세부동석이라는 개념이 공고하게 자리잡은 듯 합니다.

물론 저도 남녀 둘만 있는 공간의 긴장이나 떨림, 혹은 상상을 모르는 바 아닙니다만.

차라리 존재자체가 통제능력을 상실하게 하는 근원이라는 이야기를 한다면 그게 더 흥미롭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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