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4.22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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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털갈이 철이 돌아왔습니다.
며칠 전 아침, 저는 아침 햇살이 들어오는 거실에서 고양이 아롱이가 우아한 자태로 털을 뿜으면서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 모습을 눈물 콧물 질질 흘려가면서 보았습니다.
그리고 어머니께서 저녀석 털이 온 집안에 다 날린다고, 너희 아빠 내복에 털 한사발 묻은 걸 세탁기에 넣고 돌렸더니 옷들에 고양이털 천지라고, 아주 스트레스니까
얼른 밀어버리라고 하셨어요.
정확히 작년 봄에도 같은일이 있었는데 작년과 이번해가 다른 점은 어머니께서 저를 구박할 지언정 고양이를 구박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네. 고양이 털 관리는 집사의 몫이니까요.
그래서 결국 그저께 녀석의 털을 밀어버렸습니다.
욕실에 신문지 펴놓고 저는 때밀이 아줌마 복장을 한 채 바리깡으로 열심히 밀어주었습니다.
다행히 아롱이는 이발기 소리나 털을 미는 행위 자체에 대해서는 별 생각이 없었어요.
하지만 정작 화장실에 가둬놓는 것 자체는 무서워 하더라구요.
확 납치해서 털을 밀고 있으니까 어리둥절 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가 나가고 싶다고 애옹애옹.
쫌 달래주면 - 그래도 털을 미는 손은 멈추지 않아요. - 불안한 눈빛으로 주위를 둘러보다가 다시 나가겠다고 애옹애옹
결국 화장실이 고양이털과 고양이 울음소리로 가득 찼을 때 털 밀기는 끝났어요.
털을 밀고 난 녀석의 행동 중 특이사항으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0. 머리가 더 커짐.
1. 집사에게 삐침.
2.가족들에게 삐침.
3. 평소와 같이 거실에서 발라당 애교를 부리려다가 등을 바닥에 대다 만 자세로 다시 일어섬.
->아마도 털을 밀기 전에는 등에도 털이 있어서 폭신했는데 등 털을 싹 밀어버리니까 바닥에 자기 등이 닿는 감촉이 이상하게 여겨져서 그런 듯 합니다.
이상 월요일부터 냥바낭이었습니다.
평안한 오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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