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에 가서 맛난 빵을 먹어야지 생각하다가, 천원이 넘는 빵들을 보면서 입맛만 다시고 나왔네요.

주머니에 돈이 없는 것도 아닌데, 옛날에 돈 아껴쓰던 버릇이 그대로 남아 있어서 선뜻 손이 안가더라구요.

 

옛날에, 점심으로 옥수수빵을 많이 먹었는데, 맛이 있어서라기 보다 가격대비 중량이 많이 나갔다는 이유 하나때문이였어요.

옥수수빵 하나, 우유 하나. 점심 끝.

다른 애들은 도시락 사먹으러 가고, 식당가고 그럴 때 혼자 남아서 공부한다는 핑계 대로 끼니를 때우는데,

좀 서럽다는 생각도 들고, 그래도 이렇게 공부하는게 어디냐 하는 생각도 들고...

그래도 나중에는 나아지겠지 영차 하고 힘내서 다시 공부하고 그랬거든요.

 

그런데 그 버릇은 쉽게 안 고쳐지더라구요.

남들한테는 잘 사주는데, 저한테는 못 사주겠어요.

빵 하나에 이렇게 비싸 하면서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먹고 싶어도 나중에 먹어야지 하면서 꾹 참고.

남들은 몇백하는 명품 가방도 지른다는데,

나는 왜 나한테 빵 하나도 이렇게 사주기 힘든 것일까..

순간 내 인생이 참 구질구질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얼마 전에는 인생에서 큰 결정을 하는 순간이 있었는데,

그것이 순전히 나를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나를 둘러싼 수명의 사람들을 고려한 타협한 결과였거든요.

그 후로 계속 내 인생은 오로지 나의 것인 아닌 타인을 위한 것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지금은 어떻게 하면 나 스스로를 위한 삶을 살 수 있을까요?

지금이라도 빵집에 가서 먹고 싶은거 다 사와서

배부르게 먹으면 행복해 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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