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그럭저럭 재밌었습니다. 시리즈 골수팬들 의견은 어떨 지 모르겠지만요(언챠티드 흉내낸다고 까는 사람도 많았던 것 같고)

저야 처음 해보는 툼레이더였으니 객관적으로 즐겼죠. 뭐 나쁘지 않았습니다.

수집물에 대한 동기부여가 좀 약하고, 요상한 타이밍의 QTE는 짜증나고, 2회차 하고 싶다는 생각은 전혀 안 들어서 엔딩보자마자 언인스톨했지만

할 때는 재밌게 했어요. 쏴죽이는 맛도 괜찮았고.


근데 주인공 라라는...

좋은 평가가 많았다고들 하는데 전 모르겠더군요.

스토리는 일단 더럽게 후지고요. 어떤 리뷰를 보니 다른 요소 없이 주인공 라라에게만 집중하게 만들기에 오히려 더 좋았다고 하던데,

바로 그 라라를 모르겠어요. 예전부터 영화나 게임이나 라라 크로프트는 이런저런 게임 주인공들 중에서도 유난히 알맹이가 없어 보이는,

껍데기만 있는 유령처럼 느껴졌던 캐릭터인데 리부트를 하고 나니 오히려 그 느낌이 심해진 듯합니다.


처음엔 사슴 하나 잡고 '미안해'하던 아가씨가 게임 절반도 지나기 전에 등반용 도끼로 사람을 퍽퍽 쳐죽이면서 "니들은 날 못 막아!"를 외치는 킬링머신이 되는데,

여기에 뭔 놈의 설득력이...사람 잡을 동기야 충분하지만 캐릭터의 변화가 빨라도 너무 빨라요. 가운데 단계 없이 바로 각성이라고 할까,

전혀 공감이 안 감. 


성적인 면보다는 모험물 주인공으로서의 역할이 더 강조된 지금의 라라가 여성분들한테도 더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하던데...

저는 미완성 캐릭터라는 생각밖에 안 듭니다. 여전히 속 빈 유령 같아요.


그건 그렇고, 이렇게 쌈 잘하는 라라가 주인공인 와중에도 '곤경에 빠진 처녀'클리쉐는 반복되더군요. 그것도 엄청나게 전형적인 방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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