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 전에 처음 만났을 때 모습이에요.
버려진지 얼마 안됐는지 발바닥도 아직 분홍색이었는데 벌써 못 먹었는지 엄청 말라서 갑자기 나타나서 밥 달라고 애옹애옹댔죠.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서 근처를 살펴보니 고양이 사료봉지가 버려져 있고 유기묘일 가능성이 컸습니다.
이 때만 해도 털도 뽀송뽀송하니 이뻤는데, 가족들 반대로 들일 형편이 못되고 할수없이 밖에서 밥만 먹였는데
길생활에 전혀 적응을 못하고 2주쯤 지나자 벌써 급격하게 상태가 안 좋아졌습니다.

 
수컷인데, 주위의 무시무시한 길고양이 수컷들한테 쫓기고 스트레스 때문인지, 갑자기 꼬리털이 심하게 빠지고
덩쿨 사이로 지나다니면서 긁혔는지 싸웠는지 네 다리에 작지만 다 상처가 생기고, 급기야 한쪽 뒷다리는 잘 디디지를 않는 겁니다.

심리적으로도 처음엔 저렇게 낯선 제 앞에 누워서 그루밍도 하던 녀석이, 극도의 불안증세를 보이며 나중엔 덤불에 숨어서
나오지도 못하고 덤불 안으로 밥을 넣어줘야 겨우 먹는 지경이었어요.

이미 제 개인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은 다 한 상태였기에 (병원에 데려갔다가 입양시도, 전단지 붙이기, 피부 치료 시도 등등) 

마지막으로 한국고양이보호협회에 연락을 해서 감사하게도 그 곳 협력병원에 데려가 지금 그 곳에 있습니다.

혈액검사와 전염병 검사, 다리 엑스레이 등 전반적인 검사를 다 했는데, 다행히 큰 이상은 없고, 뒷다리를 안 썼던 건
그 곳 상처에 고름이 생겨서 그랬다고 하네요. 그 부분 치료하고, 꼬리는 피부병이라기보다는 스트레스로 인한 호르몬 이상
등으로 인해 털이 빠지는 걸 수 있다고 합니다. 정확히 하려면 호르몬 검사를 해야 하는데, 또 마취를 해야 해서 일단 약을
먹이면서 지켜보고 있습니다. 사는 데 전혀 지장은 없는데, 만에 하나 그 상태로 꼬리에 영영 털이 안 나는 아이도 있다고 하네요.

 
불이 안 들어오는 케이지에 있어서 사진을 못 찍었는데,  지금 상태는 강아지들 꼬리 미용한 것처럼 꼬리 끝엔 털이 있는데

중간에 10센치 정도 주변 털도 깎아서 맨살이 드러나 있는 상태입니다. 보기에 이쁘진 않죠. 다리부분 치료한 데도 털을 약간 밀어놓았구요.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저렇게 털이 예뻤으니, 안정을 찾으면 다시 털이 나지 않을까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입양까지는 안되더라도 임시보호해 주실 분이라도 찾고 있는데 쉽지가 않네요. 
벌써 2주째 병원 좁은 케이지 안에서 화장실 냄새, 밥 냄새를 같이 맡으며 갇혀 지내고 있습니다. ㅜ.ㅜ 

다행히 의사 선생님도 좋으신 분이고, 돌봐주시는 간호사 분들도 순하다고 이쁨받고 있긴 합니다만 ^^ 주말에 가서 보니
넥칼라를 낀 채로 자기를 데려가 달라고 머리를 부비고 뺨을 부비고 제 품에 안길려는 걸 다시 케이지에 밀어넣고 문을 닫고 오는데......

 

 

주인을 만나면 살 수 있는 아이인데, 길로 돌려보내면 살 수 없는 아이라

그게 너무 가슴이 아프고 절박한 상황입니다.

 

성격은 자기 상태 때문인지 낯선 곳에 가면 많이 불안해하고 예민한 편이지만, 자기한테 밥주고 이뻐해 주는 사람한텐

금방 마음을 열고 부비부비해요.  중성화 수술도 다 마쳤고, 현재 있는 병원은 부산이지만 어디든지 데려갈 수 있습니다.
고보협 측에서도 좋은 분께 보낼려고 알아보고 있는데 기간이 길어져서 염치불구 저도 여기다 글을 올려보네요.

입 주위에 우유 마신 듯이 특이한 무늬가 이쁜 녀석이에요. :)   은인이 되어주실 분이 계실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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