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쾅!하고 닫는게 너무 싫어요.

2010.08.24 14:36

안니 조회 수:5076

 

 

 

안녕하세요. 얼마전에 등업 고시 통과하고 첫 인사드려요! 괜히 쑥쓰럽네요.

아래에 '꽉 닫지 않는 사람이 싫어요' 를 보고  갑자기 생각나서 처음으로 바낭성(?) 글 한번 써봅니다.

 

저희집엔 부모님과 저, 이렇게 세명이 사는데요.

아버지가 정말 쾅!쾅!족이에요.

방문이며 창문이며 대문이며, 심지어 냉장고까지도. 아니아니 집에 있는 모든 문이란 문은 다~요.

왠만큼이면 참겠는데 꼭 일부러 그러는 것 마냥 정말 쾅!!!!!!이에요.

어릴 때는 그게 저에 대한 일종의 불만의 표시라고 생각해서 괜히 주눅이 들기도 했었고

아님 부모님 두 분이 싸웠나? 기분이 안 좋은가? 별에 별 생각을 다 했더랍니다.

 

일단 제 성격적으로 뭔가 쾅쾅하는 걸 못 견디겠어요. 그 때마다 정말 깜짝깜짝 놀라구요.

진지하게 몇 번 말씀드려도 그 때마다 지극히 '어쩌라고'  또는 '왠 트집이냐'식의 반응.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보면 가족들이 문을 쾅쾅닫고 다녀서 프란체스카가 놀라잖아요.

누가 문을 열고 나가면 꽝 소리에 놀랄 걸 대비해서 문이 닫힐 때 까지 문만 쳐다보고 있기도 하구요.

그래서 나중에는 문을 살며시 닫고 나가는 로버트(클린트 이스트우드)를 보면서 나름의 매력(?)을 느꼈던 걸지도.

제가 딱 그래요!

요즘엔 특히 그게 심해져서요. 아버지가 물을 마시러 나왔다, 하는 인기척만 들려도

제 방에서 올!스!탑!이에요. 다시 방문 쾅! 닫는 소리가 들릴 때 까지 콩닥콩닥, 안놀랄꺼야 안놀랄꺼야 이러면서 기다리고 있지요.

 

한밤중에도 문을 쾅 닫는 그런 모습들을 볼 때면' 같이 사는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가 없구나'라는 생각에

많이 섭섭해져요.

 

나중에는 꼭  '문을 살살 닫는 사람'이랑 같이 살고 싶어요.

어쩌면 당연한 걸 지도 모르는 그런 행동이 이제 제 기준에선 참 로맨틱하게 느껴지기까지.

ㅋㅋㅋ그래서 저희 엄마가 '넌 아빠를 보면서 남자 보는 눈을 자꾸 하향평준화하면 안된다'라고 하셨던 걸까요 ㅋㅋㅋㅋㅋ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758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6153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6212
120157 (바낭) 말모이 & 정치바낭 [2] 왜냐하면 2022.06.14 303
120156 프레임드 #95 [17] Lunagazer 2022.06.14 323
120155 Philip Baker Hall 1931-2022 R.I.P. [3] 조성용 2022.06.14 251
120154 [넷플릭스] 당갈. 유명한 영화였네요. ㅎㅎ [5] S.S.S. 2022.06.14 584
120153 [VOD바낭] 코로나 판데믹 상황이 반영된 스릴러 "키미" [4] 폴라포 2022.06.13 403
120152 홍준표는 (국힘입장에서)아군일까요 적군일까요 [1] 채찬 2022.06.13 446
120151 AI가 자의식 가졌다 폭로한 내부자 강제휴직 조치 [10] Lunagazer 2022.06.13 1035
120150 프레임드 #94 [10] Lunagazer 2022.06.13 249
120149 테니스에 신성 출현? [4] daviddain 2022.06.13 402
120148 영화 타인의 친절 [4] LadyBird 2022.06.13 383
120147 이슈] '네-음-메' 앞에 두고 챔스 16강..."포체티노, PSG와 상호 계약 해지" daviddain 2022.06.13 227
120146 PS냐? XB냐? 선택의 때가 가까워진 듯한데... [2] skelington 2022.06.13 349
120145 나의 해방일지 [1] Kaffesaurus 2022.06.13 907
120144 <하루살이> 잡담. [4] thoma 2022.06.12 368
120143 프레임드 #93 [10] Lunagazer 2022.06.12 323
120142 미드 블랙리스트가 시즌9까지 나왔네요(시즌8에 대한 스포있음) [8] 노리 2022.06.12 2781
120141 [영화바낭] 참 여러모로 제목 그대로의 영화, '드라이' 잡담입니다 [15] 로이배티 2022.06.12 624
120140 거울을 보며 지금 내가 내얼굴을 착각하고 있을까 [3] 가끔영화 2022.06.12 313
120139 플레이스테이션5의 재고가 남기 시작했네요 [4] 예상수 2022.06.12 584
120138 남자가 300만원을 벌면 못버는 것인가 [2] catgotmy 2022.06.12 101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