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비포 선셋과 비포 미드나잇의 불편함

2013.06.28 13:47

세멜레 조회 수:3796

일단 두 영화에 대해 얘기하기 전에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라는 작품에 대해 생각해봤으면 해요. <제인 에어>는 순전히 제인 에어의 입장에서 쓰여진 얘기죠. 다른 방에 감근된 로체스터 부인의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 터무니 없이 불편한 얘기란 거예요. 그런 지점에서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는 날카로운 지적을 하고 있죠.

<비포 선셋>은 유부남이 바람을 피는 얘기에요. 나는 결혼했지만 행복하지도 않으며 자식 때문에 사는 거라는 둥 지금 부인은 사랑하지도 않는다는 둥 전형적인 유부남의 바람형태가 인상적이죠. 거기에 불쌍한 샐린느는 유부남의 유혹에 그만 넘어가서 불륜녀가 되고 말죠.

<비포 미드나잇>은 그 불행을 잘 보여주고 있어요. 그럭저럭 애정이 있어서 살고 있지만 여러가지 문제가 많죠. 샐린느가 제시에게 가지는 불만은 영화에서 충분히 말해주고 있으니 자세히 말하지 않을게요. 다만 샐린느는 결혼식도 제대로 못 올렸고 육아에서 자기 멋대로인 남편때문에 희생이 컸죠. 육아나 가사에서 제시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어요. 심지어 전부인과의 아들때문에 미국으로 이사하자는 제안을 뻔뻔하게 해대죠.

제시가 셀린느에게 했던 것 처럼 하룻밤을 보냈던 또다른 여자와 살겠다며 다시 이혼하는 일은 없었으면 바람만 있어요. 제시가 첫 번째 와이프에게 했던 것처럼 셀린느를 사랑하지도 않지만 자식때문에 살고 있는 와이프라고 설명하지 않는단 보장이 어딨죠? 두 영화를 볼때는 반드시 제시의 첫 아내의 입장을 생각해봐야 해요. 제시나 셀린느에게 감정이입하는 건 낭만적이지만 폭력을 눈감는 거예요. 현실에선 아름다운 하루를 보낸 상대가 유부남이라면 적당히 선을 긋는 게 현명하죠. 내 남편이 전에 만났던 여자와 일주일동안 섹스하느라 안 돌아오고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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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멜레

2013.06.28 13:54

#:
답변은 이미 드렸잖아요. 사람을 인종이나 출신지역과 무관하게 판단하는 건 현대인의 교양이죠.

댓글
세멜레

2013.06.28 13:58

#:
저는 앞뒤 안맞음이에 대해 충분히 설명드렸다고 생각해요. 더 답변 원하시면 쪽지로 좀더 자세히 적어 주세요.

댓글
세멜레

2013.06.28 14:10

#:
요리를 잘해서 좋다는 얘기에 굳이 출신 운운할 필요가 있어요?

댓글
세멜레

2013.06.28 14:22

#세멜레:
끔찍한 편견이 아니라 상식이죠.

댓글
세멜레

2013.06.28 14:30

#세멜레:
사람을 인종이나 출신지역과 무관하게 판단하는 건 현대인의 상식이죠.

댓글
닥터슬럼프

2013.06.28 13:57

자 이제 영화의 이면에 감추어진 (대부분의 사람들이 눈 감은) '폭력'의 실체를 '제시'해주세요.

아, 그 전에 전 부인의 이야기도 좀 들어봐야겠네요.

전 부인과 함께 현장에 계신 박대기 기자 나와주세요. 박대기 기자?

댓글
세멜레

2013.06.28 13:58

#닥터슬럼프:
안타깝게도 영화에서 전 부인의 관점은 다루고 있지 않아요.

댓글
닥터슬럼프

2013.06.28 14:06

#세멜레:
그럼 무슨 근거로 '폭력'이라고 단정하시나요?

댓글
세멜레

2013.06.28 14:11

#닥터슬럼프:
다루고 있지 않은 게 폭력인데요.

댓글
닥터슬럼프

2013.06.28 14:15

#세멜레:
아, 그렇구나!!!!

댓글
JKewell

2013.06.28 14:16

#세멜레:
그렇다면 모든 영화는 폭력입니다.

댓글
강랑

2013.06.28 13:57

뭐 본문 내용을 떠나서, 여긴 안그래도 이거 가지고 몇번이나 말이 나왔던 듀게이니 [스포일러] 정도는 제목에 달아 주시는 게 어떨지요?

댓글
세멜레

2013.06.28 13:59

#강랑:
예고편으로 어느 정도 알 수 있는 내용이지만 스포일 수 있겠네요. 제목에 달았어요.

댓글
JKewell

2013.06.28 14:04

세멜레님의 의견에 따르면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폭력인것 같습니다.
저도 비포 2,3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전부인관점은 신선하네요 ㅋ

댓글
세멜레

2013.06.28 14:06

#JKewell:
불륜녀에게 남편을 뺏긴 전부인의 관점을 말하는 사람이 너무 없어요. 모든 커뮤니케이션은 폭력 아닌데요.

댓글
JKewell

2013.06.28 14:11

#세멜레:
굳이 저 영화에서 전부인의 시점을 다뤄야할 이유가 있나요?

댓글
apogee

2013.06.28 14:13

듀게에서도 둘이 호텔방에서 싸울 때 전부인을 너무 이상한 사람 만들어 놓는 것 같다고 하는 분들 있었어요. 그런데 영화에서 중요하게 말하고 싶은 게 그게 아니잖아요.
그리고 전 결혼은 일부러 안 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댓글
세멜레

2013.06.28 14:19

#apogee:
전부인을 영화에서 중요하게 말하고 싶지 않았던 이유가 무얼까요? 그걸 생각해보세요.

댓글
JKewell

2013.06.28 14:48

#세멜레:
이 영화가 무슨 대하 서사시입니까? 그러면 전부인뿐 아니라 두 사람의 부모, 두 사람의 친구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 이유는 뭡니까? 그것도 폭력아닙니까?

댓글
좋은사람

2013.06.28 14:14

결혼식을 못 올린 게 아니라, 제시는 결혼식 하고 싶어하는데 셀린느가 거절한 것으로 봤는데요.
오래된 사원에 갔을 때 제시가 여기서 결혼식 할까 하니까 셀린느가 싫다고 하잖아요.

댓글
세멜레

2013.06.28 14:17

#좋은사람:
그 장면은 거기서 하기 싫다는 거죠. 결혼식 안 해도 된다는 여자 역시 일종의 남성의 판타지에요.

댓글
좋은사람

2013.06.28 14:24

#세멜레:
결혼식을 꼭 예쁘고 화려하게 하고 싶어할 거라는 건 세멜레님이 가지고 있는 결혼식 판타지 같은데요?
셀린느는 프랑스인입니다. 프랑스인은 결혼식이라는 걸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지 않아요. 일반적으로 말이에요.
미국인과 프랑스인이라는 국적의 차이에서 오는 갈등도 이 시리즈를 통과하는 요소 중 하나죠. 전 그 차이에서 오는 작은 다툼으로 읽었습니다.

댓글
세멜레

2013.06.28 14:29

#좋은사람:
그럴 수도 있겠네요.

댓글
JKewell

2013.06.28 14:20

영화를 현실에 대입하는 사람이 있으니, 제한상영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제도가 생기죠.

댓글
세멜레

2013.06.28 14:21

#JKewell:
진 리스의 제인 에어에 대한 태도를 생각해보세요.

댓글
JKewell

2013.06.28 14:36

#세멜레:
태도는 다양하게 가질수 있어요. 저도 싫어하는 작품, 좋아하는 작품이 갈립니다.
하지만 폭력이라고 지칭하는 대상에 대한 태도에 대해서 세멜레님과 진리스는 천지차이에요.

댓글
stardust

2013.06.28 14:21

나홀로집에 는 엄청난 폭력영화죠. 두도둑들은 너무 먹고 살기 힘들어 빈집이나 털어볼까 했다가 꼬마 한명에게 거의 죽지 않을 만큼의 폭력을 당하는데
아무도 두도둑들의 사정이나 어려움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습니다. 그들이 집을 털어야만 했던 절박한 사정은 알려주지 않고 그들을 폭력적으로 다루고 우스개거리로 소모합니다.

둘리도 마찬가지에요. 고길동은 평범한 중산층가장인데 뜬금없이 나타난 불청객 둘리에게 주거와 음식을 제공하지만 직품은 그 어려움에 대해서는 하나도 말해주지 않습니다. 그저 고길동을 희화화하고 놀려댈뿐. 폭력적이군요.

댓글
세멜레

2013.06.28 14:22

#stardust:
stardust님의 날카로운 지적 고마워요.

댓글
JKewell

2013.06.28 14:25

#세멜레:
확실해졌습니다. 세멜레님은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폭력이라고 느끼시는것 같습니다.

댓글
stardust

2013.06.28 14:23

#stardust:
이걸 진담으로 받아들이시는군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걸 "농담"이라고 부릅니다.

댓글
세멜레

2013.06.28 14:26

#stardust: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도 농담인가요?

댓글
단단

2013.06.28 14:22

와- 정확히 제가 불편하고 찝찝했던 지점이네요~ <선셋>까진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미드나잇>으로 이어지는 시간 동안 두 사람의 로맨스를 위해서 희생된(?)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영화가 진행되면서 둘이 싸우는 동안 제시의 '죄책감'에 대한 언급이 나오기도 했고요. 영화 안보다는 밖에 괜히 더 신경쓰는 거 아닌가 싶긴 했지만, 여튼 저도 비슷한 생각 가졌더랬어요~ 책도 읽어봐야겠네요ㅎㅎ

댓글
세멜레

2013.06.28 14:27

#단단: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하는 습관은 좋은 훈련이죠.

댓글
apogee

2013.06.28 14:23

자꾸 영화에서 전부인의 시점을 다루지 않아 폭력이라고 주장하시는 세멜레님도 폭력적이세요. -_-

댓글
루아™

2013.06.28 14:28

페미니즘은 정말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다더니..

댓글
pippin

2013.06.28 14:30

세멜레님의 PC 가이드북에 따라서 만들어지는 예술작품들은 하나같이 대못처럼 뻣뻣한 괴물들일 것 같아요.

댓글
세멜레

2013.06.28 14:31

#pippin: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는 뻣뻣한 괴물인가요?

댓글
JKewell

2013.06.28 14:34

#세멜레: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는 제인에어를 재구성했죠. 그 작품역시 다루지 않은 부분이 있고 폭력적일겁니다.
세멜레님과 이 작품의 결정적 차이는 제인에어를 인정하고 재구성하느냐, 아니면 폭력으로 규정해버리고 인정하지 않느냐입니다. 뭘 말하고 싶은지는 알겠는데, 폭력이라는 단어를 너무 쉽게 단정적으로 쓰시는것 같네요.

댓글
a.glance

2013.06.28 14:33

비포어 미드나잇은 <사랑과 전쟁>이 아니니까요. 이 영화는 이 두 사람에 관한 이야기죠.
전부인 관점에서 다른 책이나 시나리오를 써보시는 건 괜찮을 듯.

댓글
stardust

2013.06.28 14:34

계속 해볼까요? 백설공주와 일곱난쟁이에는 난쟁이들의 입장은 하나도 나오지 않습니다. 백설공주는 그들에게 얹혀사는 식객인데 난쟁이들의 체격을 감안하면 그들은
백설공주 한명때문에 세배는 더 열심히 일해야 식량을 구할수 있을겁니다. 작품은 그에 대해서는 하나도 안 나와요. 폭력적입니다.

이런식으로 접근하면 세상에 폭력아닌 문학작품업고 영화없고 전부 다 폭력적입니다.

댓글
세멜레

2013.06.28 14:34

#stardust:
역시 멋진 지적 감사드려요.

댓글
stardust

2013.06.28 14:35

#stardust:
세상 모든 예술작품이 폭력적이다.라고 주장하시고 싶다면야 이게 맞는말로 들리겠죠.

댓글
시드와 낸시랭

2013.06.28 14:35

제시를 죽입시다 제시는 나의 원수

댓글
세멜레

2013.06.28 14:41

불륜미화가 폭력적이란 제 의견에 반대하는 분들은 불륜이 옳다는 건가요, 아니면 제가 그저 맘에 안 드시는 건가요?

댓글
시드와 낸시랭

2013.06.28 14:43

#세멜레:
죄송합니다. 복종하겠습니다.

댓글
pippin

2013.06.28 14:46

#세멜레:
비포 시리즈가 불륜을 미화하는 영화라는 전제에 사람들이 동의하는지부터 먼저 물어보셔야할 것 같아요.

댓글
stardust

2013.06.28 14:46

#세멜레:
이런식의 댓글이 바로 폭력적인 댓글의 전형적인 사례죠. 아마 백번 말해도 못 알아들으실거 같지만.
누가 불륜이 좋다.라고 한적 있습니까? 저 영화에서 부인을 버리고 온건 다 알아요. 그게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없고.

다만 저 영화에서의 포커스는 저 두사람인거지 남자의 예전 부인이 아닙니다. 제한된 시간과 분량으로 작품을 만들때 한쪽 입장에 집중하는것은 당연한거고 그 방식이 폭력적이라고 지칭하는것에 동의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표면적인 예의만 지켰다 뿐이지 최근 몇년간 듀게에서 님이 쓴글처럼 폭력적인글을 본적은 별로 없네요. 모든 일을 이분법적으로 접근하고 동의안하면 이번처럼 사람을한쪽으로 몰고 폭력운운하시는데 님이 글쓰는 방식 자체가 폭력적이에요. 자신의 개인적인 주장을 보편타당한 상식인것처럼 착각하는것도 정도가 있죠.

댓글
JKewell

2013.06.28 14:47

#세멜레:
제가 <동경이야기>를 보고, "자식들도 다 사정이 있는 건데 극의 구성은 완전히 자식들을 불효자로 만들었다. 이 영화는 기성세대의 논리를 강요하는 폭력이다."라고 했을때, 거기에 반대하면 다 기성세대의 논리를 찬양하는 사람들인가요!?

댓글
리버시티

2013.06.28 15:00

#세멜레:
21세기 초반을 살아가는 30-40대 연인(혹은 부부)이 사랑과 삶에 가지는 의문과 고찰을 진솔하게 다룬 영화를 "불륜 미화"라고 축소시켜버렸으니 "폭력"이라고 할 만도 합니다.

댓글
stardust

2013.06.28 15:02

#세멜레:
이런 기준이면 이 시리즈 너무 좋다고 한 제 애인한테 너는 왜 이런 불륜미화 작품을 좋아하냐.나중에 바람이라도 피울 생각이냐고 따지고 싸워야 할 판이겠죠.

댓글
세멜레

2013.06.28 18:23

#stardust:
불륜미화 작품을 좋아한다고 모든 사람이 바람 피우자는 않아요. 그렇게 따지고 싸우면 곤란하죠.

댓글
김전일

2013.06.28 19:24

#세멜레:
제인에어든 비포 시리즈든 터무니없이 불편한 내용이란 없어요. 그렇게 편견을 가지고 나누면 곤란하죠

댓글
wonderyears

2013.06.28 15:14

와 지친다 지쳐.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의 열정이 대단합니다. 무슨 말을 해도 이해하려고 들지 않으실 분이에요.
여러분의 댓글도 폭력적이라고 생각할텐데 고생이 많으십니다.

댓글
침엽수

2013.06.28 15:14

이 영화가 좋은데 폭력적이라는 세멜레 님의 지적에 상처 받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처신하실 건가요? 그 사람들의 입장을 다루지 않았으니 세멜레 님도 폭력적입니다.

댓글
퍼거슨

2013.06.28 15:34

아싸 1승

댓글
archway

2013.06.28 16:01

보고 들은 건 참 많으신데 항상 공허하고 뜬구름 잡는 소리를 많이 하시네요. 남의 얘기만 달달 외우지 마시고 자기가 깊이 이해한 다음에 글을 올려보세요.

세멜레님은 영화나 소설이나 항상 너무 몰입하신달까, 막장드라마 보고 감정이입해서 자기 일처럼 흥분하는 사람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어보입니다. 말투가 고상하고 차분하다고 실제로 고상하고 차분한 건 아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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