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당연히 성규-이중엽 팀 이야기죠.

다시보기로 대충 감아가며 빨리 복습을 해 보니 대략 상황이 이렇게 정리가 되더군요.


0. 미칠 듯한 스피드의 정보 구입 + 홍진호와의 정보 교환으로 시작과 동시에 5번, 8번 말이 1, 2위라는 걸 알아냈습니다. 베팅 시작도 하기 전에 정답을 알아냈으니 떨어질 리가 없는 상황. 정말 떨어질 리가 없었죠. 배당률 이딴 거 다 포기하고 그냥 성규 칩과 이중엽 칩을 사이 좋게 한 명은 5, 한 명은 8에 몰빵만 했어도 못 해도 공동 우승이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탈락을 한 것도 어찌보면 참 드라마틱한, 기적적인 일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_-;


1. 첫 베팅에서 다른 팀을 교란시키기 위한 훼이크 베팅으로 6번 말을 택했습니다. 성규가 5, 8로 답을 내는 과정에서 6번이 거의 막판에서야 제외되었으니 이것 자체는 합리적인 결정이었다고 봅니다. 6번과 4번 같은 식으로 분산을 했으면 좋았겠지만 이것 자체는 패착까진 아니었습니다.


2. 근데 하필이면 김경란의 단서가 '6은 죽어도 아님' 이었죠. 그리고 김경란은 그 단서를 이상민팀과 공유하고 시작했습니다. 이걸 성규는 모릅니다. 홍진호는 어땠는지 모르겠어요. 나중에는 아는 걸로 나오긴 하는데 언제 알게 되었는지 시점이 애매해서. 


3. 이렇게 1.과 2.의 사실이 엉키면서 성규와 홍진호에게 먹구름이 끼기 시작합니다. 성규는 훼이크가 될 수 없는 말에 칩을 낭비했고 홍진호(=이윤열)은 거기에 낚였구요. 

 반면에 이상민은 적절하게 투자를 했고 김경란 팀은 낭비를 최소화하면서 분위기를 잘 살피고 있었죠.


4. 그리고 여기서 이중엽 사장의 삽질 2연타가 성규의 당연한 우승을 완전히 흔들어 놓습니다. 

 1) 자신의 훼이크에 남들이 따라오지 않았을 때 전략을 수정하지 않고 (심지어 성규가 베팅하지 말라고 고함을 치고 있는데도) 본인 고집으로 6번에 칩을 더 낭비해버렸고.

 2) 중반에 '이제 그냥 5, 8로 가자'고 전략을 수정한 후엔 분위기 전혀 안 살피고 가장 먼저 베팅을 해서 김경란의 파트너에게 5번에 따라붙을 수 있는 노골적인 힌트를 제공했습니다. 그리고 1)에서처럼 엉뚱한 곳에 칩을 낭비해 놓았기 때문에 따라 붙은 김경란에게 5번의 점유율도 밀려 버렸고 결국 3위로 추락하게 되었죠. orz


5. 그래도 성규가 끝까지 침착하게 머리를 잘 굴려서 만들어낸 것이 홍진호와의 연합을 통한 점유율 분산 전략이었습니다만. 그마저도 이중엽 사장이 베팅 타이밍을 놓치고 5, 8말이 배팅 금지 구역으로 들어가 버리면서 완전히 무산. gg 선언입니다.


6. 결론은.

 "이게 다 김경란 때문이다!!!" 입니다. 

 아니 농담이 아니고 진짜루요. ㅋㅋ 김경란 팀의 정보가 하필 '어쨌든 6은 아님'이었다는 것. 그리고 김경란이 처음에 성규 말고 이상민과 정보 교환을 했다는 것. 그리고 김경란이 선택한 파트너가 똑똑해서 이중엽의 베팅 중 훼이크와 진심을 다 가려내서 훼이크는 피하고 진심 쪽에 따라붙어 역전해버렸다는 것. 이게 성규가 완벽한 정보를 갖고도 1위를 하지 못 했던 큰 이유거든요. 사실 김경란 파트너가 딱 한 번만 삽질로 칩을 낭비했어도 이상민-하하가 1, 2위를 먹으면서 가넷 뇌물을 먹인 성규가 면제권을 얻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 과정에서 김경란이 뭘 했는진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김경란 때문인 건 맞습니다. <-


7. 물론 가장 큰 이유는 이중엽이었죠. 이 분의 어제 플레이를 보면 재밌는게, 초반엔 남들 눈치 안 보고 베팅을 빨리빨리 하다가 작전 다 드러내고 승기를 놓칩니다. 그러고 나니 나중엔 기가 죽어서 베팅 타이밍을 최대한 늦추며 눈치를 보다가 다시 또 승기를 놓치죠. 마치 '너 왜 그렇게 빨리가!!' 라고 혼나서 우울하게 맨 뒤에서 천천히 걷다가 '빨리 안 오냐 너!!'라고 다시 혼나는 어린애처럼(...)


8. 그리고 그런 이중엽을 파트너로 선택한 성규군 본인이 판단 미스가 핵심이었구요.

 그래도 뭐 이 프로 나오면서 성규군은 얻어가는 게 많으니 괜찮았다고 봐요. 아니, 아주 좋았죠. 훌륭했습니다. 짝짝.



덤: 이상민-하하는 정말 정직하게 본인들이 알고 있는 제한된 정보를 최대한 활용해서 8번에 대놓고 (거의) 올인을 했어요. 근데 하하가 노련하게 베팅 타이밍, 갯수를 조절해서 남들에게 주목받지 않고 의심받지 않으면서 8번에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었죠. 물론 혼자 남들의 이목 다 끌어 버린 이중엽 사장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었지만(...)


덤덤. 김경란에겐 두 가지 결정적인 운이 따랐는데 첫 번째는 성규가 훼이크로 선택한 6번 말이 절대 우승권이 아니라는 걸 첫 단서로 알고 있었다는 것. 그리고 파트너가 신중했다는 겁니다. 

6번에 대한 정보 덕에 신중한 파트너가 훼이크에 흔들리지 않으면서 초반에 칩을 아낄 수 있었고. 중반 이후엔 정확한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4, 5, 8 세 개의 말 중 이미 이상민-하하에게 점유율을 빼앗긴 8번을 제외한 4와 5, 두 개에 올인이라는 현명한 판단을 내려 2위를 안겨줬죠. 

 어쨌거나 파트너를 보는 안목도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에게 필요한 능력이었으니 비록 막판까지 4에 집착하는 개그를 보였음에도 2위 및 준결승 진출엔 문제가 없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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