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야 디씨인사이드 도서갤러리의 3대 떡밥 중 하나였을 정도로 화제인 인물이지만.(하나는 귀여니였고 다른 하나는 이제 기억이 안나네요. 호밀밭의 파수꾼 번역은 이 떡밥과는 상관없었고 호밀밭은 도갤인지 판갤인지 헷갈려서 패스)

무라카미 류는 의외로 잘 얘기가 안되더라고요. 저는 사실 하루키보다 류를 더 좋아해요. 

무라카미 류를 접한 것은 10대 였어요. 당시 호기심이 왕성했던 저에게 영향을 끼친 두 명의 작가 중 하나였죠. '문학'소년이었던 저는 본격적으로 문학을 읽어보고자 무라카미 류, 장정일, 마광수, 무라카미 하루키를 읽었어요. 그리고 일종의 문화적 충격을 받았죠. 오오 야한 얘기를 이렇게 쓰는 방법도 잇구나(응?) 

사실 마광수는 야하기만 했고 별 인상은 안남았어요.  그나마 인상에 남은 것은 작품보다 후기였어요. 실제 지명을 쓴 작품에서 어느 산에 요정인지 한 여자를 만나 아이가 보면 안되는 것을 하는 내용이었는데 어떤 사람이 실제 거기 산에 보니 그런 여자는 없었다고. 이게 어찌 된 거냐고 작가에게 따진 적이 있다는 거예요-_-

개인적으로 마광수의 경우 그냥 내버려두고 판단을 독자들에게 계속 맡겼으면 어떨까 생각이 들어요. 만약 그랬다면 지금처럼 꼬인 분도 안되었겠고 작품도 더 좋아졌을 것이라고 보거든요.

그 당시 인상적으로 남은 것은 무라카미 류와 장정일이었어요. 사실 어느 순간부터는 야한 건 아무래도 좋았고 굉장히 독특했거든요. 책을 별로 안읽었던 저라 그런지 장정일의 경우는 정말 처음 보는 것이었요(재즈적 글쓰기론은 충격에 가까웠죠;)

류의 경우는 뭔가 에너지가 있는데다 스탠스가 하루키보다는 더 공감할 수 있었어요. 뭐 스노비즘이야 아무래도 좋았고요. 그러다보니 류의 경우는 일일히 작품을 찾아보고 읽어나갔죠. (사랑과 환상의 파시즘과 5분 후의 세계는 구하질 못해 못읽었지만요)-전 전작주의자가 아니라 그 전에 그렇게 읽어나간 것은 김승옥과 현진건 뿐이었거든요.

다만 <악마의 패스>처럼 용두사미로 끝난 작품도 있었고 영 아닌 물건도 있더군요. 지금의 미야베 미유키 여사처럼 3할 타율을 쳐주는 타자는 못되더군요-_- 2할 초반이라고 할까요; 몇 년전만 해도 내는 작품들이 영 별로라 한동안 멀리 했어요.

반도에서 나가라는 꽤 재밌었어요. 외부인이 묘사하는 북한의 모습도 인상 깊었고요. 1Q84를 읽은 적은 없는데 요새 하루키가 잘 나가니 류 생각이 문득 나더군요. 류가 다시 한번 멋진 소설을 들고 나와줬으면 하는데 위키피디아를 보니 요새는 신작 소식이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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