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하고 나서 어쿠스틱 라이프의 이 에피소드가 제일 깊이 다가 오네요.

 

http://cartoon.media.daum.net/webtoon/viewer/17388

 

 

토요일에 병원에 가서 임신성당뇨 재검사 판정과 함께 빈혈 수치가 더 떨어져서 철분주사를 맞아야 된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15만원짜리랑 25만원짜리가 있다더군요.  아이 낳기까지 백일 좀 더 남았는데 아직도 입덧을 합니다.

빈 속에 철분제를 먹고 샤워를 하면 다 토해 버려서 새벽에 일어나서 샤워하고 약을 먹고 1시간 뒤에 밥을 먹고 출근을 해요.

 

그동안 태교는 무슨...일하느라 지쳐 잠자기 바빴고, 주말에도 일하러 회사에 갔고 입덧하느라 먹은 것도 없어서 체중이 늘지도 않았는데..

임신성 당뇨 재검사라니...억울해요. 흑흑.

그날 기형 판별을 위한 입체초음파도 같이 봤었는데 저는 무덤덤하게 봤고, 남편은 아주 신기하게 봤습니다.

나오자마자 얼굴 표정과 손짓, 발짓해가며 유라(태명)가 이랬어, 저랬어~라고 신났더라구요.

아기가 쉴새없이 움직이면서 잘 안 보여줬거든요. 그래서 발가락 찍는 것도 애먹었습니다.

 

병원에서 나와 간만에 아웃백에 가서 점심을 먹는데 남편이 갑자기 뒤를 보라고 합니다.

아빠가 아기 우유 먹인다. 미래의 내 모습 같아서 동질감을 느껴. 선배 같아라며 싱글벙글합니다.

남편은 이번 초음파를 보고 아빠가 되는 게 실감이 확 났나 봐요. 갔다와서도 계속 제 배에 얼굴을 대고 있었습니다.

저는 여전히 무덤덤하고 아무런 느낌이 없습니다. 실감도 안나구요.

만약 당뇨 확진을 받게 되면 식단 조절하고 운동해야 하는데 어떡하지 이 생각만 계속 하고 있어요.  

 

주변에서 다들 평탄하게 아기를 낳아서 저도 그럴 줄 알았는데 임신을 알고 나서 대학병원으로 가보라고 소견서부터 받고,

몇 주 뒤엔 갑상선 수치에 이상 있다며 정밀검진을 하자고 하고, 빈혈 수치가 낮다고 수혈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말부터 듣고

일하다가 문제가 생겨 몇번이나 중간에 병원으로 뛰어가서 초음파를 봤는지 몰라요.

이것도 평범한 작은 불행일 뿐이겠죠?

 

점심을 먹은 후 오랫만에 데이트 겸 겜방에 가서 사이좋게 신인던을 돌고 집에 왔습니다.

제가 물었어요. 자기 O형이지? 만약 내가 피가 모자라서 수혈을 해야 한다면 자기 피를 수혈해도 될까?

남편이 말합니다.  당연하지. 얼마든지 가져가.

 

(여담) 남편이 결혼하고 나서 10kg가 쪘어요. 그게 다 배로 갔더라구요.

제 배보다 더 많이 나왔습니다. 남편은 이 배를 가라(가짜)라고 부릅니다.

유라의 쌍둥이 가라랍니다. ㅋㅋㅋㅋ 자기도 곧 출산한다구요.

뭐 먹을 때마다 우리 가라가 먹고 싶대라고 자기 합리화를 합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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