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좀 먹어볼까 하고 해 놓은 불고기 주물럭을 데우려고 봤는데 벌써 곰팡이가 폈네요. 싹싹 음식물쓰레기통에 담아서 밖에 내놓았는데 왜 이렇게 우울한지. 후라이팬 째로 냉장고에 넣어놓지 않았던 제 실책이지만 어떻게 하루 만에 이럴 수 있죠. 제가 사는 곳이 습도도 높고 부패지수가 놀랄 정도로 높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참 상콤하네요.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는 일은 별로 귀찮거나 하지 않지만, 음식이었던게 음식물 쓰레기가 되도록 방치했다는 것이 가장 우울해요. 입이 짧아서 의식적으로 부지런히 먹지 않는 한 까딱하면 음식물 쓰레기를 만들어버리거든요. 농담 안하고 잊어먹었던 먹을 것을 끔찍한 상태로 발견했을 때가, 우울함으로 패대기 치는 다른 경험들과는 격이 다르네요. 평가가 안 좋게 나왔다거나, 인간 관계에 있어 문제가 생겼다거나 하는 것들은 익숙해지기도 하는데, 이건 발견하는 횟수가 증가할수록 나락의 높이가 더 커져요. '또야.'란 맘소리가 머리 속에서 울려퍼져요. 으, 어쩌죠. 눈 앞에서 메인 메뉴가 사라져버려서 밥도 잔반찬들이랑 같이 먹어야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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