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영화 지금까지 모두 즐겁게 본 사람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기대가 매우 컸지요!

아 그런데 뭐랄까. . 전 여러부분에서 실망스럽더라구요.
지금 대충 게시판의 지난 글들을 훑어 보니, 성냥이나 털옷 이야기는 이미 있으니 넘어가고요! 보면서 제 마음에 걸렸던 부분들에 대해 영화보신분들의 의견을 듣고싶습니다


1. 송강호

이 영화에서 송강호가 잘 '사용'되었다고 보시나요?
연기가 나빴다는 소리는 아니에요. 다만, 감독이 봉준호여서, 국내자본이 들어간 영화라서 송강호가 출연했다는 느낌밖에 안들더라고요, 저는. 뭐 물론 당연한 얘기일지도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이 배우가 출연했던 영화에서 느꼈던 필요성, 존재감과는 다른 느낌이 계속 들어서요, 꼭 저 역할이 송강호여야한다는 느낌이 안들더라고요. 오히려 영어번역기라든지 불가피하게 필요한 장치들, 영어를 쓰는 배우들과 뭔가 어색함이 느껴져서 몰입을 방해하는 느낌이었어요. 여러모로 아쉬웠습니다.

2. 한칸 한칸 앞으로 나아가면서. .

두번째는 열차꼬리세력이 앞으로 나아가면서 보는 놀라운 광경들에 대한 반응이었습니다. 전혀 감정적으로 동의할 수 없었어요.
스시를 앉아서 먹다니요. 아이들이 수업들으며 노래부르는 걸 멀뚱히 서서 보고있다니요.
열차 앞 칸 사람들의 반응도 마찬가지입니다. 절대 오면 안되는 천한것들이 반란을 일으켜 처들어오고있는데 여유있게 뜨게질을 하고 자기들 할 거 다하고 있는 모습들. .
영화적 장치는 장치로서 받아들여야 하겠지만 저는 이런부분에서 저 스스로의 감정선이 계속 삐그덕 거렸습니다. 뒷칸사람들이 하나씩 체험하고, 지켜보며 놀라는것보다 차라리 뻔하지만 아예 다른 두 삶(열차 앞칸과 뒷칸)을 대조적으로 보여주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앞뒷칸 사람들이 서로를 마주했을 때 반응도 더 현실적으로 바꾸고 말이죠.

3. 크리스 에반스의 고백
중요한 씬이죠. 아픔도 있고요.
그런데 문제는 왜 갑자기 저기서? 라는 생각이 들어요. 남궁에게 거기서 자신의 속깊은 곳에 있던 스토리를 쭉 이야기하는데 전 음. . . 그랬구나 근데 뭥미? 하는 심정이었어요.

(그리고 여담이지만 에반스가 그렇게 눈물을 짓는 씬이 두번정도 있는거 같은데 그때마다 코를 훌쩍 거리거든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보셨을지 모르겠지만 전 코를 훌쩍이는 장면에서 배위가 연기가 아니고 진짜로 코가 나오는게 싫어서 코를 마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건 그야말로 개소리입니다만. . 진짜! 전 그걸 느꼈어요. . . ㅋㅋ)

4. 존 허트

존 할아버지의 존재는 많은 분들이 그랬겠지만 뻔했어요. 구체적인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어쨌든 모종의 뭔가가 있을 것이다 하는. .
결국 밝혀질 때 주인공이 놀라서 눈물짓고 말도안돼! 라고 외치는데 전 자식아 뭘 말도안돼 우리는 다 알고 있었구만 하고 속으로 외쳤어요.


여러분들의 의견이 궁금해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혹은 각자 가지고 있던 생각이라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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