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왕따

2013.08.14 12:35

메피스토 조회 수:4656

* 이 게시판 상당수의 유저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의견과 반대되는 견해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합니다.

예외적인 분들이 계시지만 말그대로 예외이며, 그게 지향점이 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논쟁과 관련하여 개인적으로 참 짜증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구체적인 근거보다 직관에 의존한 주장? 아뇨. 수구적인 주장? 아뇨.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주장? 아뇨.


뻑하면 부당한 대우를 '게시판'에게 받는다라고 얘기하는 것입니다.

비판하면 비판하는거고 비판받으면 비판받는거지, 게시판 전체가 살아 숨쉬는 생물인 것처럼 자신을 공격한다고 얘기하죠. 


이게 좋은 논쟁태도일까요? 당연히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 방식에 부정적인 이유는 이게 매우 정치적인 술수이기 때문입니다. 

논쟁의 와중에 핍박받는 약자인냥 포지셔닝해서 자신이 어떤 주장을 펼쳤는지는 가리고, 비판자들을 비논리적이며 부도덕한 사람들로 모는 술수죠.


게시판 역사를 보건데, 주로 강퇴자들이 써먹던 방식이기도 합니다. 

이 게시판은 X페미들 소굴이라서, 이 게시판은 X진보들 소굴이라서 자신은 올바른 주장을 펼치는데 집단적인 왕따를 당하고 비난을 받는다 식의 변론들 말입니다.


물론 정말 그럴수도 있습니다. 커뮤니티에 특정 취향, 나이, 성향을 가진 이들이 다수가 있고 그때문에 누군가가 소수가 되고 부당한 대우를 받을 수도 있죠. 

심지어 접속시간도 해당합니다. 반대되는 성향을 가진 유저들의 접속시간이 엇갈릴 경우가 있죠. 



*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논쟁에서 다수냐 소수냐는 중요한게 아닙니다. 갈릴레이가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고 얘기했다죠?

갈릴레이가 실제 저런 이야기를 했는지 따위는 모릅니다. 자기 주장을 꺾지 않는 과학자의 똥고집이 중요한것도 아니죠.

그저 갈릴레이의 생각이 옳다는 것이 확인되었을 뿐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 저 이야기는 불굴의 신념으로 포장되었죠. 다분히 결과론적인 이야기입니다.


다수의 폭압에 대한 경계와 소수자에 대한 의사존중이 중요하다는건 소수의 의견 자체가 중요해서가 아닙니다.

그저 "올바른 의견"이 소수라는 이유만으로 사장되는 것이 장기적으로 사회발전을 저해하기에 중요한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건 역시 '올바른 의견-주장'입니다. 어떤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소수건 다수건 그 의견이 합리적이라면 경청을 해야 하는 것일 뿐이죠.

소수니까 들어줘야하고 소수니까 존중해줘야 하는게 아닙니다. 다수니까 무조건 폭력이 아니듯 말입니다. 


 

* 메피스토는 일전에 티아라 왕따논란과 관련하여, 한마디로 따 당할만하면 당해도 된다라는 글을 남겼습니다(집단이 가하는 물리적 린치는 당연히 제외합니다).

이는 '피해자'로 지칭된 해당 연예인을 가리킨 일이 아니었습니다. 일반론을 얘기했고, 티아라가 거기에 해당하는지 그렇지 않은지는 모를 일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사회적 문제가 될 수 있는 왕따는 약자에 대한 왕따입니다. 장애인이라서, 가난해서, 취향이 독특해서...등등의 맥락-이유를 근거로 하는 왕따말입니다.

이런 왕따들은 당연히 지양되고 통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면?

 

외부에서 보기에 왕따라는 현상은 그저 굉장히 폭력적이고 부당한 것이라고 여겨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이는 디테일에 따라 달리 평가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끔 이 게시판에는 트롤이 출몰합니다. 작정하고 물흐리러 들어오는 인물들이죠. 회원들의 반응에는 '냉소' '적대감' 등이 있을겁니다.

'트롤'이라는 정보가 없다면 엄청 부당한 일로 보이겠지만, 작정하고 들어온 트롤이라면? 아니면 그에 준하는 행태를 보이면 유저라면?

 

몇년전 모유저의 강퇴와 관련하여 듀나님이 일전에 이 게시판 이용자들은 쾌적한 환경을 즐길 권리가 있다고.

게시판 자정작용이라는 말이 자주 쓰이는데, 다른 현상이 자정이 아닙니다. 비판-신고-강퇴로 이어지는 과정이 자정이죠.

격앙되었건 차분하건 논쟁만으로 자정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과정에서 욕설이나 기타 게시판 규칙에 위반되는 사안들이나 전혀 뜬금없는 시비들은 당연히 지양, 비판되어야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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