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STX 글 보고 생각나서 쓰는 뻘글입니다.

 

제가 졸업 후 이 회사 저 회사 다니시는 분들 보고 느낀건데

 

삼성이나 LG, 현대 같은 대기업만 들어가도 처음에 막 이상한 노래부르고 춤추고 신입사원 교육시키잖아요.

 

저는 위 세개 중 한 회사에 있었는데 회식도 자주까진 아니지만 꽤나 있었고, 처음 입사 후 한달 동안 교육? 명목으로 사내 구호 외우고, 춤추고 그랬습니다. 

 

본격적으로 업무가 시작된 후에도 6시 퇴근이라도 상사들이 퇴근하지 않고 있으면 눈치보면서 퇴근하기 힘들었고 회식 빠지는건 상상도 못했죠. 신입인데.

 

점심때도 다같이 가서 밥먹었고요.

 

그런데 같이 입사한 동기 중에 처음 회사 입사했을 때 부터 왜 내가 춤을 춰야 하냐, 이런 쓸데없는 짓을 왜하냐, 하면서 투덜거리고

 

나중에 교육 끝나고 설문 조사에 "내 생에 이런 쓰레기 같은 교육을 받은건 처음이다, 왜 춤을 추냐, 어쩌고.. " 막 써놓고

 

업무가 시작된 뒤에도 주어진 일이 없으면 6시에 칼같이 일어나서 상사들에게 인사 다 하고 가버리고

 

전체회식이 아니면 전 일이 있어서 회식 참여 못하겠다고 하고 가고 ㅋㅋ 점심식사때도 저는 죄송하지만 따로 먹겠습니다 ㅋㅋ 하고서 따로 먹고 ㅋㅋ

 

하지만 자기 의견을 똑바로 말하는 것 뿐, 굉징히 예의바르고 겸손한 태도를 가진 사람이었어요. 주어진 일을 확실히 해내고 실력도 출중했고요.

 

하지만 상사들 사이에서는 욕 오지게 먹었죠. 암만 실력 좋고 그래도 저런 태도로는 사회에서 성공 못한다, 하고요.

 

그러다가 한번 상무님이 오시니깐 다들 하는 일 그만두고 상무님에게 보일 장기자랑 -_- 연습해라, 는 지시가 위에서 떨어졌는데

 

저 친구가 나는 여기 일하러 온거지, 광대처럼 춤추려고 온것 아니다. 춤은 신입사원때 한달 내내 춘 것 만으로 충분하다 - 고 했다가

 

한 상사분에게서 위에 제가 쓴 말 고대로 듣고 태도를 고치라고 시정받았습니다. 결국 과감하게 사표를 던지더군요. 

 

 

 

얼마전에 그 사람의 근황을 들었는데... 진짜 외국의 유명 대학교 나와도 가기 힘든 매우 좋은 회사에 입사해서 다니고 있었습니다.

 

연락이 되서 그 사람과 주변인들을 만나 밥먹을 기회가 있었는데 정말 새로운 충격? 이었던게

 

회사 분위기 자체가 야근 강요 없고 회식 강요 없고 점심시간도 상사 눈치 볼 필요 없이 자유롭게 보내라,

 

퇴근도 할 일 다했으면 빨리 가라, 남아서 일 더 할꺼면 자동으로 컴퓨터 다 꺼지니 사유서 제출해라.. 는 식이고.. 

 

면접 볼 때 CEO 부터 하는 말이 스펙 출중하고 능력이 탁월한 사람일수록 이직 안정성이 높으니 딴 데 도망가지 않게 붙잡아 두려면

 

회사가 먼저 사원들의 work 와 life의 균형을 맞추어 주어야 한다고 하면서 엄청 중요한 프로젝트가 아닌 한은 칼퇴근 시켜주고

 

회사에서 지정된 업무 시간 이외에는 전혀 터치가 없는 분위기더라고요.

 

 

 

더 재미있는건 그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의 백그라운드를 물어보니  대부분이 한국 대기업에서 컨설팅이니 SK 무선 사업부니 하는 들어가기 힘든 ;; 곳에서 옮기신 사람들어었는데

 

다들 전 직장에서 넌 사회생활을 잘 못한다.. 그런 태도로는 성공 못한다.. 이런 이야기를 밥먹듯이 듣고 살았다 하더라고요..

 

 

 

집에 오는 길에 많은 생각을 했는데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회식자리에 꼭 참가하고, 상사 퇴근 전에는 먼저 칼퇴근하지 않고, 뭐 이런 기타 등등..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사회생활 못해" 라는 말을 듣는 것이

 

결국엔 윗선에서 만들어 낸 하나의 세뇌가 아닐까 ? 하고요.

 

그리고 결국 내가 replace가 되기 힘든 사람이 되었을 때만, 저렇게 work&life 의 균형을 논할 수 있는건 아닌지.. 라는 씁쓸함과  무서운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찌 됬든 대부분의 사람들은 삶과 일의 균형을 논했다가는 회사에서 쫓겨나서 갈 곳 없기 마련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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