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9.06 08:41
최근에 일대종사를 봤습니다.
엽문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한 두 배우, 견자단과 양조위를 비교할 수밖에 없네요.
견자단이 연기한 엽문은 왠지 먹방이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무술장면이야 당연히 훌륭하지만 저는 그가 음식을 먹고 차를 마시는 장면에서 강렬한 식욕을 느껴 버렸어요. 중국 영화의 하정우랄까요. 참 맛있게도 먹습디다.
반면에 양조위는 담배가 떠오릅니다. 밥은 하루에 한공기도 안먹고 끽해야 차나 마시고 담배만 피울 것 같은 이미지. 살벌한 대결 장면에서도 어딘가 쓸쓸한 여운같은 게 남습니다. 그리고 견자단에 비해 양조위가 연기한 엽문은 어딘가 불완전하고 운명에 휩쓸린 불운한 느낌이 강합니다. 엽문이자 양조위랄까요.
견자단의 엽문은 두번 볼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보고나면 쾌변한 느낌으로 하루를 시작하면 그만이지요.
하지만 일대종사는 기회가 될때마다 두번, 세번 더 볼 용의가 있습니다. 볼일을 봤지만 아직도 남아있는 한덩이가 뱃속에 있는 느낌이랄까요? 그리고 사실 그건 뱃속이 아니라 우리 마음속, 머리속에 남아있는 다른 무엇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정체를 모르니 계속 되씹어 볼 수밖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