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2013년 가을호가 도착했는데

장편 연재 중이던 김애란의 작품이 이번호부터 중단되었군요.

 

「두근두근 내 인생」에 적지않게 실망했던 터라

김애란의 장편 연재가 실은 좀 조마조마했는데 이런 일이 생기네요.

연재 중 엎어지고 뒤집어지고 하는 일은 다반사이긴 합니다만.

 

김애란의 단편은 아주 좋아해요.

독특한 소재를 재기발랄함으로 포장하는 단계를 넘어, 이제 많이 두터워진 것 같아요.

2013 이상문학상 (역대 최연소)수상 소식을 접했을 때도 아낌없이 박수를 쳤더랬죠.

암튼 여러모로 안타깝네요.

 

다음은 김애란이 『문학동네』 가을호에 남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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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봄부터 『문학동네』에 선보인 「눈물의 과학」 연재를 중단하려 합니다.

제가 하려는 이야기의 방향과 속도를 위해 호흡을 고르려 합니다.

 

쓰다보면 알게 되겠지 싶어 비워둔 자리가 많은데,

쓰는 동안 저도 모르게 훼손한 게 있는 듯해,

이야기의 맨 처음 자리를 돌아보았습니다.

 

그러곤 스스로의 기대나 큰 욕심 때문이 아니라

소설 안에 있어야 할 어떤 작은 기준 때문에라도

이 이야기는 다시 쓰는 게 맞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약속을 지키지 못해 죄송합니다.

 

두 계절이나마 미지와 미완의 길에 동행해주신

독자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해드립니다.

길에서 휘청거릴 때마다 옆에서 제 팔을 꽉 잡아준 편집부에게도요.

 

연재를 중단하긴 했지만 소설을 포기한 건 아니니

더 나은 원고로 인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그사이 계속 부서진 달 앞에 혼자 있어보겠습니다.

제 팔에 남은 누군가의 악력과 질문, 우정을 떠올리면서요.

 

곧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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