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소녀시대 찬양

2010.09.01 06:17

아리마 조회 수:5113

 

 

 

 1. 저는 사실 다시 만난 세계 때부터 소녀시대를 엄청나게 좋아했었습니다. 다시 만난 세계의 군무는 지금봐도 "쩔고", 전체적인 인상은 보아 리즈시절(리슨 투 마이 하트 하던 시절)을 아홉명으로 늘려놓은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완성도와 그에 따른 자신감 같은 게 느껴졌었거든요. 소녀시대는 전체적으로 일본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소녀들 같은 느낌이었어요. 막 미래에 대한 희망을 노래하는 당찬 소녀, 정도의 이미지. 지금 생각해보면 그룹명이나 데뷔곡이나 SM에서 이미지 마케팅을 엄청나게 잘했죠. 물론 그런 이미지 마케팅이 가능했던게 오랫동안 갈고 닦아져서 눈이부실 지경이었던 (신해철의 말에 의하면 북한 기예단 같은 느낌마저 주었던;) 9명의 통일된 느낌이 있었기 때문이지만.

 

 

 

 덕분에 소녀시대는 원더걸스의 압도적인 흥행에도 불구하고 한쪽에서 안정적으로 팬층을 늘려갈 수 있었죠. 팬덤규모의 상징인 음반판매량이 원걸 못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를 잘 말해주죠. 이 시절을 거쳤다는 게 지금 생각해보면 소녀시대에겐 오히려 득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원걸의 열풍송에서도 소녀시대에게 애정을 보였던건 순전히 다시 만난 세계 때문이었죠. 대중적으로만 나갔었다면, 남그룹을 압도하는 지금의 거대 팬덤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SM이 그렇게 사람들이 싫어하는 SMP를 굳이 고집하는 이유도 그 "팬덤 양성"에는 그것만한게 없어서 그럴거다.. 는 추측도 해봅니다만 (-_-) 지금도 소원을 말해봐나 런데빌런 같은 곡을 굳이 계속 하는 이유도 팬덤 굳히기 용이 아닐까 합니다만은..

 

 사실 소녀시대에게 보이던 관심이 빠심으로 변하기 시작한 건 승리와 만원에 행복에 나온 윤아가 지나치게 예뻤다(-_-)는 점 때문이긴 합니다만.. 그거야 뭐.

 

 

 

 2. 사실 소녀시대야 오랫동안 좋아하긴 했지만, 본격적으로 빠지기 시작한 건 오히려 소원을 말해봐 때 부터였던 것 같아요. Gee는... 지금 생각해도 좋은 곡이지만,  SM 가수 특유의 한방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뭐 대중적으로야 대박이었고 소녀시대는 대중과 팬덤을 양손에 쥐고 본격적으로 걸그룹 중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인기 그룹이 되버립니다만.. 어쨌든 Gee 로 성공가도를 달리던 소녀시대에게 SM은... 다시 SM 스러운 곡을 줍니다. 소원을 말해봐..라는. 저는 이 곡의 첫 소절, 태연 파트를 듣는 순간 부터 그냥 느낌이 오더군요. 아. 이거슨 대박이구나. 마치 하이힐을 신고 또각또각 들어오는 듯한 도입부에 태연과 제시카가 연달아 부르는 멜로디 파트는 정말 좋았어요. 소녀시대에게 기대하던 건 뭔가 이런거였죠. 마냥 밝지많은 않고, 팝스러운 어두운 느낌도 같이 있는.

 

 

 

 

 

 그리고 이어진 비쥬얼 쇼크가 결정타였죠. 저는 그때 군대에 있었는데, 소원을 말해봐의 인기는 정말 남달랐습니다. 소원을 말해봐 때는 정말 한명도 빠지지 않고 TV에 앉아서 음악프로를 시청했어요. Gee때만해도 그냥 시큰둥했던 사람들까지도 모조리 다. 지금 생각해도 걸그룹 사상 최고의 컨셉과 안무가 아닌가 싶은데, 남성들의 판타지를 자극하면서도 완성도도 꽤 높았었죠. 밀리터리 + 핫팬츠 + 킬힐 이라는 삼종 세트가 잘 맞아떨어지면서 남성들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얻는 현 소녀시대의 모습이 완성이 됩니다. 옷도 경찰제복, 군악대, 육해공 군복(-_-)등을 모조리 선보이며 인형놀이하는 것 같은 느낌도 줬어요. 신선하기도 했거니와 소녀시대에게 뭔가 다른 아우라를 덮어씌워줬던 것 같아요. 일본에서도 Gee 를 내버려두고 소원을 말해봐로 데뷔하는 것도 이 곡이 가진 비쥬얼 쇼크가 사람들에게 잘 먹히면서 팬층을 끌어들일 수 있을 거라 판단한게 아닌가 싶은데. 뭐 당시 투애니원의 I Don't Care 에게 밀리기도 했는데, 아마 팬 유입이라는 측면에선 소말만한 곡이 없었던 것 같은 느낌입니다. SM으로서야 크게 손해볼 것 없는 장사였죠.

 

 

 지금봐도 이 무대는 최고였어요. 헬기장 위의 소녀시대라니.

 

 

  뭐 Gee와 소말 연타로 소녀시대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2009년이었고 실제로도 소녀시대는 상이랑 상은 모조리 휩쓸며 다음 앨범 준비를 하죠.

 

 

 3. 대다수의 팬들은 Oh!를 싫어하는 데 저는 사실 이 곡 좋아합니다. 가사의 압박이야 뭐 듣다보면 적응 되는 거고.. 이 노래는 처음부터 끝까지 지루한 부분이 한부분도 없어요. 폭풍처럼 몰아치듯 치고 빠지고 치고 빠지고. 사운드도 재미있게 변주되고. Gee 같은 세련됨은 없지만, 80년대 버블검팝 같은 느낌이라 재미있어요.

 

 

 

 이 무대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Oh! 무대중 하나에요. 멤버들이 다 인형같이 굉장히 이쁘죠. 굉장히 과장되게 달콤하고 화려하고... 뭔가 소녀시대스러운 복고랄까. 지금 들어도 전혀 안질리는 곡중에 하나에요. 안무도 굉장히 복잡+변화무쌍해요. 세명씩 삼단으로 나눠졌다가 합쳐졌다가 하는 포메이션 변경을 태연하게 하는 소녀들을 보고 있노라면... 현재의 소녀시대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거의 Oh! 때 생긴 것 같긴 한데, 저는 이곡 아직도 좋아요.

 

 

 4. 이제 일본 활동 시작하고, 초반 반응이 엄청 좋은 것 같아 안심은 됩니다만, 한국활동도 소홀이 하지 않길 바래요. ㅠ 일본판은 한국판처럼 시원시원한 매력은 없지만, 소녀들 비쥬얼은 제대로 폭발하더군요.

 

 

  SM 에서 소녀시대를 데리고 할 컨셉이 없어서 고민 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일본활동도 하면서 이것저것 시도해봤으면 좋겠어요. 현재의 소녀시대는 이미지 소모가 너무 빠른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이미지도 너무 고정되어버렸죠. 런데빌런은 이미지를 바꾸기엔 곡도 약했고, 컨셉도 약했고. 선배였던 S.E.S. 가 갔던 길을 참고해보면 좋을것 같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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