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방학 전부터 무릎이 아파서 정형외과에 갔더니 인대가 늘어난 것 같다고 물리치료를 받으라 하더군요.  2번 받고 나니 방학 되어 못 갔습니다.  통증은 심한 날도 있고, 없는 날도 있고 부위도 좌우, 위쪽을 돌아가며 나타나면서 없어지지 않더군요.  지난 월요일에 무릎이 너무 아파서 발을 질질 끌고 다닌 후 다음 날 동네에 새로 생긴 스포츠 재활로 유명하다는 정형외과를 갔습니다.  젊은 의사가 여기저기 만져보더니 잘 모르겠으니 MRI를 찍어보자고 하더군요.  그 때만 해도 MRI가 그렇게 비싼 줄 몰랐어요.  그냥 1-20만원쯤 하려니 하고 가볍게 예약잡고 가격 물었더니 51만원!  가격이 너무 비싸니까 정말 고민이 되더군요.  검사했는데 별 이상 없다 하면 너무 돈이 아까울 것 같았어요.  게다가 병원 가 보라고 했던 남편도 가격이 비싸니까 싸늘한 반응을 보이더군요.(진짜 그렇게 아프냐?  그 병원 괜찮은 곳 맞냐? 그 검사가 정말 필요하냐?)  섭한 마음에 다투고 삐지고.  의사인 여동생에게 전화해서 물어보니 정형외과 의사로서는 환자가 아파서 왔는데 일단 겉보기로는 원인을 알 수 없으니 해 줄 말이 없다.  그러니 검사를 더 해보자고 할 수밖에 없다고 하는 거다라고 하더군요.  그 말 들으니 환자와 의사의 생각 차이가 새삼 느껴지기도 하고.  결국 해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하필 검사 있는 날에는 통증이 없는 경우가 있어요.  오늘이 바로 그랬습니다.  몇 번이나 예약 취소하고 차라리 한의원을 가거나 아니면 최소한 검사를 통증 있는 날로 미뤄볼까 하다가 주변 사람들이 무릎 아프면 한 번은 MRI 찍는다 하길래 그냥 해 버렸습니다.  검사는 시끄럽다고 해서 어떻게 시끄러운가 했더니 공사장 소음 같은 소리가 계속 나더군요.  나중엔 귀가 좀 아팠어요.  그리고 기계가 차가워서 담요를 덮어주긴 해도 피부가 바닥에 닿는 면은 춥더군요.  무릎이니 망정이지, 만약 머리 MRI를 찍어 저 기계 속에 40분 동안 머리를 넣고 있는다면 정말 좀 무서울 것 같았어요.  움직이지 말라고 하면서 잠도 자지 말라더라구요.

 

  이런 우여곡절 끝에 결과는 '연골연화증 증상이 의심됨'이랍니다.  근력 운동 좀 하라는 말 듣고 나오는데, 아프지 않아서 다행이긴 하지만, 돈을 너무 많이 썼다는 생각에 오는 내내 우울하더라구요.  역시 만병의 원인은 운동부족인가 봐요.  열심히 운동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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